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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어진의 하동권 변호사입니다.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도 최근 대법원에서 특이한 이혼 판결을 내려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법은 재판상 이혼에 관해 유책주의를 취합니다. 유책주의란 일방 당사자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판결로써 이혼을 인정하는 겁니다. 책임 있는 사유가 없는 경우 일방이 아무리 원하더라도 이혼 판결을 해줄 수 없도록 합니다.
민법 제840조에서는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부정행위, 배우자에 대한 폭행 등 다섯 가지를 열거하고 있으나 그 사유만으로는 책임 있는 사유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워 제6호에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6호를 너무 넓게 해석하는 경우 유책주의를 취하는 이유가 없어져 대법원에서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란 부부 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 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한쪽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혼인계속의사의 유무, 파탄 원인에 관한 당사자의 책임 유무, 혼인 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 후의 생활 보장 등 혼인 관계에 관한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는 해석 원칙을 내세워 왔습니다.
이번 호에서 소개해드릴 판결의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위 사건의 원심(항소심)은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앞서 말씀드린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아 원고의 이혼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장남에게 증여한 재산은 그 성격상 원고와 피고의 부부 공동생활의 기초를 이루는 거주지 등의 대상물이거나 생계수단의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 치는 총 18억원 이상으로서 전체 재산의 77% 내지 90%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가 이를 일방적으로 장남에게 증여한 행위는 혼인 생활 중 부양ㆍ협조 의무 등을 통해 공동으로 이룩한 재산의 주요 부분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인 원고와의 협의나 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처분하여 부부 공동생활의 경제적 기반을 형해화하거나 위태롭게 한 행위에 해당한다. (중략)
이러한 다툼으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의 별거 기간이 3년 가까이 장기화되면서 갈등 원인과 양상에 비추어 관계를 회복할 만한 계기나 방법을 찾기 어려워 보이고…(중략)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 관계는 부부 상호 간의 애정과 신뢰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고 혼인 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원고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하며 원고의 이혼 청구를 인정하는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 환송했습니다.
자식 중 어느 하나가 특히 부모를 잘 봉양해 부모 중 어느 일방이 그 자식에게 더 많은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 순 있습니다. 이때 향후 상속인들(자식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잘 봉양한 자식은 ‘기여분’을 주장해 자신이 더 많이 받은 부분이 정당함을 인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 근거 없이 그저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 전부나 대부분을 물려주려고 하는 건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번 대법원판결에 따라 이혼 사유로까지 해석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처럼 자기 명의로 된 재산이더라도 혼인 기간 부부가 합심해 이룩한 재산이라면 이를 무단으로 처분하는 건 부부는 물론이고 자식들에게까지 영향을 주는 법률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해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법무법인 어진_ 하동권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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