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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기업] 50년 이상 제조 노하우로 질식소화덮개 만드는 (주)원풍

고순도 실리카 사용해 내열성 높이고 더블 폴딩 기법으로 손실은 최소화
서승민 대표 “국내 소재 생산전문 기업으로 세계시장서 인정받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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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4/10/10 [10:18]

[여기 이 기업] 50년 이상 제조 노하우로 질식소화덮개 만드는 (주)원풍

고순도 실리카 사용해 내열성 높이고 더블 폴딩 기법으로 손실은 최소화
서승민 대표 “국내 소재 생산전문 기업으로 세계시장서 인정받는 게 목표”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4/10/10 [10:18]

▲ 서승민 원풍 대표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최누리 기자

 

[FPN 최누리 기자] =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기차는 화재진압이 어렵다. 산소 없이도 1천℃ 이상 온도가 치솟는 비가역적 온도 상승, 이른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 때문이다. 1개 배터리 셀에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주변 셀로 열이 전이되면서 연쇄적인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관련 화재 역시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충전시설 의무 대상이 확대되면서 화재 위험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방에서도 고민거리가 늘었다. 특히 건축 시장 변화에 따라 건축물이 대형화ㆍ복잡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나면서 차량 880대 이상이 그을음 등의 피해를 입었다. 많은 거주자는 이재민 신세가 됐다.

 

전기차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소방은 질식소화덮개 등을 이용해 대응하고 있다. 불연성 재질로 제작된 질식소화덮개는 불이 난 차량을 덮어 공기 유입을 차단해 화재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한다. 최근엔 소방에서 기본규격을 만드는 등 정식 장비로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질식소화덮개를 출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주)원풍(대표 서승민, 이문희)은 50년 이상 쌓아온 산업용 소재 기술력으로 질식소화덮개 시장에 뛰어든 기업이다.

 

산업용 고분자 화합물 원단을 제조하는 원풍이 소방분야에 진출한 건 2년 남짓이다. 하지만 광고용 원단과 산업용 자재 시장에선 잔뼈가 굵다.

 

원풍이 개발한 질식소화덮개 ‘FIRE KOVER’는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전기차 특성까지 고려해 설계된 제품이다. 일회용과 다회용으로 나뉜다. 이들 제품에는 특수 코딩이 입혀져 각각 800℃와 1600℃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을 만큼 열에 강하다. 

 

크기는 8, 세로 6m, 무게는 약 26㎏으로 성인 둘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다회용의 경우 최대 30회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실리카(유리섬유, SiO2) 함량이 90% 이상인 고순도 원단 소재를 사용해 내열 성능을 높였다. 원단을 이어 붙이는 중간 재봉에는 아라미드 재봉사를 사용했다. 두 개의 원단을 이어 붙인 더블 폴딩 기법은 불과 열이 직접 닿는 부위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이로써 질식소화덮개 본연의 기능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원풍 측 설명이다.

 

▲ 원풍이 개발한 질식소화덮개 ‘FIRE KOVER’  © 원풍 제공

 

원풍에 따르면 이 장비는 제품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FITI시험연구원과 한국분석시험연구원에서 각각 가스 유해성ㆍ내열시험 등을 거쳤다. 내열시험의 경우 1400℃ 고열에 20분간 노출했을 때 제품이 용융되지 않아야 한다. 가스 유해성 검사는 실험용 쥐의 행동 정지 시간이 9분 이상 나와야 통과한다.

 

서승민 대표는 “오랜 세월 쌓아온 산업용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이어온 결과 수십 개의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질식소화덮개 역시 그간의 기술이 적용된 결과물로 호텔과 관공서, 아파트단지, 전기차충전소 등 다양한 현장에 납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973년 설립된 원풍은 가방과 의류용 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1983년 국내 최초로 핫멜코팅(Hot Melt Coating) 방식의 산업자재(타포린)를 생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그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붕재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열가소성 폴리올레핀 시트 지붕방수제 ‘슈퍼가드(SuperGuard)’를 국내에서 처음 만들기도 했다. 

 

또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TPO와 TPU, EVA 등의 환경친화적 소재를 활용한 광고용 원단, 산업용 자재를 개발하고 100% 기계적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신소재에 대한 국내외 특허를 획득했다. 현재는 관련 제품을 60개 이상 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원풍이 산업용 원단 시장에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었던 건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때문이다. 1988년부터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 중인 원풍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폴리아크릴로니트릴계 탄소 섬유를 이용한 화재진압용 질식소화포’와 ‘화재진압용 질식소화포 및 그의 제조방법’ 등 특허기술 대부분이 모두 이곳에서 출발했다. 현재까지 획득한 특허만 26건에 달한다. 이중 질식소화포 관련 국내 특허는 3건, 일본 특허는 1건이다.

 

다양한 기능성 원단 등을 개발한 원풍은 전 제조공정을 스마트 팩토리로 설계해 제품 결함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능성 원단에 특화된 자체 설비를 이용해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건 국내에서 원풍밖에 없다.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원풍은 독일에서 운영 중인 질식소화덮개 표준인 BS EN 1869:2019 등 유럽 기준에 맞춰 20분에서 2시간까지 내구성 시험을 진행한다.

 

서 대표는 “‘수출을 통해 국가에 이바지하자’란 창업이념에 따라 국내 소재 전문 생산기업으로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고객 맞춤 관리와 분석으로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친환경 소재 개발과 원단 재활용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승민 대표는 질식소화덮개 품질 향상과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인증기준을 서둘러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그는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해외 제품이 국내에 공급되고 있지만 이런 제품은 시장 니즈를 반영하기 어렵고 사용자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제조기업은 시장과 소통하면서 품질 향상에 집중하지만 해외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해 결국 저품질 제품이 시장에 유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 등 선진국에선 질식소화덮개 규격을 적극 도입하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기준을 마련해 고품질 제품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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