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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어진의 하동권 변호사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억지로 붙잡아둘 수는 없는 것인지 결혼을 한 이후에도 다른 이성과 만나는 등의 부정행위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배우자에게 끔찍한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이므로 이혼 사유에 해당할 뿐 아니라 손해를 입은 배우자는 상대방 배우자와 상간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도록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자료청구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것이기에 ‘민법’ 제766조에서 정한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결국 피해자가 그 손해ㆍ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인해 소멸합니다. 피해는 있으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3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고 특히 이러한 부정행위가 원인이 돼 갈등이 계속되다가 나중에 이혼한 경우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시효가 완성되면서 소멸하게 될 우려가 상당히 크다는 점입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자녀가 있으면 즉시 이혼을 결심하기보단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를 설득해 가정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수년의 시간이 흐르고 결국 가정으로 돌아오지 못한 배우자에게 이혼 청구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부정행위 사실을 안 즉시 배우자와 그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게 되면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빠르게 이혼해야 하기에 법이 신속한 이혼을 종용하는 꼴이 돼 매우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배우자 있는 자가 부정행위를 한 경우 피해를 당한 배우자의 상대방 배우자와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의 소멸시효를 두 경우로 나눕니다.
‘이혼 없이 부정행위 그 자체가 불법행위이기에 발생하는 위자료청구권’과 ‘부정행위로 인해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이혼하게 됐기에 발생하는 위자료청구권’으로 구분합니다.
전자의 경우 실제 부정행위를 안 날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나 후자의 경우 혼인 관계가 해소된 때에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고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원고(피해 배우자)와 피고 1(부정행위 배우자)은 1990년대에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부부고 슬하에 자녀들이 있음. - 피고 1은 2017년경부터 피고 2(상간자)와 교제하면서 서로를 ‘마누라, 서방님, 자기’ 등으로 부르고 신체적 접촉을 암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음. - 원고는 2017년경 이 사실을 알고 피고들에게 항의했으나 피고들은 일자불상경까지 관계를 이어감. - 원고는 약 5년이 지난 2022년 10월경 피고 1을 상대로 이혼 청구를 함과 동시에 피고 1, 2에게 이들의 부정행위가 원인이 돼 피고 1과의 혼인 관계가 파탄됐다는 이유로 위자료청구를 함. - 원고와 피고 1 사이에는 위자료청구 사건이 진행되던 중 재판상 조정이 성립돼 2023년경 이혼했음.
이러한 사실관계에서 항소심은 원고에게 ‘제삼자의 부정행위라는 불법행위 자체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 외에 ‘제삼자의 부정행위로 인해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음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이라는 별개의 권리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전제에서 원고는 2017년에 이미 부정행위 사실을 알았으므로 그때부터 3년이 경과했고 위자료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돼 행사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법리를 제시하며 원고의 위자료청구권은 ‘피고 1과 피고 2의 과거 부정행위로 인해 원고와 피고 1의 혼인 관계가 파탄해 이혼에 이르게 됐음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이고 이 경우 원고는 피고 1과의 혼인이 해소된 때(실제로 이혼을 한 2023년경)에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봐야 한다는 이유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는 판결을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라도 피고 1, 2의 부정행위가 원고와 피고 1의 혼인 관계 파탄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환송심에서 추가로 심리해봐야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부정행위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위자료청구를 하지도 못한다고 볼 순 없다는 겁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등이 문제가 돼 상담하게 되면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자녀 양육 문제나 향후 결혼을 시킬 때 발생할 불편한 점(상견례 등) 등을 이유로 이혼을 망설이십니다.
하지만 ‘이 사람이 다시 바람피우지 못하게 할 방법이 있느냐’, ‘상간자를 혼내줄 방법이 있느냐’는 등의 질의에 더욱 적극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험은 가능하면 없는 게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사건에 휘말렸다면 이혼 없이 위자료만을 청구할 계획인 경우 서둘러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도 향후 부정행위에 영향을 받아 실제로 이혼하게 된다면 위자료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나 상간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경우라면 위약벌 약정 등으로 책임을 지울 방법이 있으나 신속하게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생명이 움트고 화사하게 꽃이 필 계절에 맞춰 가정에는 평화와 안녕이, 사업에는 번창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법무법인 어진_ 하동권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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