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부모가 자리를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평생 화마와 싸우며 수많은 재난 현장을 겪어 온 나 자신도 어린아이들의 희생이 남겨진 화재현장의 모습은 쉽사리 잊히지 않는다.
주택에 화재가 발생하면 가연성 소재의 건축자재가 타면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나온다. 건물 전체로 연소 확대되는 시간은 4~5분에 불과해 무엇보다 신속한 대피가 중요하다.
기존의 소방안전교육은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 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요즘은 화재의 양상이 변하고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신속한 대피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화재 발생 시 먼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후 119에 신고하고 충분한 여력이 있을 때 소화기 등으로 진화해야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소방청에서는 ‘불 나면 대피 먼저’라는 슬로건을 소방안전교육이나 SNS,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최우선으로 홍보하고 있다.
‘신속한 대피’를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는 이유는 주상복합 건축물과 같은 복잡한 건물구조에서 대피하는 시간이 과거보다 길어져 가연성 건축 자재로부터 나오는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소방안전교육이 발달한 서구 국가의 경우 ‘대피 먼저’ 교육과 캠페인을 우리나라보다 일찍 시작했다. 호주의 ‘Get Out, Fire About’(대피하라, 준비하라), 미국의 대피도 그리기와 대피장소 확인하기, 영국의 ‘Make Home Escape Plan’(비상대피계획을 세워라), ‘대피한 다음 다시 들어가지 말고 999로 신고하라’라는 캠페인은 대피의 중요성을 강조한 예다.
불과 연기를 보면 비상벨을 누르거나 “불이야”라고 외쳐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신속하게 건물 밖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초기 화재진압 시도 또는 119에 신고하느라 대피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 화재는 초 단위로 상황이 달라지므로 다시 화재현장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 노인 등 재난약자는 상황을 불문하고 대피가 우선돼야 한다.
화재 발생 시 피난이 늦어져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더 이상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꼭 ‘불 나면 대피 먼저’라는 최우선 순위 행동요령을 기억하도록 하자.
송도소방서 신송119안전센터 소방경 정재필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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