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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맴(near-hanging) 사고에 따른 뇌손상, 바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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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남부소방서 박윤택 | 기사입력 2020/02/26 [13:10]

목맴(near-hanging) 사고에 따른 뇌손상, 바로 알자!

경기 수원남부소방서 박윤택 | 입력 : 2020/02/26 [13:10]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 그 수가 10만 명 당 평균 25.6명에 달할 정도다. 이는 OECD 평균인 12.1명 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다. 자살이라는 이 안타까운 마지막 현장에는 소방관이 늘 함께하고 있다.


소방관은 그 현장에서 처참한 모습을 보기도 하고 절제절명의 순간에서 구조의 손길을 내밀어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자살 출동 중에서도 목맴 사고는 가장 빈번한 일로 꼽힌다. 이 목맴과 관련된 용어는 간혹 구급대원들로 하여금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령 끈 등을 이용해 스스로 목을 맸다면 ‘교사’라 하고 타인에 의해 목을 매 사망했다면 ‘교살’이라 칭한다. 이런 용어들은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라도 꼭 사고의 유형에 따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1. 교사(끈 조름, Ligature strangulation): 끈을 체중 이외의 힘으로 졸라 목을 압박해 사망에 이르는 것
2. 액사(손 조름, Manual strangulation): 끈 이외의 것(주로 손)을 이용해 목을 졸라 사망에 이르는 것
3. 의사(목맴, Hanging): 목에 두른 끈을 체중 또는 그 일부의 힘으로 졸라 목을 압박, 사망에 이르는 것

▲ [그림 1-1]목 압박 질식사의 종류

 

▲ [그림 1-2] 교사현장에서 감별해야 하는 것들 

자살 현장 속, 구급대원 역할은…

자살 현장에서는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구급대원으로서 실제 경험했던 사례들은 목맴(Hanging)사고가 불러오는 뇌손상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곤 한다. 현장대원이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아파트 난간에 머리가 걸린 채 매달려 있던 환자와 샤워기에 목을 맨 상태로 구조된 환자는 실제 필자가 이송했던 환자들이다. 다행히 생존을 했으나 이송 중 뇌손상을 보였고 그 예후가 나쁘지 않아 한달 이내 퇴원(CPC1)을 했다.


이 두 사람 모두 구조 후 의식변화(통증반응)를 보였고 중증의 호흡곤란증(Sp02 85%, RR15회/min)을 보여 휴대용산소 소생기로 호흡을 보조해 주면서 급히 이송하던 중 각각 10분 정도 지난 무렵 갑작스런 발작 증세를 나타내 매우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당시 환자들은 목을 매고 있을 때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Hypoxia Brain Injury)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는 목맴 사고와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 병원 전 단계에서 적절한 중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구급대원은 현장 도착 시점부터 현장을 파악(타살의 가능성 확인)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손상의 유형과 정도 그리고, 범죄와의 연관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 가족이나 경찰 등 첫 발견자가 끈을 풀어 놓았다면 어떻게 매달려 있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묶은 끈의 종류는 환자의 생명지연에 많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신체 일부가 바닥에 닿아 있거나 묶은 끈이 굵은 베(쿠션이 있는 재질) 종류라면 목의 후부나 측부로 순환이 일부 가능해 환자의 사망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속하게 줄을 해체해 감긴 줄을 풀어주고 필요시 목 고정도 고려할 수 있으나 기도관리가 우선시 된다.

뇌손상, 제대로 이해하자

목맴 손상은 보통 공기흐름장애, 목정맥 폐쇄, 목동맥 폐쇄 그리고 화학수용기(Baroreceptor)의 직접적인 압박으로 부정맥(심정지)이 발생하기도 한다.


목맴에 의한 뇌손상은 저산소혈손상, 뇌경색, 뇌실질내출혈, 지주막하출혈, 가역적후뇌병증 등의 후유증을 나타내기도 하며 그 중에서도 심각한 저혈량증은 뇌세포의 저산소화로 뇌부종을 유발한다.


