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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칼럼] 아이폰 사이즈? 소방관 위치추적 시스템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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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기사입력 2021/01/19 [21:23]

[이건 칼럼] 아이폰 사이즈? 소방관 위치추적 시스템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4>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입력 : 2021/01/19 [21:23]

▲ 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우스터 (Worcester) 도시 냉동창고 건물화재로 순직한 6명의 소방대원  © Worcester Fire Fighters Local 1009


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한 도시 우스터 (Worcester)의 버려진 냉동창고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 이 화재는 노숙자가 사용하던 양초가 넘어지면서 시작됐다. 건축된 지 93년이나 된 이 건물은 소방시설은 물론이고 방화벽이나 창문도 없는 무방비 상태였으며 화재가 발생하자 건물 자체가 거대한 불덩어리로 변하게 된다.


73명의 소방대원이 출동해 화재진압 활동을 하던 도중 내부 복도가 무너지면서 6명의 소방대원이 매몰돼 결국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만다. 2004년에 나온 영화 ‘래더 49(Ladder 49)’은 바로 이 사고에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현장에서 소방대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파악하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 그 위치를 바탕으로 신속한 작전 수립이 가능하며 앞에서 언급된 우스터 소방대원 매몰사고와 같이 만약 소방대원이 부상을 당했을 때에도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오랜 시간 동안의 과제였다.


이런 필요성에 공감한 미 국토안보부 (DHS)와 미 항공우주국 나사 (NASA)의 제트 추진 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가 2014년 합동으로  ‘포인터 (POINTER)’라는 소방대원 위치추적 장비를 개발하게 된다.


포인터 (POINTER)는 ‘Precision Outdoor & Indoor Navigation & Tracking for Emergency Responders’의 앞글자를 딴 약자로 소방대원을 위한 건물 외부와 내부 정밀 위치추적 장치다.


통상적으로 건물 밖에서는 GPS를 이용해 소방대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강철이나 콘크리트로 된 건물 내부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소방대원들은 무전기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현장지휘소에 전달한다.


하지만 무전기만으로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소방대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아울러 공기호흡기 면체를 쓰거나 화학복을 입은 상태에선 무전기로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어렵고 그 신호 역시 건물 외부보다는 약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GPS나 무전기와 달리 ‘준정적 자계(magnetoquasistatic)’라는 파장을 통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안전한 현장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됐다.

 

▲ 한 연구원이 소방대원 위치추적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 Credit Paul Wedig/DHS-Science and Technology Directorate

 

합동 연구팀에 따르면 이 장비 개발을 위해 수년간의 테스트를 거쳤으며 최근에는 소방대원의 위치를 1m 이내까지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단계로 그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등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 안으로 상용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대원이 착용하게 될 수신기는 아이폰 11 모델과 비슷한 무게와 사이즈를 지니고 있으며 소방대원이 서 있는지, 누워있는지, 그리고 3층 미만의 건물 안에서는 어느 층에 위치해 있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 왼쪽은 포인터 장비 송신기, 오른쪽은 아이폰 11 사이즈의 포인터 장비 수신기  © Credit Paul Wedig/DHS-Science and Technology Directorate

 

현재 출시를 준비 중인 이 장비는 주택이나 창고 등 3층 미만 건물에서 활용이 가능하며 향후 3층 이상의 고층건물과 외부, 그리고 지하실 등의 환경에서도 정밀 추적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할 계획에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소방 역시 재해현장에 투입된 소방관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팔찌 형태의 장비를 개발ㆍ도입하기로 했다. 부피가 작고 손목에 채워 휴대가 간편한 장비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적합한 장비를 연구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지금의 우리 기술력이라면 현장 소방대원의 필요에 맞는 장비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다만 현장의 목소리가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잊혀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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