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 화재 느는데… 보물 16%는 소방설비도 없어 ‘무방비’법적 의무 없는 사적ㆍ국가민속문화유산, 설치율 70%대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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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
[FPN 최누리 기자] = 국가유산 화재가 급증하는 가운데 보물 10곳 중 2곳은 여전히 소방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법적 설치 의무가 없는 사적과 국가민속문화유산의 경우 설치율이 70%에 그쳐 사실상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45건이다.
연도별로는 2020년 1, 2021ㆍ2022년 6, 2023년 8, 2024년 4건으로 늘고 있다. 특히 영남지역을 휩쓴 산불 영향으로 올해 8월까지 20건을 기록했다.
이 기간 화재로 훼손된 유산은 국보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를 비롯해 보물 7, 사적 11, 국가민속문화유산 9, 명승 10, 천연기념물 4, 국가등록문화유산 3개 등이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보물 또는 국보로 지정된 목조건축물은 옥외소화전설비 등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8월 기준 국보 21건은 소방시설이 모두 갖춘 반면 보물 232건 중 소방설비가 설치된 곳은 195곳(84%)에 그쳤다. 나머지 37곳(16%)은 화재에 무방비인 셈이다.
의무설치 대상이 아닌 사적(110건)과 국가민속문화유산(196건)의 소방설비 설치율은 각각 77%, 73%로 더 저조했다.
위성곤 의원은 “소방설비 설치 범위를 사적과 민속문화유산으로 확대하고 소방청과 국가유산청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