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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소방안전 정보 뿌린 문체부

비상구 그림이 피난방향? 잘못된 정보로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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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 기자 | 기사입력 2016/12/22 [16:44]

엉터리 소방안전 정보 뿌린 문체부

비상구 그림이 피난방향? 잘못된 정보로 피해 우려

이재홍 기자 | 입력 : 2016/12/22 [16:44]
▲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정책브리핑에 게재한 카드뉴스. 피난구유도표지의 그림이 피난 방향을 가리킨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책브리핑 카드뉴스 캡쳐

 

[FPN 이재홍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정책브리핑(www.korea.kr)’ 사이트에 잘못된 안전 관련 정보를 게재해 논란을 낳고 있다. 분야 전문가들은 물론 주무부처인 국민안전처까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음에도 잘못된 정보가 수정되지 않고 있어 자칫 국민의 피해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7일 정책브리핑 내 정책플러스에 ‘그냥 지나쳤던 비상구 표지판! 그것이 궁금하다’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게재했다.

 

총 11장의 그림으로 이뤄진 이 카드뉴스에서 문체부는 비상구 표지판에 관한 일반 상식을 전하며 비상구를 잠가 놓거나 훼손하는 등 정상적인 비상구 안전규정을 방해하는 행위는 소방시설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포함됐다. 비상구 표지판 속 인물의 방향이 피난 방향을 가리킨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현재 비상구 표지판(정식 명칭: 피난구유도등, 피난구유도표지)에 관한 내용은 국민안전처 고시 국가화재안전기준 ‘유도등 및 유도표지의 화재안전기준(NFSC 303)’에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안전기준에서는 피난구유도등과 피난구유도표지에 대해 피난구 또는 피난경로로 사용되는 출입구를 표시해 피난을 유도하는 것이라고만 정의하고 있을 뿐 그림의 방향이 피난 방향을 가리킨다는 내용은 없다.

 

▲ 한국소방안전협회 건물에 설치된 피난구유도등. 그림의 방향은 왼쪽을 향하고 있지만 실제 외부로 나가는 피난구는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 이재홍 기자


실제 피난구유도등과 유도표지가 설치된 현장에서도 그림의 방향과 피난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방 분야의 한 관계자는 “유도등의 그림은 EXIT의 의미로 보면 된다”며 “단지 여기가 비상구라는 표시이지, 그림이 꼭 피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방향 지시가 필요한 경우에는 화살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카드뉴스를 접한 안전처 관계자 역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유도등의 인물 방향이 피난 방향을 가리킨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며 “자료 출처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안전처 관계자가 숙지한 9일부터 현재까지도 내용에 대한 수정 등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잘못된 정보를 자체 블로그에 스크랩하기도 했다. 정부부처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이창우 교수는 “기획 단계에서 전문가 자문은 거쳤는지 의문”이라며 “피난구 유도표지 그림은 수십 년간 통용돼온 국제적 약속인데 만에 하나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명 피해라도 발생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해당 부분은 한국표준정보망 공공안내그림표지 내용을 토대로 제작한 것”이라며 “국민안전처에 문의한 뒤 문제가 있다고 하면 수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재홍 기자 ho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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