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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현장 기술 나누고자 시작한 유튜브 ‘불타는 나방’, 동료들 응원에 힘이 납니다”

구독자 1만4천명 품은 소방 기술 일타강사 박자혁 강원 화천소방서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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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5/04 [10:00]

[Hot!119] “현장 기술 나누고자 시작한 유튜브 ‘불타는 나방’, 동료들 응원에 힘이 납니다”

구독자 1만4천명 품은 소방 기술 일타강사 박자혁 강원 화천소방서 소방장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6/05/04 [10:00]

 

“해마다 소방관의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수많은 교육이 있습니다. 그런데 조직 내에서 교육 관련 내용이 공유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부분이 참 안타까웠죠. 더 많은 대원에게 소방차량 조작법과 장비 운용 기술 등을 전수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소방차량 조작, 소방 장비, 화재진압 그리고 인명구조! 소방의 모든 것!

소방관 유튜브 No.1! 

완벽한 소방관이 되는 그날까지!’

 

마치 복서의 입장곡처럼 비장한 음악이 흐르고 화면엔 불길이 치솟는다. 좌측 상단엔 ‘불타는 나방 YOUTUBE’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이내 한 남성이 등장하며 자신을 ‘불타는 나방’이라고 소개한다. 바로 박자혁 강원 화천소방서 소방장이다.

 


박자혁 소방장은 특전사에서 4년 3개월 복무하다 중사로 전역했다. 제대 후 글로벌 다이빙 인증기관인 PSAI(Professional Scuba Association International) 자격을 취득해 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제2의 인생이 펼쳐지는 전환점을 맞는다.

 

 

“오랜만에 만난 군 선배가 인천국제공항에 자체소방대가 있는데 하는 일이 보람 있고 복지도 좋다며 지원서를 넣어보라고 권했습니다. 특수부대 출신이라 주위에 소방관이 많긴 했지만 소방 쪽 일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지원서를 넣었더니 덜컥 합격해버렸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약 5년간 구조대원으로 근무하며 ‘사람을 살리는 숭고한 가치’를 몸소 깨달았다. 이는 그가 소방관 제복을 입어야겠다는 꿈을 꾸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위급한 상황에 놓인 시민에게 직접 도움 주는 일을 해보니 굉장히 뿌듯하더라고요. 소방관으로서 더 책임감 있게 구조 활동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강원소방에서 운전경력 채용 공고가 나왔고 2017년에 합격해 소방관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소방은 그에게 잘 맞는 옷 그 자체였다. 박 소방장은 입직 1년 만인 2018년 강원도소방기술경연대회에 출전해 ‘최강소방관’ 분야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강원 고성 산불과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등 굵직한 재난현장을 경험했다. 2020년엔 철원에서 폭우로 고립된 주민 13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공적을 인정받아 2020년 ‘강원도 올해의 열정 소방인’ 5인, 2022년 ‘강원도 최고소방관’ 6인에 이름을 올리며 1계급 특진의 영예를 안았다.

 

이렇듯 그가 지나온 길을 들여다보면 마냥 순탄했을 것 같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운전 특채로 임용됐기에 소방차 운전 보직을 맡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 터. 막상 담당자가 되고 나니 그의 머릿속은 새하얘지고 말았다.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하다 소방펌프차 운전대원이 됐어요. 인천국제공항 소방대 시절 몰았던 구조 공작차와 소방펌프차는 전혀 다른 영역이기에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학습해야 했죠. 그런데 교재가 없고 체계적으로 배울 방법도 마땅치 않아 아주 답답했습니다”

 

화재현장은 발생 양상과 환경이 모두 제각각이다. 따라서 운전대원은 펌프 가동부터 방수, 중계방수에 이르기까지 수압과 유량을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고 여러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며 장비 운용법을 익혀 나갔다. 때로는 퇴근 시간을 미룬 채 늦은 시간까지 펌프차에 매달리기도 했다.

 

 

“어느 정도 펌프차 작동법을 익히게 되자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를 혼자만 알고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어 숙달이 늦어지면 국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박 소방장은 장비 운용법 등을 설명하는 영상을 촬영해 동료에게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채널명은 고민 끝에 ‘불타는 나방’으로 정했다. 빛을 보면 달려드는 ‘나방’과 화재현장으로 주저 없이 뛰어드는 ‘소방관’의 모습이 서로 닮았다는 생각에서다.

 

 

이렇게 수많은 현장에서 활약하던 그에겐 은밀한(?) 취미생활이 생겼다. 요즘 말로 ‘부캐’라고 할 수 있는 ‘유튜버’다. 그러나 촬영 경험이 전혀 없던 그에게 영상 제작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편집 기술을 잘 몰라 원테이크로 찍는 바람에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했다. 7~8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반나절 넘게 걸린 적도 있다.

 

“소방은 사용하는 장비가 워낙 방대한 데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 콘텐츠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촬영하고 편집하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편집을 배운 동료가 노하우를 전수해줬어요. 하나둘 영상을 생성하다 보니 자연스레 촬영도, 편집하는 기술도 늘었죠”

 

‘불타는 나방’은 각종 소방 장비 조작법과 로프 매듭, 차량 점검 등 현장 기술은 물론 인명구조사 등 자격 평가 노하우 영상까지 폭넓게 다룬다. 구독자는 1만4천명, 업로드된 영상은 무려 256개에 이른다. 누적 조회수는 320만회를 훌쩍 넘는다.

 

 

“단순히 소방관의 역량이 강화됐으면 하는 마음에 채널을 만들었는데 일면식도 없는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영상을 보고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채널 만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소방장은 채널에서 발생하는 수익 모두를 사회에 기부한다. 2021년 화천군 사회복지재단을 시작으로 2023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2025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원도지회에 각각 119만원을 전달했다. 

 

“채널을 만들 때부터 수익이 발생하면 소외계층이나 화재 피해를 본 분들께 환원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채널을 만든 계기가 소방관들의 기술 역량을 높여 국민 안전에 이바지하자는 데 있었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이 채널이 동료 간에 자유롭게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공간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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