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소방학 고시, "모순 투성이…"소방학과교수협의회 반발

소방관련 교과목 및 학과, 소방학개론 등에 관한 고시 예고

광고
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09/05/25 [10:30]

소방학 고시, "모순 투성이…"소방학과교수협의회 반발

소방관련 교과목 및 학과, 소방학개론 등에 관한 고시 예고

최영 기자 | 입력 : 2009/05/25 [10:30]
연구용역 신뢰할 수 없어 전면적인 재검토 요구
소방방재청, “타당성과 객관성 따져 수용할 예정”


소방관련 학과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최근 소방방재청에서는 소방관련교과목과 소방관련학과, 소방학개론의 범위를 새롭게 규정하는 소방학문 고시를 제정예고 했다.

지난 14일 행정예고된 ‘소방관련교과목, 학과 및 소방학개론 등에 관한 고시’에는 소방관련 교과목을 표로 열거하고 소방관련학과는 각 분야 기준으로 4년제의 경우 70%이상, 전문대학의 경우 60%이상 비율을 반영해야만 관련학과로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소방관련 교과목 일정비율을 반영한 소방공무원 임용기준으로서의 ‘소방관련학과’와 기계, 전기, 건축, 화공 등을 포함하는 자격기준으로서의 ‘소방관련학과’로 각각 구분했다.

이와함께 소방관련학과에 대한 인정절차 세부내용과 소방학개론의 범위 등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소방관력 학과 표준 교과목(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방관련 학과가 생긴 것은 1985년. 중경전문대학과 경원전문대학에 최초의 소방관련 학과가 생겨나면서 현재는 전국 약 70여개 대학에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다.

각 대학마다 소방이라는 분야의 특성화를 통해 소방행정과, 소방방재과, 소방안전공학과, 소방안전관리과 등 다양한 학과명으로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관련 학과 교수들은 소방방재청에서 추진하는 소방학 교과목의 표준(안)은 상당한 모순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들이 졸업 후 선택하는 직업군과 업체현황에 대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직업군의 분류가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소방방재청이 산업체에서 필요한 조건의 수용없이 대학의 교육과정 개편에 관여한다는 것은 큰 모순이라는 것이다.

교수협의회 측은 “소방분야는 대다수 졸업생이 안전관리분야로 진로를 선택하고 있고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매년 연구하면서 개편하고 있다”며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공분야 전문가를 초빙한 교육과정도 반영하고 있음에도 소방방재청에서 제시한 교과목으로 일률적인 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은 타 학문분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소방방재청에서 제안한 표준 교과목(안)은 전국대학 소방학과의 교육과정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용역 결과로 인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교수협의회, “소방학 정립 모순점 투성이!”

전국대학소방학과교수협의회는 “소방방재청의 연구결과가 어떠한 기준으로 도출된 것인지 알수 없고 단순히 전국 대학의 교육과정을 개인적 판단에 따라 구분해 나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어떤 기준으로 적용했는지부터 제시돼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협의회는 가장 간단한 관련 직종의 직무분석 조차 수행되지 않은 것 같다며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협의회는 “소방학의 학문적 정립이 단순히 하나의 연구 용역 결과만으로 완성이 되리라 생각하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학문적 정립에는 사회적 요구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소방방재청에 제출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소방 교과목의 분석과 분류, 정의 등 일련의 과정에 가장 중요한 관련 학과 교수가 중심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선의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며, 이미 기존 교수협의회에서 자체적으로 연구해 마련했던 교과목(안)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수협의회 측에서 마련한 안과 새롭게 구성한 안이 어떠한 문제점 및 차이가 있는지 조차 명확한 답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소방방재청의 명쾌한 답을 요구하고 있다.

표준안 고시 “실효성 보장할 수 없어”

관련 학과 교수들은 각 대학마다 추구하는 교육목표가 있지만 이를 무시한 일률적인 교과목 제시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설사 기준을 정립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서 제안한 교과목(안)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경우 30개과목 중 70% 이상을 수용해야만 한다. 즉, 21개 과목을 수용해야만 관련 학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교수협의회 측은 “이는 현재의 대학교육을 한번이라도 검토해 봤다면 이러한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며 “미국의 경우에도 최소 10과목에서 14과목으로 전공과목을 채택하고 있다”설명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경향은 교과목 수를 줄여 대학의 특성화에 맞게 중점 분야로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개설되어 있는 교과목도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아 폐강이 되는 상황도 더러 있어 단지 교과목록에 수록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 원활하게 교육되는지에 대한 여부는 또 다른 문제로 다가올 것으로 협의회 측은 예상하고 있다.

“선정 교과목의 오류도 심각한 수준”

교수협의회는 “제안한 표준 교과목(안)은 단순히 교과목을 나열한 것에만 그쳐 어떠한 기준에서 해당 교과목이 필요하고 어떠한 내용이 포함되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학점이 필요한지 조차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협의회는 “현재의 교과목(안)은 각 대학의 교육과정을 연구자가 개인적 판단에 의해 단순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제시한 안에서 공통 교과목의 경우에는 어느 대학에서도 채택하고 있지 않거나 한 두곳의 대학만 채택하고 있는 교과목도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통 교과목(안)을 학생들이 배웠을 때 어떠한 교육적 효과를 가지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처럼 교수협의회 측에서 이해할 수 없다고 꼽고 있는 교과목은 소방홍보론, 소방정책론, 비교소방론, 소방사범처리론, 특수화재론, 소방심리학, 소방지휘론, 소방정보통신론, 소방인사론 등이다.

교수협의회 측은 “미국대학의 교과목(안)을 제시했는데 교수협의회에서 살펴본 바와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며 “교과목 설명과 그 구분이 소방공통, 일반관리, 재난관리, 공학기술로 나뉘었는데 기준이 모호하고 wpi는 대학원만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에 포함함은 물론, university of mayland는 누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교수협의회는 “한 교과의 교육과정은 그 교과 구조를 나타내는 일반적인 원리를 가장 깊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 것”이라며 “해당 학문분야의 폭넓은 기본구조와 관련을 맺지 않은 특수한 사실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잊혀지고 그 피해는 깊게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방방재청, “언제까지나 학문 범위에 대한 혼돈 방지를 위한 것”

이 같은 내용들이 담긴 교수협의회의 의견서가 제출되자 소방방재청에서는 소방관련 학과 교수들의 전체적인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방재청 소방행정과 채수종 계장은 “교수협의회의 의견은 타당성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라며 “전체적인 의견인지 일부의 의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태파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절차나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객관적이고 전반적인 부분은 수용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의견서 중 4년제 대학의 학과목 수용에 있어 비중이 높다는 것을 수용하고 과목수로 조정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방관련학과와 소방학개론의 범위로 인한 논란이 많아 학계에서 혼돈을 초래하고 있어 큰 틀을 제시해 혼란을 막으려는 취지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큰 틀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혀 소방관련 교과목을 둘러싼 학계와 소방방방재청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광고
릴레이 인터뷰
[릴레이 인터뷰] “적재적소 역량 발휘할 응급구조사 배출 위해 노력”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