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위주소방설계(pbd) 및 화재안전평가방법은 크게 확률의 개념이 들어가는 위험론적 분석방법(risk-based analysis)과 확률의 개념이 들어가지 않는 결정론적 분석방법(deterministic analysis)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성능위주설계의 접근방법은 화재시나리오(fire scenario)를 작성하고 그 시나리오에 따라 화재의 크기(severity), 연기발생량(smoke generation rate), 복사열의 크기(intensity of radiation heat)등과 같은 피해 정도를 구하는 방법까지는 같다. 이 두 방법의 차이는 결정론적 방법에서는 화재의 성상과 피난시간 등의 분석을 비교하여 그 결과로써 피해 정도를 예상하고 평가하는 방법이고, 위험론적 분석방법은 결정론적 분석방법과 동일하게 피해 정도를 구하는 것과 동시에 사고의 발생빈도(frequency) 또한 고려하여 사고결과의 크기와 확률을 고려한 종합적인 위험의 개념을 수치적으로 표현하여 나타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해보면, 만약 승객 삼백명이 탑승한 비행기가 추락 시 사망예상 인원은 삼백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만약 삼백명 인원의 비행기에 탑승하였을 경우 비행기가 추락하여 사망할 확률은 얼마인가 하는 질문에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비행기가 공중에서 조종사의 통제가 불가능하게 추락할 확률이 통계적 자료 등의 어떤 타당한 근거에 의해 일년에 백만분의 일이라고 가정하면 위의 질문, 즉 삼백명 인원의 비행기에 탑승하였을 경우 비행기가 추락하여 사망할 확률은 300명 x 0.000001/년 = 0.0003명/년 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비행기가 추락할 확률이 일년 단위의 확률이므로 이 가정은 비행기를 일년 내내 탈 경우에 한해 타당할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위의 비행기를 일년에 20일 탄다고 가정하면 전체적인 확률은 300명 x 0.000001명/년 x (20일/365일)= 0.000016명/년 정도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재까지 대부분의 성능위주소방설계(pbd) 및 화재영향평가는 화재역학(fire dynamics) 및 화재/피난 모델링의 계산에 따른 결정론적 방법, 즉 확률의 개념이 들어가지 않은 채로 수행된다. 이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고의 발생빈도와 소방설비의 신뢰성 등에 대한 확률적인 고려 없이 화재피해 예측을 통해 설계 및 화재영향평가를 하는 방법이다. 결정론적 방법과 위험론적 방법에 의한 화재영향평가 분석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며, 다만 위험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목표, 기준 및 결과 값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점이 있다. 예를 들면 결정론적 방법에 의한 건축물의 인명피해에 대한 결과 값은 각 시나리오의 화재경중에 따라 몇 명의 인원이 위험에 처하는지를 표현하는 반면, 위험론적 방법에서는 몇 명의 인원이 어떠한 사고빈도에 의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지를 수치적으로 나타낸다. 개념적으로는 위험론적 방법이 위험에 대한 표현이나 운영관리 그리고 경제성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보다 객관적이다. 예를 들어 건물주나 이해당사자는 화재의 예상 결과가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으면 소방시스템 등 안전설비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될 것이고, 반대인 경우 즉 화재에 의한 결과는 다소 경미하더라도 빈도가 높으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적극적인 의지를 갖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위험론적 방법에 의한 pbd는 투자에 대한 결정권자가 좀 더 객관적인 결정을 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소방안전시스템에 대한 투자 결정권자에게 이 소방대상물은 “아주 매우 심각히 등등 말할 수 없이 위험하다” 라고 설명하는 것과 “이 대상물은 현재 상태로는 0.005명/년 정도 사망자가 나올 확률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근거는 이러이러하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아무래도 후자가 좀 더 객관적일 것이다. 그러나 위험론적 방법은 현재까지는 확률데이터의 부족과 신뢰성 등의 문제 등으로 원자력 발전소나 대규모 석유화학플랜트 등 데이터의 축적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사고결과가 매우 심각하리라고 예상되는 분야 외에는, 곧바로 실무에 적용하기에는 데이터 축적이 좀더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건축물에 대해서는 pbd 및 화재영향평가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결정론적 방법을 수행하고 장기적으로는 위험론적 방법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2. 성능위주 소방설계와 법규위주 소방설계의 비교 역사적으로 80년대 초반 정도 까지는 대부분의 소방설계는 법규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왔다. 예를 들면 법규에서 요구하는 피난 시 허용되는 최대이동거리나, 화재 시 건축구조를 이루는 자재의 최소내화시간규정, 혹은 최대로 허용되는 감지기 및 스프링클러 설치거리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규정은 국내의 경우에는 건물의 용도 및 면적기준과 위험물 사용에 따른 위험등급에 따라 명문화된 소방법규의 형태로 설정되어 있고, 해외의 선진국의 경우에는 오랜 시간 훨씬 더 세분화 되어 방대한 양의 nfc(national fire code), ibc(international building code) 등의 코드로 발전되어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이에 비해서 성능위주소방설계(pbd)는 건물이나 구조물에 상존하거나 예상되는 특정위험을 공학적으로 평가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거주인원의 성격과 건물 내의 소방설비 등의 상황에 따른 유연한 화재안전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며 건물주, 보험회사, 주변공동체사회 그리고 정부기관 등등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반영하고 최적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다. 