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기고] 꽃길 따라 늘어나는 발걸음, 산불 위험도 함께 커진다
요즘은 주말만 되면 벚꽃길과 둘레길, 공원과 산책로마다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날씨가 풀리면 사람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밖으로 향한다. 하지만 소방의 시선에서 보면 봄은 풍경을 즐기는 계절인 동시에, 작은 불씨 하나에도 가장 예민해야 할 시기다.
산림청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평균 산불 발생 원인의 상당수는 사람의 부주의와 맞닿아 있다. 입산자 실화가 31%로 가장 많고 쓰레기 소각 13%, 논ㆍ밭두렁 소각 11%가 뒤를 잇는다. 봄철 산불은 자연조건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 속 부주의가 화세를 키우는 요인이라는 뜻이다.
산림청은 2026년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1월 20일부터 5월 15일까지로 앞당겨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지금은 산불 위험이 높은 시기다. 소방청도 별도로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봄철 화재예방대책을 추진하며 건조한 날씨와 강풍 속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꽃이 피는 시기에는 꼭 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산과 가까운 곳을 찾는 일이 많아진다. 벚꽃 명소 주변 도로, 둘레길 입구, 하천변 공원, 야외 쉼터처럼 잠시 머무는 공간도 방심이 쌓이면 위험지점이 된다. 담배꽁초 하나, 휴대용 버너 하나, 무심코 태운 쓰레기 더미 하나가 건조한 날씨와 바람을 만나면 걷잡을 수 없는 불로 번질 수 있다. 봄철 산불은 깊은 산속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생활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예방 수칙은 복잡하지 않다. 첫째, 산행이나 나들이 전 입산통제구역과 등산로 통제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산과 가까운 곳에서는 성냥, 라이터, 담배처럼 불씨가 될 수 있는 요소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허용되지 않은 장소에서 취사하거나 모닥불을 피우지 말고, 산림 인접 지역에서는 쓰레기나 영농부산물을 태우지 않아야 한다. 결국 산불 예방은 특별한 기술보다 기본수칙을 끝까지 지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소방청과 산림청 모두 소각 자제와 불씨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혹시 연기나 불씨를 발견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119나 경찰에 먼저 신고해야 한다. 작은 불이라고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산불은 바람을 타는 순간 사람의 판단보다 빠르게 번진다. 현장에서는 “설마 여기까지 번지겠나”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초기 대응의 핵심은 무리한 진화가 아니라 빠른 신고와 안전한 거리 확보다.
봄꽃은 잠시 머물지만 산불의 흔적은 오래 남는다. 그래서 봄철 나들이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출발 전 화기물을 다시 확인하고, 통제구역은 들어가지 않고, 산 가까이에서는 어떤 소각도 쉽게 생각하지 않는 것. 꽃길을 즐기는 마음과 산을 지키는 행동은 따로 갈 수 없다.
이번 봄만큼은 사진 한 장보다 먼저, 작은 불씨 하나를 지우는 습관이 필요하다.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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