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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보호장비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국립소방연구원 박제섭 | 기사입력 2021/05/20 [10:00]

개인 보호장비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국립소방연구원 박제섭 | 입력 : 2021/05/20 [10:00]

개인 보호장비 유해물질 제거, 왜 필요한가?

최근 3년간 소방공무원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반영한 직업병 건강이상자 현황 자료에 의하면 소음성 질환자는 약 12% 수준으로 매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광물성 분진 질환이나 카드뮴 중독, 일산화탄소 중독 등 유해물질 노출 관련 질환자도 매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수건강진단 결과 건강이상자로 판정돼 정밀건강진단을 받은 인원은 약 10%(3만2750명 중 3272명)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2015~2019) 소방공무원 공ㆍ사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암 발생자는 386명으로 매년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주요 질환은 갑상선암 125, 위암 49, 혈액암 33, 직장암ㆍ대장암 30, 폐암 22, 난소암ㆍ유방암 19, 간암 18명 등의 순으로 높았다.

 

▲ [표 1] 소방공무원 암 발생 건수

▲ [표 2] 암별 건수


소방청과 함께 국립소방연구원이 시행한 일선 현장 개인 보호장비 세척과 관리 현황 조사 결과 소방복과 개인 보호장비의 표준화된 세척 방법이 없어 오염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채로 관리되고 있었다. 또 소방서 내 공간 부족으로 별도의 세척 공간 확보가 어려웠다. 대원의 활동 공간과 세척 공간이 겹쳐 2차 오염 가능성도 컸다. 

▲ [그림 1] 일선 소방서 개인 보호장비 관리 현황

 

대다수 소방대원은 효율적인 개인 보호장비 세척이나 관리를 위해 현재 방식에 대한 대폭적인 개선과 현장 활동 후 또는 귀소 과정에서의 유해물질 제거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출동이 잦은 소방대원의 특성상 방화복 세척 시 신속하게 건조될 수 있도록 장비를 개선하거나 전용 건조기 개발ㆍ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방공무원은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조 과정에서 방향족탄화수소류 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시안화수소, 중금속류 등 다양한 유해물질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 특히 피부와 개인 보호장비 표면에 오염된 유해물질은 직접 접촉 또는 간접적인 경로로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부로 유입된다. 오염된 장비를 세척하지 않고 복귀하면 소방차량과 소방서 내부에서 다른 소방대원에게 2차 오염을 발생시킨다. 

 

해외 연구를 살펴보자

Fent 등(2017)은 소방대원이 화재 현장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노출된 개인 보호장비를 통해 피부로 흡수되거나 손에 묻은 오염물질이 방화복과 개인 보호장비로 오염되는 등 교차 오염이 이뤄진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방화복 등에 노출된 휘발성 오염물질은 호흡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기도 한다.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은 피부와 방화복을 통해 오염되는 주요 오염물질의 표준물질(respective marker)이자 분석 시 참고물질로 사용된다.

 

만약 방화복에 노출된 오염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개인 보호장비를 사용할수록 더 많은 오염물질에 노출되며 방화복에 다량(10㎍/100㎠)의 PAHs가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재현장 내부 인명 수색과 구조 활동을 수행하는 구조대원의 방화복에는 약 25㎍/100㎠ 이상의 PAHs가 노출된다고 보고했다. 

 

또 세척 방법에 따라 오염물질 제거 효율에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담겼다. 압축공기를 이용해 제거하면 유해물질을 거의 제거하지 못했고 세척 전용 비누를 사용하면 80% 이상이 제거됐다. 그러나 모든 오염물질이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에 2차 오염의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현장 활동 종료 후 즉시 제거해도 벤젠이나 톨루엔, 스티렌, 시안화수소 등은 기준치 이상 잔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tec 등(2018)은 영국 내 소방대원의 개인 보호장비에 오염된 PAHs 등이 암 유발물질로 작용함을 최초로 보고했다. 개인 보호장비 표면의 주요 PAHs 중 EPA에서 인증한 16종의 PAHs 외에도 최근 암 유발원으로 알려진 dibenzo[a,e]pyrene, 3-methylcholanthrene(3-MCA), 7,12-dimethylbenz[a]anthracene 등도 분석했다.

 

특히 benzo[a]pyrene(B[a]P), 3-MCA, 7,12-dimethylbenz[a]anthracene 등은 피부나 개인 보호장비 표면으로부터 피부 또는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로 유입 시 강력한 돌연변이 유발물질로 작용하는 게 확인됐다.

 

소방대원 10만명당 암 발생 위험도(cancer slope factors, CSF)를 계산하니 방화복을 통한 피부 노출로 약 350명, 소방차와 사무실에서의 노출로 210~230명 정도가 암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그리고 손 부위 노출로 인해선 약 25명이 암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훈련 전ㆍ후 피부 표면 PAHs 분석을 통해 목과 손등에서의 농도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개인 보호장비에서는 SCBA(self-contained breath apparatus)와 글러브, 어깨 부위에서의 증가를 볼 수 있었다.

