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천상 현장 대원의 소방장비 ‘REAL’ 사용기] “공기층으로 더욱 안전하게”… 세 겹 방화두건

광고
서울 강남소방서 천상욱 | 기사입력 2023/05/19 [09:40]

[천상 현장 대원의 소방장비 ‘REAL’ 사용기] “공기층으로 더욱 안전하게”… 세 겹 방화두건

서울 강남소방서 천상욱 | 입력 : 2023/05/19 [09:40]

개인보호장비 중 가끔 그 중요성을 망각하는 장비가 있다. 바로 방화두건이다. 방화두건은 화재진압, 인명구조 활동 시 불꽃이나 열, 이물질 등으로부터 소방관의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장비다. 

 

그런데 소방관 대부분이 방화두건의 중요성을 잘 체감하지 못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방화두건을 착용하지 않는 대원도 많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다. 미착용 시 그 피해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장비기 때문이다.  

 

방화두건의 소재는 홑겹으로 시작해 계속 발전해왔다. 장비를 개선시키겠다는 의지보단 현장 대원의 부상이 이유가 됐다. 홑겹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두 겹, 그리고 원단 사이에 공기층을 형성하는 세 겹까지 소재가 개발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 리뷰할 장비가 바로 세 겹 방화두건이다. 

 

과거 방화두건이 없던 시절에는 귀가 화재 현장에서 길잡이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귀가 뜨거워진 쪽이 화점 방향이고 귀가 차가워지면 화점 반대 방향’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젠 열화상카메라 등 그 역할을 대신하는 첨단 장비가 대거 등장했다. 귀로 방향을 탐지하는 시대는 지난 셈이다.

 

방화두건은 귀를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목과 턱 등 상당히 넓은 부분을 보호해준다. 활동 중 안면부 화상이 발생하면 필연적으로 성능이 낮은 방화두건을 착용했거나 착용하지 않았을 때다. 

 

실화재 훈련과 교육에 참여하다 보니 필자는 다양한 종류의 두건을 착용해 볼 기회가 많았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번 호에 리뷰하는 방화두건이 필자가 착용해 본 두건 중 성능이 제일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 훈련 전 착용한 모습(경북소방학교)

해당 제품은 라지(L)와 미디엄(M)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주황색 봉제선이 라지, 회색 봉제선이 미디엄이다. 무게는 라지 제품이 10g 더 무겁지만 체감이 될 정도는 아니다. 

 

처음 두건을 착용하면 귀와 목 부분에 자연스럽게 공기가 들어가는 공간인 공기층이 형성된다. 두건을 착용했을 때 귀 부분에 방화두건이 직접 닿거나 크기가 작아서 조이는 듯한 느낌은 없다. 

 

다만 두상 크기에 따라서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으니 개인 두상에 맞춰 착용할 필요는 있다. 두상이 큰데 미디엄을 착용한다면 장비가 의도했던 공기층 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단 부분은 상당히 넓고 길게 제작돼 있다. 착용 후 활동하거나 목을 자주 움직여도 방화복에서 빠져나오는 경우가 없다. 특히 원단도 상당히 부드러워 매우 편했다.

 

필자가 해당 두건을 착용하고 실화재 훈련에 임했을 때 목이나 귀 부분에 열감을 느꼈던 적은 없었다. 오히려 장갑을 착용한 손이나 어깨, 발가락 쪽 열감이 심해 훈련장 밖으로 이동한 적은 있었지만 귀나 목 부분이 뜨거워 훈련장 밖으로 이동한 경우는 없었다.

 

이 두건을 착용하고부터 목이나 귀 부분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다. 다만 유일하게 걱정됐던 건 ‘내가 잘 착용하고 있는 건가’였다. 성능이 아닌 착용법에 대한 스스로의 걱정이었다.

 

실화재 훈련장에서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목 움직임이 상당히 많다. 전방의 불을 봐야 하고 상부의 연기층, 후방에 위치한 교육생과 문의 여닫음 상태 등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확인해야 할 요소가 상당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 방화두건의 하단 부분은 상당히 넓고 길게 제작돼 단 한 번도 방화복에서 이탈한 적이 없다.

 

▲ 왼쪽부터 훈련 전 착용한 모습(서울), 착용 후 진입한 실제 현장

 

▲ 위 사진을 보면 상당히 두껍게 위치하는 걸 볼 수 있다(면체 착용 전 방화복 위로 말아놓은 모습).

성능만큼은 최고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보호 성능이 우수하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문제가 있다. 바로 두께다.

 

복사열을 막기 위해 두껍게 제작되다 보니 여름철엔 좀 덥다. 또 면체를 쓰지 않았을 땐 방화복 위로 두건을 접은 상태에서 착용하는데 목이 두꺼운 사람은 이렇게 유지했을 때 목이 졸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다.

 

만약 필자에게 ‘여름엔 더우니 이 두건을 착용하지 않을 거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오’라고 답할 거다. 실화재 훈련에 임하다 보면 방화두건의 소중함을 몸소 깨닫게 된다.

 

‘실화재 훈련장이 제일 뜨거운 상황이냐’고 물으면 답은 역시 ‘아니오’다. 실화재 훈련장의 열 방출률은 실제 화재 현장에서 나오는 열 방출률에 미치지 못한다.

 

언제 어디서 그런 현장을 마주칠지 모르는 필자로선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이 방화두건을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해당 두건은 외국산도 아니고 국내 업체가 출시한 제품이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KFI 인정을 획득해 인증에 대한 문제도 걱정 없다. 

 

귀는 사람의 몸 중 체온이 가장 낮다. 따라서 열을 가장 빨리 느끼는 부위기도 하다. 과거 방화두건과 열화상카메라 같은 장비가 없던 시절 방향키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귀뿐만 아니라 안면부와 목은 화재 현장에서 제일 잘 보호해야 하는 곳이다. 화상의 경우 치료과정이 길고 힘들다. 문제는 심할 경우 흉터를 남긴다는 점이다.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상당히 뜨거운 현장에 출동한 경험이 있다면 방화두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방화두건 없이 현장에서 뜨거움을 느끼고 왔다면 화상을 입었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개인적으로 장비는 단 한 번의 순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선 아무도 개인의 안전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정년 퇴직 직전까지 이런 장비의 필요성을 느끼는 현장을 마주하지 못해 착용을 등한시하다 정년 퇴직 바로 전날 마주해 화상을 크게 입을 수도 있다. 

 

아무리 덥고 불편해도 해당 두건, 아니 방화두건을 꼭 착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잠깐의 편안함에 속아 평생의 흉터나 치료를 얻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줄평

잠깐의 편안함에 속지 말자.

 

본 리뷰는 개인적인 궁금증 해소를 위해 사비로 구매한 장비를 직접 사용한 후 작성된 것으로 리뷰를 작성한 소방공무원은 관련 기업과 일체의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서울 강남소방서_ 천상욱 : peter0429@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이수열의 소방 만평] 완벽한 소방시설을 무너뜨리는 ‘이것’
1/7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