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은 세종시 119구급대가 최근 5년간(2020~2024) 수행한 구급활동을 분석했다. 목적은 구급대원의 응급처치가 환자의 생존과 회복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세종 119구급대는 전국 최고 수준의 성과를 기록하며 ‘생명 존중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결과를 보여줬다.
가장 주목할 점은 심정지 환자의 ‘자발순환 회복률’이다. 이는 환자가 병원 도착 전에 구급대원의 처치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 비율을 뜻한다. 이 지표에서 세종은 최근 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최근 5년 평균 역시 전국보다 6.9%포인트 높았다. 더 나아가 단순 이송이 아닌 퇴원 후 일상 복귀라는 궁극적 목표, 즉 ‘생존율’에서도 2023년 전국 선두를 달렸다. 이는 구급대원의 전문적 처치뿐 아니라 시민들이 골든타임 내에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기에 가능했다.
세종시는 전문자격 구급대원 비율에서도 전국 1위다. 응급구조사 1급과 간호사 자격을 가진 대원이 99.1%에 달해 전국 평균보다 무려 30%포인트 이상 높다. 구급차 1대에 전문 구급대원 3명이 출동하는 체계 덕분에 정맥로 확보나 약물 주사, 전문기도유지술 같은 고난도 처치가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
시민 참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일반인 CPR 시행률과 AED(자동심장충격기) 패드 부착률 모두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세종 시민이 단순한 목격자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조력자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AED 사용률은 아직 낮지만 교육과 실습 확대를 통해 곧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은 ‘다중출동 체계’도 적극 운영해 왔다. 심정지나 중증외상 환자, 교통사고 발생 시 구급차 2대 또는 소방펌프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출동한다. 현장에서는 정맥로 확보와 약물 주사, 전문기도유지술이 즉시 시행된다. 그 결과 단일 출동 대비 심폐소생술 성공률이 무려 72.7%포인트 높아졌다.
이러한 성과는 구급대원의 전문성, 의료진의 영상 의료지도와 구급활동 품질 평가, 시민 참여가 어우러진 결과다. 세종은 이제 단순히 ‘구급차가 빨리 오는 도시’가 아니라 ‘전문성과 시민의식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하다. 응급처치 교육을 생활화해 시민 참여를 더욱 높이고 구급대원의 전문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야 한다. 응급환자의 생존율은 공동체가 얼마나 함께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세종 119구급대는 이미 전국 1위를 증명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수치’가 아니라 ‘생명’이다. 환자를 최초 목격하고 신속하게 반응하는 세종 시민이야말로 진정한 주인공이다. 생명 안전은 119 신고로부터 시작된다.
세종소방본부 대응예방과장 소방정 박광찬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