 

유해물질의 주요 노출 경로는 피부 흡수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목, 귀 뒤쪽 머리, 턱과 같은 피부가 얇은 부위로의 유해물질 흡수율은 손등처럼 피부가 굵은 부위보다 훨씬 빠르다고 보고했다.

 

개인 보호장비 오염 제거를 위한 움직임

최근 개인 보호장비 표면 오염 제거를 위한 다양한 규정이 새로이 신설되거나 기존 규정의 개정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흐름은 미국의 NFPA(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의 리뉴얼 작업으로 개인 보호장비 세척ㆍ관리 규정인 NFPA 1971과 1851의 일부 내용이 2020년 수정됐다(Horn et al., 2020).

 

NFPA 1971 Standard on protective ensembles for structural firefighting and proximity firefighting은 개인 보호장비에 대한 인증 관련 규정으로 오염물질에 대한 보호 특성이나 기능에 대해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적시하고 있다.

 

NFPA 1851 Standard on selection, care and maintenance of protective ensembles for structural firefighting and proximity firefighting은 개인 보호장비의 세척과 관리, 수선 등 유지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NFPA 1971의 2020년 버전에서 방화복 세척 기간에 대한 기준 중 정밀세척(advanced cleaning) 시행 기준 기간이 12개월마다 1회씩에서 12개월마다 최소 2회 이상으로 변경됐다. 그리고 세척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추가했다. 

 

NFPA 1851은 2020년 버전에서 정밀세척에 앞서 개인 보호장비 오염의 재확산을 막고 표면 오염도를 줄이기 위해 예비 노출 저감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이 부분이 추가된 건 현장(on-scene)에서의 오염물질 제거과정(gross contamination)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세척 관리 시스템에서의 초기 오염물질 노출 저감과 신속한 제거과정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오염된 장비는 별도 공간에 격리하고 오염 직후 최대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화재진압 중이거나 종료 후 또는 복귀과정에서 피부와 개인 보호장비에 오염된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장비와 제거 절차는 보편적이지 않다. 

 

개인 보호장비 오염 실태 조사

유해물질 세척방식 개선을 위해 일선 현장 개인 보호장비 세척과 관리 현황을 조사하고자 현장 조사를 시행했다. 방문 장소는 화재진압 출동 건수가 많고 개인 보호장비 세척기 미보유 소방서 중 세 곳의 소방서를 무작위로 선정했다. 오

 

염도 조사는 해당 소방서에서 기존 방식으로 세척 후 보관 중인 개인 보호장비(방화복, 안전 헬멧, 공기통, 등지게, 안전화, 안전장갑) 3세트의 장비별 표면 시료 세 곳을 채취했다. 시료는 동일 면적(10×10㎝, 100㎠)의 장비 표면을 이소프로필 알코올로 적신 거즈를 이용해 채취했다. 

 

개인 보호장비 표면 오염도 조사결과 소방서에서 채취한 시료의 표면 중금속 잔류량은 최소 4ppm에서 최대 36ppm이 검출됐다. 특히 방화복이나 안전장갑, 안전화 등 표면이 섬유 등 직물로 돼 있거나 요철이 많은 표면을 가진 장비 표면에서 잔류량이 높게 검출됐다.

 

기존의 물 세척방식은 오염물질을 충분히 제거하기엔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유해물질 중 검댕 등의 다환방향족 탄화수소류는 친유성(lipophilic)의 성질을 갖는 물질로 물 세척 시 유막을 형성해 물의 침투를 막는다. 그리고 중금속 물질은 검댕과 결합해 있거나 함께 존재하므로 물 세척만으론 제거하기 어렵다. 

 

▲ [표 3] 일선 현장 개인 보호장비 표면 중금속 잔류량


세척방식별 효과성 평가 실험  

▲ [표 4] 세척방식별 중금속 제거 효과

 

▲ [그림 2] 세척방식별 중금속 제거 효과 비교


세척방식별 세척 전ㆍ후 중금속 농도를 측정한 결과 세척제>물티슈>물>에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어를 사용해 세척한 시료 중 표면의 요철이 많은 안전화의 세척 효과가 가장 낮았다. 반면 세척제를 사용한 세척방식이 가장 효과성이 높았다.

 

물 세척방식은 고압의 분사압을 이용해 표면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이지만 물티슈는 표면을 사람의 힘으로 문질러 제거하는 방식이다. 장비 표면을 문지르는 과정이 고압을 이용한 세척방식보다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개인 보호장비 표면에 노출된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 제거를 위해선 적절한 세척제를 먼저 사용하고 표면을 솔이나 천 등으로 문지른 후 고압수로 잔여물을 씻어 내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세척방식으로 판단된다.

유해물질 제거 키트 제작 

재난 현장에서 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피부나 보호장비 표면에 오염된 유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현장용 유해물질 제거 키트(on-site decon kit) 시작품을 제작했다. 시작품 구성은 세척용 티슈 2종(피부용, 개인 보호장비용)과 폼 세정제로 구성했다.

