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아무리 많은 돈이 널려 있어도 개 에게는 아무 가치가 없기 때문에 물어 가는 일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경우는 좀 다르다. 그들 자신이 만들어 놓은 「돈」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지고. 비열해지고. 잔인 해 지는가 하면 “이 세상에 돈 만 있으면 안 될 것이 없다는. 그래서 돈을 위해서는 무슨 일 이라도 한다”는 배금주의(拜金主義)사상에 물들어 있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다
얼마 전 에 온 세상을 뒤흔들다 싶이 하면서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들어 놓았던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바다이야기」라는 것이다.
어느 횟집이나 수산물 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도박장의 이름이다. 화면위로 문어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물고기 들이 지나가는데. 고래가 나타나면 머지않아「대박」이 터진다고 한다.
이 「대박」을 기대 하던 수많은 서민들이 「쪽박」을 찼고. 여기 저기 서 가정이 파탄되는 소리와 인생이 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정작「대박」을 쓰고 돈을 긁어드린 사람들은 노름판을 깔아 놓은 몇 명의 사람들 뿐이였다.
「돈」 때문에 가깝게 지내던 20년지기 친구를 살해 했다는 가하면 불이 안 꺼지는 불량소화기 수십만 대를 만들어 팔았고. 짝퉁 명품을 만들어 팔았으며. 부모의 유산 때문에 형제간의 사이가 원수처럼 변하는 모습들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도대체 「돈」이 뭐길래 일일이 예를 들 수 없을 만큼 이렇게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돈이 가지는 진정한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 11월 15일. 부산시 금정구 주택가 가스 폭발 현장에서 순직한 금정 소방서 소속 고 서병길(57) 소방장 은 정년퇴직을 한 달 앞두고 있어 상관이나 동료들은 그가 궂이 위험한 현장에 출동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 으나 그는 가장먼저 달려갔다.
건물 1층에서 심한 화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부상자를 구하고 나서 2층에 다친 사람이 더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구해냈다. 그리고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이 더 있다”면서 마지막 수색을 벌이다 집전체가 붕괴 되면서 숨지고 말았다 .
그는 평생을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1만9500여회를 출동해 1.050여명의 인명을 구조해 냈다고 한다. 남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잔 머리를 굴리는 동안 서병길 소방관은 봉사와 희생의 댓가로 지불되는 박봉을 받아 생계를 꾸려 나갔다.
금방 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우리 사회가 그런 대로 지탱해 나가는 것은 서병길 소방관 같이 희생정신을 가지고 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 이라고 믿는다.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에 두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힘 안들이고 불로소득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남들을 위해 희생 하면서 그 댓가를 지불 받는 것이다.
비단 서병길 소방관 외에도. 병고(病苦)로부터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고. 귀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병실에서 밤을 새는 의사들. 우리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연구실에서 침식을 잊고 몰두하는 연구원들. 직장에서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근로자들. 경영인들... 남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일이 그 예를 들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렇게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살아가는 댓가로 벌어드리는 돈은 그 사회를 기름지게 하는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쓰임새에 있어서도 천금 같은 값어치를 따져가며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블로소득 으로 쉽게 벌어드리는 돈은 그 과정에서부터 온갖 불법과 탈법 투기. 속임수. 등으로 그 사회에 치유되기 어려운 해독을 끼칠뿐 아니라 그 자신도 정신적으로 병들게 된다.
때문에 쓰임새에 있어서도 사회계층간에 괴리감을 일으키고 상대적으로 못가진자에게 허탈감 내지는 박탈감 까지를 느끼게 해서 사회에 해독을 끼칠 뿐 아니라 쉽게 탕진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땀 흘려서 일하는 것 보다는 일확천금을 바라고. 심지어 가지고 있는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 를 평가하려 는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역겹기 그지없다. 진정한 「돈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