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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봄 산행의 착각 - 산의 계절은 아직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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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최수용 | 기사입력 2026/03/09 [17:30]

[119기고] 봄 산행의 착각 - 산의 계절은 아직 겨울이다

검단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최수용 | 입력 : 2026/03/09 [17:30]

▲ 검단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최수용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계절, 바야흐로 봄이다. 따스한 햇살과 이마를 스치는 포근한 바람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산으로 이끈다. 주말이면 전국의 유명 산들은 등산객들로 활기를 띠고, 추위 탓에 미뤄두었던 산행을 재개하려는 이들도 부쩍 늘어난다. 하지만 생동하는 봄기운 이면에는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치명적인 위험이 숨어 있다. 바로 ‘봄 산행의 착각’이다.

 

달력은 분명 봄을 가리키고 있지만 산의 계절은 평지보다 항상 한 발짝 늦다. 해발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은 뚝 떨어지고, 앙상한 능선 위로 부는 매서운 바람은 체감온도를 영하권으로 끌어내리기도 한다. 한낮의 따뜻한 볕만 믿고 올랐다가 해가 기울거나 갑작스레 먹구름이 몰려오면 하루 사이에도 15도 이상의 극심한 일교차를 온몸으로 겪게 되는 곳이 바로 봄철의 산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의 급변이다. 화창한 날씨만 예상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다가 예기치 못한 비나 강풍을 만나면 우리 몸의 체온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얇은 등산복과 부족한 방한 장비는 곧장 저체온증과 탈진으로 직결된다.

 

게다가 겨울철 활동량 감소로 기초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의욕만 앞서 무리하게 산행을 감행하다 보면 체력 고갈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은 배가된다.

 

실제 산악구조 현장에서 마주하는 사고의 상당수는 이러한 ‘준비 부족’과 ‘방심’에서 비롯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선 산길에서 체력이 방전되거나, 하산 소요 시간을 잘못 계산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구조를 요청하는 사례가 봄철에 유독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뜻한 날씨가 주는 안도감이 역설적으로 안전에 대한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안전하고 즐거운 봄 산행을 위해서는 몇 가지 철저한 기본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다.

 

첫째, 출발 전 기상 예보 확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둘째,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다. 또한 방풍ㆍ방수 재킷과 여벌의 보온 의류를 배낭에 반드시 챙겨야 한다.

 

셋째, 자신의 현재 체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무리가 가지 않는 코스를 선택한다. 아울러 일몰 시간을 고려해 해지기 2시간 전에는 하산을 마칠 수 있도록 여유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산은 언제나 묵묵히 그 자리에 있지만 우리의 준비 상태와 마음가짐에 따라 평온한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공간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봄기운에 마음이 한껏 들뜨기 쉬운 요즘 ‘산은 아직 겨울일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철저한 준비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동반될 때 비로소 봄 산행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검단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최수용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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