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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주수기법(Nozzle Technique)의 오해와 진실-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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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소방서 김준경 | 기사입력 2021/08/20 [10:00]

3D 주수기법(Nozzle Technique)의 오해와 진실- Ⅰ

서울 강남소방서 김준경 | 입력 : 2021/08/20 [10:00]

 

화재대응능력 1ㆍ2급 과정을 교육받았거나 몇몇 소방학교에서 운영하는 실화재 훈련과정에 참여해 본 소방관들은 숏-펄싱(Short Pulsing)이나 펜슬링(Penciling) 등의 주수기법이 어색하지 않을 겁니다.

 

이 영문 이름을 가진 주수기법은 화재대응능력 1ㆍ2급 실기 평가표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단순히 관창을 여닫는 행동과는 다르게 관창 각도와 주수 각도, 개폐 시간 등 여러 변수가 포함돼 있죠. 그래서 실제 평가 때 관창 조작 실수로 해당 항목에 점수를 획득하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화재대응능력 평가를 통해 또는 화재 관련 영상이나 자료를 찾아보다가 CFBT 교육 훈련 영상에서 이런 주수기법을 접해보신 분들이 꽤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대부분 펄싱(Pulsing) 주수기법 효과에 매료돼 빠져들곤 하는데요. 이번 호에선 이 3D 주수기법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펄싱 주수기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간단하고 쉬운 것 같으면서 은근히 까다로운 주수기법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떤 이득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 현장에서 적용하기 위해 어떤 점을 이해하고 주의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리뷰하는 형식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펄싱(Pulsing) 주수기법

 

펄싱 주수기법은 방어적인 주수기법으로 분류됩니다. 그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관창 조작기술이 아니라는 걸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연기 층에 주수해 현장의 열기를 낮춰 진입한 소방대원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화재 이상 현상이 발생하는 걸 늦춰줍니다. 또 연기 층의 온도를 내려 중성대를 높이고 현장 활동의 난이도를 낮추는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유럽식 화재진압 기법의 정수라고도 표현하는데 화재 현장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내부 상황을 안정화하는 도어 엔트리 절차(Door Entry Procedure)에도 활용됩니다. 다른 화재진압 방법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CFBT만의 연기 냉각 기술입니다. 이미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주수기법이니 중요한 것들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현재 화재대응능력 평가의 펄싱 주수기법은 문제가 있습니다. 본래의 주수기법과 다르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고 계시는 분도 많을 겁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거론하려면 먼저 관창(Nozzle)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 [표 1] 숏 펄싱을 통한 Gas Cooling 평가표(Gas Cooling을 위한 효율적인 주수기법을 찾아서 Vol.2(경기 안산소방서 최기덕/2020.10.20., www.fpn119.co.kr/145018))

 

위 표는 <119플러스> 2020년 10월호에 경기 안산소방서 최기덕 부장님이 기고한 ‘Gas Cooling 위한 효율적인 주수기법을 찾아서 Vol. 2’에 나온 Gas Cooling 평가표입니다.

 

이 표와 현재 우리가 하는 화재대응능력평가의 펄싱 주수기법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 [그림 1] S 사의 피스톨 관창

우리나라는 S 사의 피스톨 관창의 오작동을 이용해 주수하고 있습니다. 전국 진압대 공통 보유장비로 평가 기준을 마련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궁여지책을 찾아 평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관창은 우리나라 진압대에서 주력으로 사용하는 관창 중 하나입니다. 이 관창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CFBT에서 가르치는 3D Nozzle Technique를 구현하기엔 기능상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많은 소방학교에서는 S 사 피스톨 관창과 더불어 Gas Cooling 평가표에 부합하는 기능을 가진 관창을 구매해 교육에 비교ㆍ활용하고 있습니다.

 

펄싱 주수가 가능한 관창과 불가능한 관창의 특성과 차이점에 대해선 각 소방학교의 유능한 교수, 교관님들에 의해 원활한 교육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관창의 오작동까지 활용하며 위 평가표에서 얻고자 하는 점은 물방울 크기(Droplet Size)입니다. 직사주수 쪽으로 노즐팁을 끝까지 돌려 주수하게 되면 평가표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0.3±0.1㎜ 크기의 물방울이 주수됩니다. 하지만 관창선단에서 나가는 주수각도(Cone Angle)는 15° 정도로 측정됩니다. 이 15°의 주수각도는 평가표상 매우 효과적이지 않은(Poor/Less than 25%/Not yet competent) 각도죠.

 

평가표상 가장 효율적인 주수각도는 45°입니다. 분무 각도가 45°일 때 가장 효율적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S 사 피스톨 관창으로 평가표상 주수각도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45°로 펄싱하면 물방울이 3㎜ 이상으로 최적의 효율을 내는 0.3㎜의 최소 10배가 넘는 크기로 분사됩니다.

 

따라서 뜨거운 연기 층에 주수돼도 원활히 증발하지 않고 대부분 바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이는 펄싱 주수기법의 효과와 목적을 전혀 달성할 수 없는 방법이라 차선책으로 물방울 크기를 선택하고 주수각도를 포기하는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효과적인 주수각도를 확보하고자 연속적으로 세 번 펄싱해 15°+15°+15°=45°를 맞추는 방법으로 평가를 진행합니다.

 

이 S 사 관창을 CFBT 훈련시설에서 활용하면 평가표에서 말한 대로 어느 정도 조건을 맞췄으니 효과가 있을 거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훈련 진행이나 컨트롤이 어려울 정도로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주수의 직진성이 너무 강해 연기 층에서 증발하기 전 천장 표면에 닿아 연기 냉각 효과 보단 표면 냉각 효과를 가져옵니다. 연기의 냉각 속도는 매우 느린데 화점으로부터 지속해서 나오는 열방출율 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화재 성장 그래프를 안정화시키기 어렵습니다. 이는 교관과 교육생의 안전에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펄싱의 주목적인 연기층 냉각효과는 미미하고 천장부 표면에 국한돼 냉각(국내 S 사 관창을 활용한 펄싱)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관창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용도와 특징이 다른 것임을 밝힙니다.

 


이 CFBT 훈련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화재 현장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난이도가 높은 훈련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각 시ㆍ도에 CFBT 훈련시설 설치가 추진되는 요즘 훈련 장비도 적합하게 도입돼야 함은 분명합니다. 본래 교육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보건안전규정, 훈련시설(형태, 크기 등), 장비(관창, PPE 등)가 한 묶음으로 같이 도입돼야 합니다.

 

그래야 교육의 목적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진압대원들의 선택권 또한 넓어지게 됩니다. 예산상 또는 인증의 문제 등으로 효율이 떨어지거나 효과가 없는 장비로 대체해 굳이 시행착오를 스스로 만들면서 위험을 끌어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효과적인 0.3㎜ 크기의 물방울을 주수할 수 있는 관창을 이용한 펄싱의 연기 냉각효과(해외 P 사 관창)

 

 

CFBT 훈련 시 정상적인 주수기법을 활용해 훈련했을 때 내부 온도 그래프

 

현재 펄싱 주수에서 우리가 범용으로 사용하는 관창의 문제가 무엇인지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장비(관창)를 기준으로 설명해 드렸는데요. 다음 호에선 훈련시설과 관련한 펄싱 주수기법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강남소방서_ 김준경 : graydust@naver.com / graydust119@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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