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진 소방공무원 사칭 사기… “소방서는 구매 대행 요청 안 해”전국서 물품 대리 구매 사기 기승, 가짜 명함ㆍ공문까지 동원[FPN 김태윤 기자] = 최근 전국적으로 소방공무원을 사칭하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사무기기를 취급하는 A 업체에 물품 대리 구매 요청이 들어왔다. 당시 자신을 경주소방서 소방행정과 소속 김OO 소방사라고 밝힌 요청자는 A 업체에 B 업체를 통해 방열복과 간이소화장치 등을 구매해 달라고 부탁했다.
A 업체는 이에 응해 B 업체에 일부 금액을 건네기도 했지만 이후 경주소방서 측에 재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기임을 알 수 있었다. 김 소방사는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었으며 B 업체 역시 가짜였다.
앞선 11일에도 같은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기 시도가 있었다. 가구점을 운영하는 C 업체는 B 업체를 통해 2천만원 상당의 방열복 대리 구매를 부탁하는 전화를 받았다. 다행히 이를 수상하게 여긴 C 업체 측에서 경주소방서에 확인을 요청하면서 미수에 그칠 수 있었다.
지난 13일 경기 양주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광고회사인 D 업체로 소방서에서 쓸 방열복 10벌을 대리 구매해 달라는 요청이 접수된 거다. 요청자는 소방서 직원을 사칭하기 위해 가짜 명함을 제시하기도 했다.
D 업체는 대리 구매 요청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양주소방서에 먼저 연락했고 다행히 금전 피해로 이어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지난 10일엔 가짜 공문이 등장하기도 했다.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타월 대리점 E 업체는 한 소방서 직원으로부터 당진소방서가 85만원 상당의 타월을 구매할 예정이라는 말과 함께 소방서장 명의의 공문을 받았다.
전화 속 소방서 직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구급가방을 대리 구매해 달라며 E 업체에 F 업체의 명함을 전달했다. 하지만 F 업체가 선입금을 요구하자 수상함을 느낀 E 업체 측은 이틀 후인 12일 당진소방서에 확인을 요청했다. 확인 결과 전화를 건 소방서 직원은 물론 공문도 가짜였다.
소방 관계자는 “구매 대행을 요청하며 피해 업체들이 사기범들이 지정한 업체에 돈을 보내게 하는 교묘한 수법”이라며 “소방관서는 민간 업체에 물품 구매나 대리 구매를 요청하는 일이 전혀 없으니 이런 연락을 받으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태윤 기자 tyry9798@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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