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다소 추운 날씨 속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교육에 임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 세 명의 신규임용 서울소방공무원과 그들을 대한민국의 안전지킴이로 탄생시키기 위한 교육을 진행중인 백남훈 교수를 만났다.
발령 후 교육을 받는 현재의 소방공무원 교육이 올해 하반기부터 발령 전 교육으로 바뀌게 될 예정이라 이 세 명이 포함된 이번 84기 교육생들이 모인 교육장은 그동안 교육을 받지 못한 서울 소방공무원들이 함께 있어 다소 북적였다. 하지만 당당한 대한민국의 소방공무원이 되기 위해 힘든 교육도 마다하지 않고 성실히 훈련에 임하는 그들의 얼굴은 누구보다 경쾌하고 소방에 대한 강한 자부심들로 가득 차 있었다. 4주간의 교육을 통해 국민을 위한 투철한 봉사정신을 무장하게 될 새내기 소방공무원들과 그들을 이끄는 스승을 만나 솔직한 얘기들을 들어봤다. ◈새내기 소방관들의 참된 스승 - 서울소방학교 백남훈 교수
백 교수의 이러한 부드러운 모습은 그의 가르침을 받는 대부분의 교육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교육에 참여 할 수 있다는 주변인들의 평을 얻고 있다. 이날 백남훈 교수가 담당하고 있던 농연탈출훈련은 2명에서 3명을 1개 조로 나눠 체험장 안의 온도를 50~ 54도 정도로 맞추는 등 최대한 현실감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이뤄진다. 체험장 안의 연기는 가스가 아닌 피마자유를 압축해 살포 하는 것으로 인체에 전혀 해가 없도록 진행되며 백 교수는 "교육 환경이 많이 변해 교육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신경을 쓰는 교육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화재현장의 경우 유독사스 등에 인해 활동에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농연탈출 훈련은 온도와 주변 환경 등을 실제상황과 비슷하게 만들어 현장에서의 신속한 활동과 생명을 살리기 위한 중요한 교육이다. 백 교수는 "이런 모든 교육이 진행되는 순간에도 교육생들이 재교육에 들어오지 않고 현장에서 사고 없이 역량을 쏟아 부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소방학교는 물론 한명 한명의 교수들이 교육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 그는 “교육생들은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록은 별의미가 없다”며 “교육생들을 두둔하기 보다는 구조대원들과의 기록 차이는 경험의 차이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생들과 구조대원들과의 기록 차이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경험을 쌓아 실전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백 교수는 “소수의 교육생들은 교육을 수료하지 못할 경우 재교육에 들어오게 되기도 하지만 이를 불이익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현장에서의 활용성을 높이고 능력을 성장시키기 위한 절차로 생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84기의 분위기 메이커 - 안정민 소방사
그녀는 시민들의 수호천사이자 친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소방관이라고 굳게 믿는 대한민국의 소방관이다. 안 소방사는 “평상시 소방공무원에 관심이 있어 관련학과에 다녔고 공익이 우선되는 일을 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 지원 했어요”라며 소방공무원이 된 계기를 설명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 소방공무원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말하던 그녀는 “하지만 남성만이 할 수 있는 일 같은 건 없다고 봐요. 소방조직에서도 많은 여성 소방공무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잖아요”라며 직업에 금녀의 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녀는 “주변 분들이 뉴스에 나오는 화재사고와 소방공무원들의 업무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예방분야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어느 곳에서든 먼저 비상구를 눈 여겨 보게 됐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후 가장 많이 변한 것에 대한 그녀의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벌써부터 직업병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된다는 그녀는 “지금은 예방관련 업무를 맡고 있어 현장에 나갈 기회가 적어 아쉽지만 기회가 된다면 체력을 키워 꼭 현장 활동이 많은 구조대 근무를 해보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보였다. 지금은 예방관련 업무를 맡고 있어 현장에 나갈 기회가 적어 아쉽지만 기회가 된다면 체력을 키워 꼭 현장 활동이 많은 구조대 근무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소방관들에게는 외모만 여자로 보는 것 같아 서운하다면서도 여자로 봐주기보다 같은 동료로 대해줘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녀는 “체력적으로 좀 뒤처지는 게 사실이지만 중요한 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여성소방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해결사가 된 듯한 뿌듯함 느껴 - 전수빈 소방사 자신의 작은 힘이나마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데 기여하고 싶어 소방관이 됐다는 덩치에 어울리지
그에게 있어 소방공무원이 되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조심성’이다. 전수빈 소방사는 “일단 제복을 입는다는 점에서 전에 없던 소속감이 생겼고 어디를 가도 행동이 조심스러워 진다”며 “나 하나로 인해서 주변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그동안 무심코 지나치던 안전관리나 소방관 직무 등의 질문을 해온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소방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그는“국가가 국민에게 보장하는 안전 공공서비스로써 화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구조, 구급, 국가재난사태 등 국민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답변했다. 안정민 소방사처럼 앞으로 구조업무를 담당하고 싶다는 전수빈 소방사는 많은 업무 중 왜 구조 업무냐는 물음에“지금도 그렇지만 국민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해결사가 된다는 게 매우 뿌듯하다”며 즐거워했다.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자신도 이제 갓 소방에 들어온 새내긴데 무슨 당부냐며 손사래 치는 그를 간신히 설득해 “열심히 공부해 임용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체력인 것 같다”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듯한 조언을 얻어냈다. 그는 “많이 부족한 새내기 소방관이지만 좋은 스승과 선배들 아래서 열심히 보고 배워 대한민국 선진소방을 이끄는 소방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남에게 존경 받으며 일할 수 있는 것이 큰 매력 - 박상규 소방사 “처음에는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하려한다고 다들 걱정만 하셨죠. 근데 소방관이 되니 걱정의 시선들
학교 때부터 그저 소방관이 멋있어 보여 대학을 소방관련학과에 입학했고 소방 쪽의 다른 길이 있는 걸 알고도 굳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소방관에 지원했다는 박상규 소방사는 “남들을 돕는다는 뜻 깊은 일에 큰 매력을 느끼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남에게 존경 받으며 일할 수 있어 좋습니다”고 말해 현재의 소방관 생활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앞으로 구조 업무를 맡아보고 싶다던 다른 두 소방관들과는 달리 박상규 소방사는 “현재 구급 업무를 보고 있지만 구조와 경방 업무 등 많은 관련 업무를 접하고 싶습니다”라며 일에 대한 욕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처음 시작하면서 가졌던 헌신과 봉사의 정신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싶네요”라며 박상규 소방사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작은 변화만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때까지 대한민국 소방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며 소방공무원 6개월 차의 당찬 포부를 전했다. ![]() 김불 기자 fire@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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