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기고] 춘분, 낮과 밤이 같아지는 날… 안전의 균형을 점검할 때
올해 춘분은 3월 20일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며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절기다. 들판에서는 농사 준비가 시작되고 산과 들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늘어난다. 자연의 균형이 맞춰지는 순간이지만 현장의 시선에서 보면 이 시기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겨울 동안 잠잠했던 위험 요소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춘분 무렵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공기의 건조함이다. 기온은 오르지만 강수량은 많지 않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도 잦다. 이러한 기상 조건은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번지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실제로 봄철은 산불과 들불이 집중되는 시기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불은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그 원인의 상당수는 입산자 실화나 논ㆍ밭두렁 소각 같은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춘분을 지나면서 야외 활동이 늘고 산을 찾는 사람도 많아진다. 산을 찾는 인원이 늘어날수록 작은 불씨가 남겨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마른 낙엽과 풀은 불이 붙으면 빠르게 번지는 특성이 있다. 여기에 강한 봄바람까지 더해지면 불길은 순식간에 능선을 넘어 확산하기도 한다. 실제 산불 현장에서는 작은 불씨가 바람을 타고 몇 분 만에 산 능선을 넘어 번지는 상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산불 대응에서는 초기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촌 지역에서는 논ㆍ밭두렁 소각도 반복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해충을 없애거나 농사 준비를 위해 태우는 경우가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화재로 번질 위험은 매우 크다. 바람 방향이 조금만 바뀌어도 불길은 인접 산림이나 비닐하우스로 번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소각 행위는 법적으로 제한된다. 실제로 매년 봄철이면 논·밭두렁 소각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산림으로 번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춘분은 단순히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절기가 아니라 야외 활동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특히 기억해야 할 몇 가지 기본적인 수칙이 있다.
첫째, 산이나 들에서 화기 사용을 자제하고 취사나 흡연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해야 한다.
둘째, 논ㆍ밭두렁이나 쓰레기 소각은 가급적 하지 말고 필요한 경우 반드시 사전에 신고하고 안전 조치를 갖춰야 한다.
셋째, 산불이나 들불을 발견하면 무리하게 불을 끄려 하기보다 즉시 119나 관계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재는 대부분 거창한 원인보다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성냥 한 개비, 담배꽁초 하나가 바람을 만나면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래서 화재 예방은 거창한 장비보다 기본적인 습관에서 출발한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다. 자연의 균형이 맞춰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전은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작은 관심과 실천이 쌓여야 안전의 균형이 유지된다. 봄이 시작되는 이 시기, 우리의 일상에서도 안전의 균형을 한 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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