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말 밀양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80대 노모와 60대 아들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화재를 언급하는 일이 필자의 마음을 끝없이 무겁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 옮기는 건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깊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날의 화재는 이렇다. 60대 아들 부부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다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모두가 잠든 늦은 밤이었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방문을 열었을 때 예상하지 못한 불꽃이 번져 나오는 것을 느끼고 부부는 잠든 노모를 깨워 경황없이 집 밖으로 탈출했다.
밖으로 나온 부부가 정신을 차렸을 땐 노모가 집안에서 미처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60대 아들은 망설임 없이 집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 후 노모와 아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소방청 화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최근 8년간 전체 화재 중 주택 화재는 약 16.2%의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37.5%가 주택에서 발생했다.
필자가 가장 안타까운 건 주택에 주택용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었더라면 화재를 더 일찍 발견해 함께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란 점이다.
지난달 밀양 삼랑진 주택에서 발생한 선풍기 화재는 소방서에서 무상으로 보급한 단독경보형 감지기 덕분에 선풍기만을 태우고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진압될 수 있었다. 주택용 소방시설에 의한 조기 발견과 초기 진화로 이어진 모범 사례였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로 구성된다. 약 3만원으로 인터넷, 대형마트, 소방기구 판매점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다. 만약 아들의 집에 단독경보형 감지기만 설치돼 있었더라면 평온한 일상이 유지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평온한 일상이 가장 행복하다. 이번 추석 선물은 부모님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줄 주택용 소방시설을 선물하자!
경남 밀양소방서 손현호 서장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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