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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ㆍ함양 대형 산불로 축구장 500여 개 면적 불탔다

등산객 실화 줄고 건축물 화재 비화 늘어… 달라진 산불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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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6/03/10 [10:24]

밀양ㆍ함양 대형 산불로 축구장 500여 개 면적 불탔다

등산객 실화 줄고 건축물 화재 비화 늘어… 달라진 산불 원인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6/03/10 [10:24]

▲ 소방관들이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활용해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최근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이 크고 작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남 밀양ㆍ함양 일대를 덮친 대형 산불로 순식간에 산림 377㏊가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4시 10분께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최대 3㎧ 강풍이 불어 불길이 주변 요양병원과 민가로 빠르게 확산했다. 산불이 일몰 직전에 발생해 헬기 투입이 제한되면서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소방청은 23일 오후 5시께 대응 1단계, 약 40분 만인 오후 5시 39분께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력 273명과 장비 76대를 현장에 투입시켰다.

 

특히 현장엔 1분에 4만5천ℓ의 물을 뿜어내는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전진 배치했다. 이 장비는 기존 소방장비로 진압이 어려운 대형 유류 탱크 화재나 국가 중요시설 보호를 위해 도입됐다. 

 

산림청 역시 같은 날 오후 5시 20분께 산불 확산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다음 날인 24일 오전 2시께 대응 2단계로 격상하며 진화에 나섰다. 

 

결국 산불은 20시간 20분 만인 24일 오후 12시 30분께 주불이 잡혔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약 200개 크기에 달하는 산림 143㏊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1일 오후 9시 14분께 발생한 함양 산불은 약 44시간 만인 23일 오후 5시께 주불이 잡혔다. 피해 면적은 약 234㏊(축구장 327개 규모)로 추정된다. 올해 최대 규모다. 비닐하우스와 농막 1개 동이 전소됐지만 신속한 대피 안내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엔 최대 20㎧ 이상의 거센 강풍이 불어 불길이 급격히 확산했다. 산속에 두껍게 쌓인 낙엽층과 건조한 날씨 역시 불길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진화에 난항을 겪었다.

 

대형 산불이 휩쓴 경남지역 외에도 지난달 21~22일 사이 전국 곳곳에선 산불이 잇따랐다. 22일 오후 7시 22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인흥리 야산 인근 뽕나무밭에서 시작된 불은 순간 초속 5.3m의 강풍을 타고 번졌다. 관계기관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는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끝에 화재 발생 1시간 50여 분 만인 오후 9시 15분께 불을 껐다.

 

21일 오후 1시 35분께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 일대에서도 밭 소각 중 튄 불티로 화재가 발생했다. 국내 최대 규모 국가 석유 비축기지인 대죽자원비축산업단지로 불길이 접근하자 소방은 대용량포방사시스템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결국 약 5시간 만인 오후 6시 30분께 주불을 잡았다.

 

올해 산불이 잦은 이유로는 적은 강수량과 건조한 대기 등이 꼽힌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2월 10일까지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6.5㎜로 동일 기간 평년 대비 약 18.4%에 불과하다. 

 

눈ㆍ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탓에 상대습도 역시 53.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수일수마저 평년 대비 1.9일 감소하면서 토양 수분이 바싹 말라버린 상태다. 게다가 서풍 계열의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 건조해지는 푄 현상까지 겹쳤다. 실제로 김해시에서는 순간 최대 초속 24m의 강풍이 관측되는 등 전국적으로 매서운 바람이 산불 확산의 촉매 역할을 했다.

 

산불 원인도 달라졌다. 지난해 산불의 주된 원인이던 입산자 실화나 소각, 담뱃불, 성묘객 실화는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눈에 띄게 증가한 원인은 ‘건축물 화재 비화(20%)’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전원주택 열풍 등으로 산림 인접지에 건축물이 늘어나면서 주택이나 화목 보일러에서 시작된 불씨가 강풍을 타고 산으로 옮겨붙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소재 취급 부주의’ 역시 전년 대비 3% 증가한 16%를 차지하면서 주요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등으로 산불이 점차 대형화되는 만큼 기존 예방중심 정책을 넘어 신속한 산불 감지와 초기 대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동현 전주대학교 소방안전공학과 교수는 “이전부터 쓰레기 소각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됐지만 증가하는 산불을 막기엔 한계가 있다”며 “이제는 신속한 초기 대응과 인명ㆍ재산피해 보호를 위한 사전대비 중심의 대응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유사시 진화 방어선을 구축하고 강풍 속에서도 불길이 확대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입체적인 대응 체계가 마련돼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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