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법식] 배우자의 휴대전화 내 정보를 몰래 수집하면 죄가 될까?알아두면 쓸모있는 법률 지식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어진의 하동권 변호사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실제로 종종 발생하지만 행위자가 범죄라고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했는데도 어쩔 수 없이 강행하게 되는 어떤 행위에 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불화가 있는 부부 사이에서 상대방의 휴대전화를 몰래 들여다보고 부정행위의 증거를 수집하는 행위입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강한 의혹이 있지만 무언가 뾰족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을 때 배우자가 잠든 사이 또는 씻고 있을 때 몰래 휴대전화를 살펴 부정행위의 증거를 찾아내고자 하는 유혹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러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는 예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위를 했을 때 어떤 처벌이 가해지는 것일까요. 우선 관련된 법 규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행위는 그 휴대전화에 잠금장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a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잠금장치가 있었던 이상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더라도 평가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잠금장치가 된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배우자가 잠든 사이 몰래 배우자의 지문을 입력하거나 미리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입력해 잠금장치를 풀고 내부의 정보를 취득했다면 형법 제316조 제2항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위반죄가 모두 성립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무상 위반행위의 목적과 위반행위 후 일련의 행위에 비춰 침해행위가 단순하고 죄질이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처벌이 경미한 형법 제316조 위반죄, 위반행위자의 죄질이 좋지 않은 경우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위반죄로 처벌하는 편입니다.
물론 깊게 살피면 위 양 규정은 보호법익이 서로 달라 침해행위가 잠금장치를 뚫고 들어가 단순 정보를 지득한 것에 그치는가, 별도 애플리케이션이나 이메일 등에 추가로 비밀번호를 입력함으로써 별도의 정보통신망에 접속까지 했느냐에 따라 적용법조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구체적으로 논하기엔 내용이 지나치게 방대해 부득이하게 생략하고자 합니다. 가령 알고 있던 휴대전화 잠금 패턴을 이용해 잠금장치를 풀고 카카오톡 메시지나 사진 등을 취득한 울산지방법원 2025고정394호 사건의 경우 형법 제316조 위반으로만 기소했습니다.
재판부에서는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으나 동일한 행위를 해 기소된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고단3301호 사건에서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위반행위로 벌금형의 처벌이 가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아예 잠금장치가 안 돼 있거나 잠금이 해제된 상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어떤 정보를 지득하게 됐다면 어떨까요.
우선 ‘형법’ 제316조의 경우 ‘비밀장치한’이라는 요건이 있으므로 적용이 어렵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8조도 ‘통신망에 침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아무런 잠금장치가 없었다면 문언상 통신망에 침입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죄가 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서는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ㆍ보관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설령 휴대전화에 아무런 잠금장치가 돼 있지 않더라도 휴대전화의 메시지, 사진 등 자료는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ㆍ보관된 자료입니다. 이 자료가 ‘타인의 비밀’에 속하는 자료라면 위 법 제49조 위반죄가 성립하는 겁니다.
따라서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아무런 잠금장치가 없었더라도 이를 무단으로 열고 카카오톡 메시지나 사진 자료 등을 촬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를 지득했다면 처벌 대상입니다.
대법원 2017도15226 판결도 같은 취지로 ‘어떤 기기의 비밀번호가 이미 입력돼 정보통신망에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정당한 접근 권한 없는 사람이 사용자 몰래 정보통신망의 장치나 기능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비밀을 취득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처럼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했더라도 그의 휴대전화 정보를 무단으로 빼내는 건 정당화되기 어려우므로 기본적으로는 해선 안 될 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휴대전화의 정보를 무단으로 빼내는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돼도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사정 등으로 인해 가벼운 처벌을 감수하고 강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여러 참작할 사정이 인정돼 앞서 말씀드린 판결과 같이 ‘선고유예’의 형태로 선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익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검토해봐야 할 것입니다(법 위반행위를 권장하는 게 결코 아닙니다).
2026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법무법인 어진_ 하동권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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