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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119] 강릉 석란정 화재 현장의 영웅 이영욱ㆍ이호현 소방관

김진태 스토리텔러 | 기사입력 2022/09/20 [10:00]

[리멤버 119] 강릉 석란정 화재 현장의 영웅 이영욱ㆍ이호현 소방관

김진태 스토리텔러 | 입력 : 2022/09/20 [10:00]

소방공무원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를 기억하는 일.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첫걸음이지 않을까요?

 

<119플러스>가 순직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와 함께 순직소방관의 이야기를 지면에 담으려고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강릉 석란정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영욱ㆍ이호연 소방관의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그들의 일대기 속으로 떠나보시죠.


 

소속: 강원도 강릉소방서 

계급: 소방경

성명: 이영욱

1958년 10월 14일 광주광역시 출생

~2017년 9월 17일 강원 강릉시에서 순직

소속: 강원도 강릉소방서

계급: 소방교

성명: 이호현

1990년 7월 29일 강원 강릉시 출생

~2017년 9월 17일 강원 강릉시에서 순직




 

 

 

 

 

 

 

 

 

 

 

 

 

 

 

 

 

 

 

 

 

석란정(石蘭亭)은 1956년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변에 세워진 기와지붕에 높이 10m, 면적 40㎡의 목조건물로 지역 문인들이 사용하던 정자다. 2017년 이 정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 두 명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수사를 벌인 경찰은 방화와 자연발화 등 다양한 가능성만 제기할 뿐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확한 화재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7년 9월 16일 오후 9시 43분께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던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는 석란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동료들과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10여 분 만에 화재를 진압한 그들은 센터로 복귀했다.

 

하지만 6시간 뒤인 17일 오전 3시 51분께 화재가 재발화하자 다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불길을 먼저 잡고 주위를 살피던 중 건물 내 정자 내부 바닥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 걸 확인했다. 그곳에서 불기운을 감지했다.

 

이영욱 소방관은 잔불 제거를 위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바닥을 뜯어낸 뒤 물을 주수해 나무로 된 바닥의 불길을 잠재우려고 했다. 당시로선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 임용된 지 8개월밖에 안 됐던 이호현 소방관은 정년을 앞둔 이영욱 소방관을 아버지처럼 따랐다. 

 

작업은 계획대로 진행됐다. 바닥을 뜯어 물을 주수하는 것까지도 성공했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두 소방관은 밖으로 나가기 위해 출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순간 ‘쾅’ 하는 굉음이 울리면서 벽과 천장이 한꺼번에 무너졌고 굵은 기둥과 기왓장 더미가 두 소방관을 덮쳤다. 

 

당시 사고를 목격한 동료 소방관들에 의하면 보통 건물이 무너질 때는 기우뚱하거나 갈라지는 소리가 먼저 난다. 그런데 그날따라 아무런 전조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손쓸 겨를도 없이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두 소방관에겐 각각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고 ‘LG 의인상’도 수여됐다. 영결식은 강원도장(葬)으로 진행됐으며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공무원 묘역에 안장됐다. 이듬해 강릉경찰서는 석란정이 있던 그 자리에 두 순직소방관의 추모비를 세웠다. 

 

이 사고 이후 전국 모든 소방관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전환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그리고 지난 2020년 4월 1일 이 같은 일은 현실이 됐다. 

 

고 이영욱 소방경은 1988년 서울 성동소방서에서 소방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 강릉소방서로 자리를 이동해 2019년 7월부터 경포119안전센터 화재진압 팀장으로 근무했다. 30여 년을 일선 소방관으로 근무한 그는 정년을 1년 앞두고 있었다. 

 

동료들이 기억하는 그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었다. 긴박한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늘 차분하게 후배들을 이끌며 화재를 진압하던 선배였다. 주변에서 “말년인데 몸 생각하라”고 말려도 그는 사이렌이 울리면 가장 먼저 장비를 챙기며 가장 앞에 서는 든든한 소방관이었다. 

 

부인과는 금실이 좋아 ‘잉꼬부부’로 소문이 자자했다. 평소 재치가 넘쳐 늘 가족을 즐겁게 해주던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그러면서도 남에게 싫은 소리, 화 한 번 내지 못하는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치매로 요양 중인 노모의 병간호를 위해 서울에서 강릉으로 근무지를 옮겨 쉬는 날이면 빠짐없이 말벗이 돼주는 효자였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연숙(62) 씨와 아들 이인(40) 씨가 있다. 이들은 현재 강원도 원주시에 거주 중이다.

 

고 이호현 소방교는 2017년 1월 9일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다. 강릉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에 입대했다. 전역한 후엔 강원도립대학교 소방환경방재과에 편입해 소방관 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나중에 결혼한 뒤 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 소방관이 되고 싶다”며 소방관의 꿈을 키웠다.

 

소방 경력 특채 시험에 합격한 뒤 소방학교를 거쳐 2017년 1월 그는 드디어 자신이 소중하게 간직해왔던 꿈을 이루게 됐다. 소방공무원으로 임관한 그의 첫 근무지는 바로 경포119안전센터였다.

 

소방관이 된 후에도 “남을 도우면서 일할 수 있는 이만큼 자랑스러운 직업이 어디 있냐”고 친구들에게 자랑할 정도로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이 컸다. 

 

그는 자기관리에도 누구보다 철저했다. “남을 구해야 하는 소방관은 체력이 필수”라면서 하루도 빼지 않고 운동을 했고 술과 담배도 멀리했다. 경력을 쌓아 장차 화재조사 전문가가 되겠다는 포부도 가족들에게 밝혔다. 

 

이호연 소방관에겐 결혼을 약속한 동갑내기 여자 친구가 있었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계절별로 사진을 찍어 놓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이때의 사진이 영정이 돼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으로는 부친 이광수(60) 씨가 있다. 그는 지금 강릉시에 거주하고 있다.

 

글_ 김진태 스토리텔러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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