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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방훈련ㆍ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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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방안전원 부산지부 교수 반주완 | 기사입력 2023/12/07 [17:29]

[기고] 소방훈련ㆍ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

한국소방안전원 부산지부 교수 반주완 | 입력 : 2023/12/07 [17:29]

▲ 한국소방안전원 부산지부 교수 반주완  © FPN

지난해 화재 발생 건수는 총 4만113건으로 전년보다 3800여 건 증가했다. 이 중 방화로 인한 화재는 총 400건으로 전년 대비 92건 늘었다. 방화가 느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저시급 1만원을 눈앞에 둔 지금, 경제적 빈곤이 사라지면서 나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보이면 질투를 한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행복배틀’에선 상대방 행복에 분노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

 

공동체 사회의식이 결여되고 상대를 파괴하려는 성향이 높아지면서 살인과도 같은 방화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화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예방이 만능은 아니다.

 

방화범이 우리가 생활하는 곳곳에 불을 지른다면 불은 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6월 부산대학병원 화재도 방화로 인해 발생했다. 대학 응급실 진료에 불만을 품은 방화범은 휘발유가 담긴 페트병을 바닥에 뿌리면서 라이터로 불을 붙여 순식간에 응급실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렸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 바로 ‘소방훈련’이다.

 

평상시 시행한 소방훈련과 교육이 방화 현장에서의 초기대응 가능 여부를 판가름한다. 부산대학병원 응급실 방화사고 당시 의료진이 재빠르게 소화기로 1분 만에 진화했다. 다른 직원들은 환자를 신속히 피난시키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다행히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었다.

 

정성운 부산대학교병원장 직무대행은 “평소 반복한 소방훈련과 교육 덕분에 화재 시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소방훈련과 교육이 생명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1일자로 시행된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화재예방법)’에선 소방안전관리대상물 관계인과 소방안전관리자가 근무자, 거주자 등에게 소방훈련ㆍ교육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급과 1급 소방안전관리대상물은 소방훈련ㆍ교육 결과를 소방서에 제출해야 한다.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니체는 인간의 삶을 ‘낙타-사자-어린이’ 총 세 단계로 비유했다. 낙타는 주인이 하라는 대로 따라가는 속박된 모습을 띤다. 사자는 스스로 주도권을 가진 자유로운 삶을 살지만 하루도 편히 쉴 날이 없다고 한다.

 

어린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삶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다. 낙타는 전통적인 가치에 토대를 둔 권위주의 시대, 사자는 개인의 의지와 자유를 중시하는 개인주의 시대, 어린이는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로운 시대를 대변한다.

 

니체가 말한 ‘낙타-사자-어린이’는 소방훈련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이 소방훈련하는 장면을 보면 정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선생님이 알려주는대로 피난 자세를 취하며 소화기 사용법 등을 익힌다. 소방훈련받은 걸 부모님께 자랑하기도 한다.

 

소방훈련과 교육의 중요성을 알기에 이번에 제정된 ‘화재예방법’의 방향성엔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비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낙타 같은 소방훈련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우린 사자와 같은 적극적인 자세로,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소방훈련과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과 가족,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를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소방안전원 부산지부 교수 반주완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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