뇌부종은 뇌의 내부적 또는 뇌외적인 영향으로 세포 사이질(세포간질조직)에 비정상적으로 수분 함량이 증가해 뇌조직의 용적(Volume)이 증가한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뇌부종은 머리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따라 경미한 손상이나 다른 부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 임상적인 증상이 없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손상 범위에 따라 두개내압 상승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성인의 두개강 내 차지하는 비율(전체 1700mL)은 뇌실질 1400mL 80%, 뇌척수액 150mL 10%, 혈액 150mL 10% 인데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 용적(Volume)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두 가지의 부피가 감소되며 인체는 압력의 증가를 보상하게 된다.


이 반응이 적절하지 못한 것을 ‘뇌압상승’이라 하는데 이는 뇌관류압의 감소로 이어져 결국 뇌허혈에 의한 뇌손상을 불러온다. 뇌부종은 발생기전에 따라 혈관인성 뇌부종, 세포독성 뇌부종, 허혈성 뇌부종과 세포간질 뇌부종으로 나눌 수 있다.


‘혈관인성 뇌부종’은 뇌종양, 뇌농양, 머리외상 및 뇌졸중에서 흔하며 모세혈관의 투과성이 증가돼 혈장 여과액이 세포 사이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형태다.
‘세포독성 뇌부종’은 뇌세포의 저산소증, 허혈증에서 흔히 발생한다. 뇌세포들의 세포막 손상이 원인이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ATP-의존성 나트륨 펌프가 고장(세포 내 에너지 부족으로 전해질 평형을 유지하던 세포막의 나트륨펌프 활성감소)나서 나트륨이 세포 내로 이동하게 되고 이에 따라 수분이 나트륨을 따라 세포 내로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혈관인성 뇌부종과 달리 세포 외 공간의 수분이 고갈되는 부기(종창, swelling)상태가 돼 세포 사이 공간이 상당히 좁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현장 중재와 환자이송, 어떻게 해야 할까

의식이 있는 상태인가. 그렇다면 산소포화도 측정과 환자가 호소하는 호흡곤란증 유무에 따라 적절한 산소제공을 해야 한다. 만약 의식변화와 함께 생체징후에 이상이 있다면 전문기도술과 수액요법을 위한 의료지도를 받아야 한다.


응급의료센터급(지역에 따라 응급의료기관) 이상 병원에 사전 통보 후 이송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명백한 목 손상의 증거(완전 목맴 상태로 수직 추락의 증거)가 없다 해도 이송 중에는 차량 흔들림에 따른 2차 손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척추 고정은 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허혈성뇌부종? 언급은?

‘세포간질 뇌부종’은 수두증(Hydrocephalus)에서 뇌실의 압력이 상승될 때 정수압 차이로 뇌실막을 통해 뇌척수액의 수분이 뇌실질 주변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역행성 유입(transependymal flow)으로 발생하는 부종을 말한다.

 

▲ [그림 1-4]뇌 부종의 분류와 원인  

즉 뇌세포가 죽어가면서 세포 성분이 세포 외 공간으로 빠져 나와 세포 외 공간의 삼투압이 높아지고 세포 외 수분량이 증가한다. 또한 세포괴사의 결과로 생긴 세포성분의 이화물질(catabolic products)과 뇌혈관장벽을 구성하는 세포들이 파괴돼 혈장 단백질에 대한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는 혈관인성 부종의 발생으로 세포 외 공간의 삼투압이 더욱 높아져 뇌부종이 가속화되기도 한다.

 

환자 평가와 중재 과정이 관건!

목맴 사고로 인한 저산소증은 뇌부종을 발생시키고 뇌부종 그 자체가 두개내(Cranial)로 유입되는 혈류의 흐름을 방해시킨다. 이는 뇌허혈 증상이 발생되는 원인이다.


목맴 사고에서 실제 경험한 발작 증세는 뇌부종의 원인에서 알 수 있듯이 비정상적 신경분비물들에 의해 대사 장애가 생겨 비정상적인 전기흐름을 유발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병원 전 단계에 있어 질식사고 환자를 평가하고 중재하는 과정은 그만큼 환자 예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뇌손상이 의심되는 경우 혈압관리와 산소공급, 그것은 사람을 살리는 지름길과도 같다.


사고기전과 환자가 나타내는 임상적 상태를 면밀히 평가해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 그것이 우리 구급대원의 역할이다.

 

경기 수원남부소방서_ 박윤택
자료출처 : 한국형 병원 전 시나리오 외상편 참조(2006.5. 한미의학)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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