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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IS] 수액 가온을 위한 수액 가온기와 발열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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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양소방서 안지원 | 기사입력 2023/01/20 [10:00]

[REVIEW IS] 수액 가온을 위한 수액 가온기와 발열팩

강원 양양소방서 안지원 | 입력 : 2023/01/20 [10:00]

▲ 출처 SBS 드라마 ‘모래시계’

 

유달리 추운 한국의 겨울


한국의 겨울은 혹독하다. 그럼 여름에 시원하냐면 또 그건 아니다. 여름은 불더위 겨울은 혹한…. 우린 어린 시절 우리나라가 사계절이 있어 살기 좋은 나라라고 들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그건 좀 아닌 듯하다.

 

겨울은 소방서가 바빠지는 계절이다. 지금이야 좀 덜해졌지만 예전엔 겨울이 되면 직원들 휴가를 못 가게 하는 센터장이 있었다.

 

휴가는 경조사가 있어야만 가는 거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는 센터장도 있었다. 요즘엔 그런 사람이 많이 없어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호에서 할 얘기는 복무와 휴가문화에 관한 건 아니다.

 

겨울은 구급대원에게도 많은 시련을 주는 계절이다. 빙판길 교통사고가 잦아지고 눈이라도 오면 현장진입이 힘들어짐은 물론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평범한 현장도 환자의 체온이 떨어질 수 있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그중 이번 호에서는 수액 가온에 관해 얘기해볼까 한다. 겨울철 차고에 난방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은 환자석은 냉기가 도는 상태다. 수액도 차가운 상태로 있게 된다.

 

겨울철 외상환자나 수액을 줘야 하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차가운 수액을 줄 수밖에 없고 이는 환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구급차 내에는 수액을 가온할 수 있는 별도의 장비가 없어 구급대원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수액 가온의 필요성

ATLS 10판에서는 외상과 관련된, 특히 저혈량 쇼크의 처치를 위해 수액을 줄 때는 37~40℃의 가온 된 수액을 주도록 하고 있다(ATLS 10판 chapter 1 p9~). 외상에서 저체온 예방은 우리가 간과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론 매우 중요하다.

 

저체온증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위험하지만 대량 출혈에서 응고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환자의 소생률과 예후에 안 좋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환자가 떠는 과정에서 근육 수축을 위한 혈중 포도당과 근육 내 글리코겐을 빠르게 소모해 저혈당이 올 수 있다.

 

또 혈관수축으로 콩팥 혈류가 증가해 더 많은 소변 생산 → 탈수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중증의 저체온에서는 서맥 등의 부정맥이 발생하기도 한다(병원전 외상소생술 9판 19장 환경손상). 그 밖에 많은 논문에서도 환자의 저체온을 막는 방법으로 가온 된 수액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수액 가온 방법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느정도 인지하는 구급대원들은 별도로 수액과 바이탈가방 정도는 사무실에 따로 보관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어지간한 성실함 없이는 매우 귀찮고 불편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수액 가온 방법을 고민한 구급대원들의 연구가 몇 차례 있었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방법, 핫팩과 아이스박스를 이용해 보온하는 방법, 비용이 들지만 수액 가온기를 사용하는 방법 등 선배 구급대원들이 한 선행 연구를 참고해 이번 호를 작성했다(경북소방학교 임미성, 영천소방서 박윤택, 전북소방 장덕하 님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1.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방법

가온 방법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방법이다. 예전 장비가 보급되기 전 이 방법을 병원에서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병원간호사회 홈페이지 ‘정맥주입요법 간호실무지침 권고안’에서는 ‘정확히 온도를 조절할 수 없고 감염의 우려로 사용하지 말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근거 수준 ⅲ, 권고 등급 C).

 

전자레인지는 그 가열성능이 각각 달라(700, 1000W 등) 본인 근무지에 어떤 용량의 전자레인지가 비치돼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고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2. 수액 가온기

수액 가온기에 대해선 이미 <FPN/119플러스> 매거진에서 기존에 잘 설명해 놓은 기사가 있다(2020년 10월호 병원 전 저체온증, 경북 영천소방서 박윤택).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다 보니 냉간 환경에서 적정온도를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제품을 데우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빠른 속도로 수액을 주입할 경우 그 효과가 떨어진다. 무엇보다 고가인 게 단점이다.

