소방의 성능위주설계 대상은 연면적 20만㎡ 이상, 50층 이상(지하층 제외)이거나 높이 200m 이상인 아파트, 30층 이상(지하층 제외)이거나 높이 120m 이상인 특정소방대상물, 연면적 3만㎡ 이상인 철도, 공항시설 등이다.
화재 시 피해 규모가 커 설계 시부터 화재 안전을 예방하고 보완하기 위해, 법규로 강제화된 규정을 현장에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적용하기 위해 도입됐다.
성능위주설계 심의는 설계 시점부터 건축물이 화재 등 재난에 좀 더 안전할 방안을 전문위원들이 같이 논의하고 고민하는 단계다.
성능위주설계는 소방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현재 겪고 있는 여러 문제를 다 해결해 줄 것 같은 희망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소방안전에 이바지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 도입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 덜어내는 부분은 없고 설계 과정에서 설비 등을 ‘추가’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자가 설계를 해도 그 과정에서 많이 틀어지기에 설계를 완벽하게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부실한 설계를 부추기는 셈이다.
설계자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하는 건 불가능하다. 과한 부분은 삭제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는 게 우리가 적용하고 싶었던 성능위주설계다.
‘건축법’은 건축물 규모 등에 따라 피난계단을 설치해야 하는 수량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성능위주설계를 하다 보면 피난 인원이 극소수인데도 특별피난계단을 일정 거리마다 만들 때가 있다.
또 반대로 특별피난계단이 있어 양방향 피난이 가능한데도 하향식피난구를 무조건 설치할 때가 있다. 하향식피난구는 불가피할 때 대피하는 피난기구로 너무 과신해선 안 된다.
건축물은 소유물이다. 소방안전만이 아닌 사용자의 경제성과 편의성, 합리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과하게 투자하기보단 제품의 성능, 다수의 안전시설에 투자하는 게 진정한 성능위주설계라고 생각한다. 내가 짓는 건축물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 더 고민해 줬으면 한다.
신란희 한국소방기술사회 재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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