 

유해물질 제거 키트의 규격은 중금속이나 탄화수소류 등 주요 유해물질 제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계면활성제와 킬레이트 성분을 추가했다. 표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미세섬유 소재를 적용했다.

 

주요 성분은 인체 유해성이 없는 자연 분해성이 높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세척용 티슈에 사용된 티슈는 기존 물티슈보다 크기와 무게를 강화했다. 

 

세척용 티슈는 피부 세척용과 보호장비 세척용으로 구분해 제작했다. 폼 세정제는 오염도가 높은 부위에 적용하기 위한 제품으로 장비 세척용 티슈와 병용할 수 있다.

 

피부 세척용 티슈는 소방대원의 민감한 피부 상태를 고려해 천연 오일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구성하고 중금속 킬레이트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을 첨가했다.

 

세척용 티슈에 사용된 천은 표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미세섬유 소재의 천을 사용했다. 크기는 300×320㎜이며 약 100g/㎡ 무게로 제작했다. 유해물질 제거 키트별 최종 ㏗는 피부 세척용 티슈는 ㏗5.0~6.0 범위로 약산성을 띄게 해 피부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했다.

 

개인 보호장비 세척용 티슈는 ㏗6.5~7.5 범위로 약산-중성에 가깝게 제조했다. 폼 세정제는 ㏗8.7~9.7로 개인 보호장비뿐 아니라 방화복도 세척이 가능하도록 약염기성으로 제조했다. 

 

유해물질 제거 키트 효과성 분석  

개인 보호장비 유해물질 제거 키트의 중금속 제거 효과를 평가하고자 화재 현장에서 유해물질에 오염된 개인 보호장비를 이용해 세척 전ㆍ후 중금속 잔류량을 분석했다. 

 

▲ [표 5] 유해물질 제거 키트 세척 전ㆍ후 중금속 잔류량

▲ [그림 3] 유해물질 제거 키트 제품별 중금속 잔류량

▲ [표 6] 제거 키트 중금속 제거율

▲ [그림 4] 유해물질 제거 키트 제품별 중금속 제거 효과

 

세척 효과성 분석 실험에 사용된 공기통의 세척 전 중금속 오염농도는 17.144ppm(표준편차 ±8.412)이었다.

 

피부 세척용 티슈로 세척한 시료의 중금속 농도는 2.543ppm(표준편차 ±1.150), 개인 보호장비 세척용 티슈는 2.680ppm(표준편차 ±0.696), 폼 세정제는 1.572ppm(표준편차 ±0.553)이 잔류했다. 특히 인체 독성이 높은 Cd와 Pb, Co는 일부 시료에서 모두 제거돼 불검출됐다.

 

특히 Sn은 시작품 3종 모두에서 세척 후 불검출됐다. Pb는 폼 세정제를 사용한 시료에서 검출되지 않아 일부 중금속에 대한 제거 효과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종류별 중금속 제거율은 피부 세척용 티슈는 85.17%, 개인 보호장비 세척용 티슈는 84.37%로 유사한 수준의 제거율을 보였다. 폼 세정제는 90.83%로 제거 효율이 가장 높았다.  

 

재난 현장 유해물질, 어떻게 제거해야 하나?

▲ [표 7] 재난 현장 유해물질 제거 현황과 문제점


현장 대원들의 자문을 통해 재난 현장에서의 유해물질 제거방식과 문제점에 대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재난 현장에서의 유해물질 제거 과정은 거의 진행하지 않았고 일부는 잔류수와 고압 공기를 이용한 단순 제거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현장 활동을 마치고 다음 출동을 고려해 현장에서의 오염물질 제거과정 없이 복귀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차량 탑승 후 복귀과정에서는 오염된 장비와 소방대원 간 격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귀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염물질 노출 시 보건학적 측면에서 최우선으로 취해야 할 행동 수칙은 오염물질과의 격리다. 그러나 재난 현장 활동 종료 후 귀소 과정에서는 그 어떠한 격리 조치가 없었다. 

▲ [표 8] 재난 현장 유해물질 제거 개선방안


소방서 복귀 후 유해물질 제거 과정은 고압 분사기를 사용한 물 세척이 주를 이뤘다. 일부 지역 소방서는 개인 보호장비 전용 세척기가 보급돼 운영 중이지만 대부분 지역 소방서나 119안전센터는 여전히 전용 세척기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용한 개인 보호장비는 추가적인 유해물질 제거과정 없이 물 세척 후 건조해 보관하고 있다. 고압 세척기를 사용한 세척은 자칫 높은 수압으로 인해 보호장비의 수명 단축과 표면 보호막 탈락 등 고유의 보호 기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소방서 귀소 후 효과적인 유해물질 제거를 위해선 적절한 세척 장비와 세척용품, 장비 종류와 오염 상태에 따라 적절한 표준 세척법, 건조 장비 등이 필요하다. 


국립소방연구원_ 박제섭 : jspark3588@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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