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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전기차 화재,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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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권 한국안전인증원 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04/23 [09:30]

[전문가 기고] 전기차 화재,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윤해권 한국안전인증원 연구소장 | 입력 : 2024/04/23 [09:30]

▲ 윤해권 한국안전인증원 연구소장  


최근 전기차의 수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8만9천대로 그쳤던 전기차는 2023년 기준 54만3900대로 늘었다. 차량 수 증가에 따라 전기차 화재 또한 늘고 있다.

 

건축물이 고층화되고 고밀화, 심층화, 대형화되면서 옥외 환경에 대한 쾌적성과 편의성, 안전성 등은 더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구역과 주차구역 지하층에 설치되고 있는 배경이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특성은 쉽게 꺼지지 않고 열폭주를 일으켜 진화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과 조례, 시설들이 급속도로 개발되는 등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 특성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에 따라 설비를 보강하는 건 더 큰 재난 예방을 위해 분명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많은 실험을 통한 검증 과정의 의문 해소가 필요하다.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어떤 시설을 강화해야 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면 실효성과 경제성이라는 두 관점 측면에서 치명적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의문을 가져야 할까. 먼저 전 구역에 설치되는 소방ㆍ안전시설의 설치 목적이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즉 누가 사용하는지에 대해 관점을 명확히 하고 전기차 화재 시 진압이 목적인지, 화재의 확산 제어가 목적인지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또 현재 설치된 소방시설로는 화재를 제어할 수 없을까라는 검증을 시작으로 어떤 시설을 추가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왜 기존 소방시설을 믿지 못하고 새로운 시설을 추가하거나 보강하려고 하는지, 기존 소방시설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은 어떻게 다를까. 다르다면 내연기관 화재와 전기차 화재는 그 대응방식이 어떻게 달라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기차는 충전구역만 위험하고 주차구역은 위험하지 않은 것일까. 대응시설이 없는 주차구역에서의 화재는 어떻게 대응할지, 전기차 화재 위험과 대응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도 요구된다.

 

그리고 전기차 충전공간에 설치되는 설비 투자 비용은 얼마나 될지, 전기차 충전구역에 투자하는 비용은 어느 선이 적정한지를 따져보고 과연 안전시설을 무조건 많이 설치하는 것이 좋을지, 그 비용의 부담은 누구에게 부여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서도 답을 찾아야 한다.

 

제조자는 전기차 화재에 대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화재 시 관리자의 역할은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 화재에 관리자가 직접 대응이 가능하긴 한 걸까. 현재의 관리 인원으로 전기차 화재 대응이 가능할까. 적정인원은 몇 명일까 등 고민할 부분이 너무도 많다.

 

실제 비치되거나 설치된 대응시설은 관리자가 사용(활용)이 가능하긴 한 걸까. 관리자가 사용할 수 없는 시설이라면 건축물에 설치하는 게 적합할까. 시설 등을 사용하기 위해 관리자에게 필요한 것은 뭘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전기차 충전구역에 설치되는 시설의 적정성 그리고 설치가 필요하다면 설비나 시설은 어떤 게 적합할지, 시설과 설비는 어떻게 설치하고 비치해야 할지는 물론 구체적으로는 질식소화포와 상방향 살수장치 등은 자동방식이 좋을까. 수동방식이 좋을까. 설치 필요는 과연 있는 것인지 등 현실성도 들여다봐야 할 과제다.

 

수많은 유형의 제품과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제품들에 대한 안전성은 과연 누가 보증해야 하는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새로운 안전기준으로 등장한 대책들은 여러 의문이 들게 만든다. 방화벽과 물막이판은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로서 꼭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왜 필요할까. 소방시설로는 화재 확산을 방지하기에 부족할까. 방화벽이나 물막이판은 일상생활(주차장 환기나 운전자 편의)에서 불편은 없을까 등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더욱 깊어진 지하층에 필요한 소방시설은 무엇인지, 소방시설을 추가해야 한다면 무엇을 위한 시설을 설치해야 할지, 밀폐 공간에서 발생된 연기는 어떻게 배출할지, 연기배출 없이 소방관 접근이 과연 가능은 한지, 소방관들의 전술은 어디까지 개발돼 있는지, 앞으로 전기차 화재실험은 어떤 시나리오로 해야 할지, 지금 설치된 소방시설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진 않을지 등 고민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소비자 처지에서의 고민은 더 크다. 어떤 기준으로 제품과 시설을 선택해야 할지, 인증 또는 성능 검증을 받은 제품이 있는 건지, 제품에 대한 신뢰성 보장은 된 건지, 인증과 성능 검증을 받았다면 어느 기관의 것을 신뢰하고 사용해야 할지, 설치 후 유지관리는 가능한 걸까. 성능은 몇 년까지 보장된 제품인가. 설치 후 고장 또는 훼손된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그 기준은 있는 건지 등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조차 어려워보인다.

 

앞으로 화재로부터 안전한 건축물을 위해서는 전기차뿐 아니라 더욱 심층화되는 지하 공간에서의 화재 예방과 대응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는 이제 무엇을 고민해나가야 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윤해권 한국안전인증원 소장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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