 

3. 외국의 수액 가온 장비들

질 높은 응급구조학 관련 자료로 유명한 ‘응급구조사 무명대원님’의 블로그 글을 대신 소개한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외국 장비들이 잘 설명돼 있다(구글에서 ‘정맥주입용 수액 가온기의 종류’로 검색, 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emtnerd&logNo=221415354838).

 

▲ 이 정도면 누가 봐도 저체온. 이런 환자의 오스본 J파를 보겠다고 옷을 함부로 벗겨대는 구급대원은 없을 거로 생각한다(출처 HBO series ‘game of thrones’).

 

실험

수액 가온의 적절한 방법과 시간 측정을 위해 강원권역 비밀 EMS 연구조직 ‘다독이’ 회원들과 실험을 진행해 봤다.

 

 

1. 전자레인지 가열법 

실온에 보관된 22℃의 수액을 1분간 1100W 전자레인지로 가열하자 표면 온도는 35℃가 됐다. 1분 30초를 돌리자 약 42℃ 이상이 됐다.

 

▲ 글쓴이 근무지 식당에 설치된 1100W 전자레인지

 

▲ 전자레인지 용량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1분 정도 가열하면 냉기는 사라지고 손으로 만져봤을 때 살짝 따뜻한 정도(약 35℃)가 된다.

 

2. 발열팩 이용

 

▲ 밀봉력이 좋아지면 가온은 빠르나, 열었을 때 너무 강려크한 증기가 뿜어져 나와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발열팩 제품의 종류와 형태에 따라 적정온도에 이르는 시간이 다르다. 처음 실험을 진행한 A 제품에서는 약 12℃의 수액을 적정온도로 가열하는 데 2분 정도가 걸렸다. 특히 발열팩의 밀봉 여부가 중요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큰 발열팩 전용 지퍼백(개당 800원 정도)을 사용할 경우 효과는 높으나 발열팩 온도가 너무 높고 증기를 과다하게 배출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단점이 있다.

 

정확한 온도로 가온이 어려워 성능 좋은 온도계가 필수다 보수적으로 가온(목표보다 낮은 온도로)해야 한다.

 

3. 수액 가온기 이용

실험에 사용된 장비는 ‘ANIMEM AM-301’ 제품이다.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선 미리 전원을 연결해 둬야 한다. 주변 온도에 따라 10분 정도, 그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또 수액 세트를 감아서 쓰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장라인이 필수다.차가운 수액 자체를 가온해 급속 주입하는 용도로는 다소 부족해 보이나 이미 가온된 수액을 적절한 온도로 주입할 때 적합한 제품이다.

 

▲ 실험에 사용한 수액 가온기 ‘ANIMEM AM-301’

 

36, 39℃ 두 가지 모드로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 용량이 큰 220V 보조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휴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 수액 길이와 수액 세트의 온도에 따라 수액 온도가 달라질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 구급차에서 사용하기 위해선 예열과 익스텐션 튜브가 필수다.

 

4. 그 밖에

- 발열 조끼와 핫팩을 이용한 방법

 

 

아이스박스에 수액을 발열 조끼 혹은 핫팩으로 싸서 보관해 두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하지만 발열 조끼의 경우 대용량 보조배터리가 필요하고 수시로 확인해줘야 하는 점, 핫팩은 수시로 교환해 줘야 하는 점 등 관리에 번거로움이 예상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마치며

수액의 온도는 수액 자체의 온도와 수액 세트의 길이, 주입속도, 주변 온도 등에 따라 변화가 심해 표준화시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수액 가온기도 빠른 속도로 주입할 경우 말단에서는 목표 온도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 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전에 마시기 좋은 온도가 되면 색이 변하는 컵이나 로고가 나타나는 맥주병 라벨을 본 적이 있다. 수액 발열팩도 마찬가지로 적정한 온도에 이르면 색이 변하는 방식을 사용한 수액 발열 KIT가 개발되면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해당 제품에 대한 수요가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개발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결국 수액 가온은 저렴하면서 효과가 입증된 시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관심 있는 구급대원 본인이 근무하는 센터 환경에서 실험적으로 체득해 보는 수밖에 없다. 각자 사용하는 발열팩 종류나 전자레인지의 규격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온장고 등의 장비를 구비하는 게 최선으로 보이나 현재 스타렉스나 스타리아 구급차 공간엔 무리가 따른다. 솔라티 중환자용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수액 가온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나 현장에 적합한 장비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구급대원이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란다.

 

강원 양양소방서_ 안지원 : ajwon119@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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