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119기고] 여름철 벌 쏘임 사고, 알고 대비하면 막을 수 있다

광고
유성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이현호 | 기사입력 2025/06/10 [09:13]

[119기고] 여름철 벌 쏘임 사고, 알고 대비하면 막을 수 있다

유성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이현호 | 입력 : 2025/06/10 [09:13]

▲ 유성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이현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은 소방관들에게 특히 바쁜 시기다. 이 시기엔 각종 폭염 관련 사고와 더불어 ‘벌 쏘임’으로 인한 119 출동 요청이 급증한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벌 쏘임 관련 신고는 7월부터 9월 사이에 집중되며 매년 수많은 국민이 벌에 쏘여 병원으로 이송된다.

 

벌 쏘임을 단순한 피부 상처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야외 활동 중 벌에 쏘인 뒤 갑작스럽게 호흡 곤란과 혈압 저하, 의식 소실 등의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경우 몇 분 안에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조심하면 된다’는 막연한 인식보다는 벌의 습성과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복장을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큰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벌은 어두운 색, 특히 검정 계열의 옷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벌이 포식자(곰 등)를 어두운 색으로 인식하는 본능에서 비롯된다. 야외에서는 밝은 색의 긴팔, 긴바지 옷을 착용하고 모자나 두건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게 좋다.

 

또 벌은 향기에 매우 민감하다. 꽃향기와 유사한 향수, 로션, 샴푸, 헤어스프레이 등은 벌을 유인할 수 있으므로 야외 활동 전엔 무향 제품을 사용하거나 아예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음식물 관리 역시 중요하다. 특히 벌을 유인하는 대표적인 음식물은 과일과 단 음료다. 캔 음료를 마실 땐 벌이 안에 들어가 있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야외에선 뚜껑이 있는 컵을 사용하고 음식물을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쓰레기는 즉시 밀봉해 처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벌집을 직접 제거하려는 행동이 가장 위험하다. 벌은 집에 위협을 느끼면 집단으로 공격한다. 무심코 벌집을 건드렸다가 수십, 수백 마리의 벌에게 동시에 쏘일 수 있다. 벌집을 발견했을 땐 절대 손대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만약 벌에 쏘였을 땐 침을 남긴 꿀벌의 경우 침을 제거해야 한다. 손가락으로 뽑기보다는 신용카드처럼 평평한 도구로 피부를 밀듯, 긁어내듯 침을 제거해야 한다. 냉찜질을 통해 통증과 부기를 완화하고 가려움이나 두드러기 증상이 있으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 한다. 호흡 곤란, 전신 두드러기, 어지럼증, 기절 등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의심될 땐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단 몇 분의 지연이 생명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벌 쏘임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벌 쏘임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대응법을 숙지한다면 불필요한 사고를 줄이고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올 여름, 야외 활동 시 벌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응급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길 바란다.

 

유성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이현호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광고
포토뉴스
[릴레이 인터뷰] “누군가의 생명을 책임지는 응급구조사, 윤리의식ㆍ책임감 필요”
1/7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