성능위주소방설계는 노출된 화재위험에 대해 수용 가능한 위험의 한계에 대한 많은 대처방법들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값들은 "성능요구사항(performance requirements)"이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성능요구사항은 성능위주기준으로부터 혹은 관련정부기관, 보험사, 임대인, 혹은 위험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화재안전에 대한 주된 목적으로부터 소방컨설팅담당 엔지니어가 결정할 수 있다. 보통 성능위주소방설계는 위험의 유형에 대한 정의로부터 그러한 위험을 감소시킬 설계의 시작을 화재시나리오 즉 설계화재(design fire)의 형태로부터 시작한다. 성능요구사항(performance requirements)과 함께 설계화재(design fire)는 관련 지식이 풍부한 소방엔지니어에 의해 개발되어야 한다. 성능위주소방설계에 있어 엔지니어는 일반적으로 성능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시험 설계전략(trial fire protection design)을 설정한다. 이러한 시험설계전략은 만약 가정한 설계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 성능요구사항이 만족되는지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일반적으로 법규위주 소방설계가 수용되기 위해서는 법규에 나온 기준을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 반면 성능위주소방설계가 수용되기 위해서는 선택된 설계화재(design fire)와 시험설계전략(trial fire protection design)이 성능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한다. 설계가 성능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여부는 화재역학(fire dynamics)에 바탕을 둔 과학적인 방법과 화재 및 피난 모델링 등을 이용하여 엔지니어들에 의해서 완성된다. 즉, “어떤 소방대상물의 예상되는 최악의 거주인원(occupancy load), 재산물품(property), 구조를 이루는 자재의 성격 등을 파악하여 만약 최악의 화재 발생 시 발생되는 연기의 양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며, 그럴 경우 현재 건물디자인의 피난루트와 거주인원들을 고려해 보았을 때 피난예상시간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며, 예상되는 피난시간 동안 연기층의 높이를 피난 가능한 높이로 유지시키기에는 제연설비 용량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이런 접근이 성능위주소방설계의 일례인 것이다. 이런 절차를 도포로 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3. 성능위주 소방설계의 장점 다음으로 성능위주소방설계의 장점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현장 실정에 부합하는 즉 건물의 특성과, 거주인의 특성 그리고 건물 내에서 사용하고 물질의 화재관련 특성 등을 반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자나 건축주 등의 요구 및 사회의 요구를 맞춰 건물 및 소방설비 성능에 대한 정량적 평가수행이 가능하다. - 성능위주소방설계는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따라 대안설계방안 개발 및 선택을 위한 기본 자료를 제공한다. 성능위주소방설계는 비교 분석된 대안설계의 선택으로 인하여 가능한 안전 수준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안전수준의 선택기능은 비용, 효율성 그리고 유지관리 등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 성능위주소방설계는 소방관련 엔지니어링의 엄격한 적용을 요구한다. 이는 소방공학분야에서 많은 발전 동기를 제공하고, 화재 및 인명안전에 관한 엔지니어링 지식기반에 바탕을 둔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 - 성능위주소방설계는 법규에 의해 요구된 안전수준을 얻기 위한 비용 대비 효율성의 판단이 가능한 해결방법을 제공하며, 보다 효율적이고 적절한 재산 및 인명안전자원을 배치 가능하게 한다. - 성능위주 소방설계는 화재대비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서 각각 설비의 기능에 의존하지 않고 전체 소방설비 시스템을 종합하여 평가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물론 전체 소방시스템을 종합한 화재안전 평가가 좀 더 타당한 방법임은 당연하다. 성능위주 소방설계는 화재로 인하여 건물에서 일어나는 피해를 예상함에 있어서 보다 객관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또한 법규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여러 현장상황을 성능위주의 소방설계로 접근하여 해결 가능할 것이다. 4. 성능위주소방설계(pbd) 수행의 전제조건 성능위주소방설계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장점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 미리 준비되어야 할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필수전제 조건이 있다. 성능위주소방설계는 법규의 문구에 의한 설계보다 설계담당자의 많은 화재역학적 지식과 엔지니어링 기술 등 높은 수준의 공학적 지식을 요구하며, 또한 성능위주소방설계의 주요 도구로 쓰이는 화재시뮬레이션, 피난시뮬레이션에 필수적인 기본데이터인 실물화재실험자료 등 많은 신뢰성 있는 데이터들을 구축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화재시뮬레이션이 신뢰성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초기화재의 크기 즉 열방출율(heat release rate)이 매우 중요한 데, 사실에 근접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제일 좋은 방법은 실물화재테스트인 것이다. 또한 성능위주소방설계를 수행하거나 평가할 때 필수적인 화재시나리오의 설정 시 많은 가정과 선택이 설계자의 판단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즉 검증되고 실력 있는 설계자의 역할이 법규위주의 설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요구된다. 따라서 성능위주소방설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현재 급격히 늘어난 소방관련학교의 졸업생들뿐 아니라 방화공학분야를 공부한 여러 전문가들도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될 것이다. 첨언하면 성능위주소방설계는 설계뿐만 아니라, 설계를 바탕으로 한 감리분야, 소방자재산업, 소방공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 가능하게 할 것이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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