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의 화재 통계를 살펴보면 전체 화재 사망자의 약 80%가 가장 안전해야 할 ‘주택’에서 발생했다. 주택 화재의 인명피해율이 유독 높은 이유는 심야 시간대나 외출 중 등 화재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스프링클러 설비가 없는 주거 환경은 화재 초기 진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모든 주택에 스프링클러를 완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막대한 시공 비용과 복잡한 배관 공사 등의 높은 문턱이 존재한다. 이럴 때 가장 합리적이고 든든한 대안으로 ‘자동확산소화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장치는 화재 시 주변 온도가 약 72˚ 이상으로 올라가면 내장된 센서가 반응해 스스로 소화약제를 분사하는 기기다. 사람이 직접 불을 끄기 힘든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작동해 화재의 초기 확산을 억제하는 핵심 역할을 해낸다. 화기 취급이 잦은 주방이나 보일러실 천장에 설치하면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러한 자동확산소화기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경제성과 편리함이다. 복잡한 배관을 연결할 필요 없이 천장에 고정하기만 하면 설치가 완료된다. 별도의 전기 배선이 필요 없는 무전원 방식이어서 화재로 인한 정전 시에도 100% 제 기능을 발휘한다. 게다가 개당 2~3만원대의 부담 없는 비용으로 스프링클러에 버금가는 초기 진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주택 화재 예방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안전 장비라도 설치만 해두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위급한 순간에 기기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평소 세심한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 소화기 표면의 압력계 바늘이 정상 위치인 ‘녹색’ 구간을 가리키고 있는지 살피고, 제조일자를 확인해 내부 분말이 굳거나 용기가 노후화된 제품은 적기에 교체해야 한다. 아울러 천장에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부착되어 있는지도 틈틈이 점검해 주는 것이 좋다.
나와 내 가족이 머무는 집의 안전은 결코 거창한 설비 하나를 갖추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늘 퇴근길에는 우리 집 주방 천장을 한 번 올려다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놓치고 있는 안전의 빈틈은 없는지 살피는 그 짧은 시선과 작은 관심이, 우리 가족의 소중한 일상을 지켜내는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될 것이다.
검단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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