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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않는 구급 스킬- Ⅱ

병원 전 단계 흡인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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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소방서 이재현 | 기사입력 2020/12/21 [10:00]

아무도 알려주지않는 구급 스킬- Ⅱ

병원 전 단계 흡인의 중요성

부산 부산진소방서 이재현 | 입력 : 2020/12/21 [10:00]

많은 구급대원이 휴대용 흡인기를 잘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창고에서 운명을 다하거나 구급차량 내에 비치된 흡인기는 배터리가 방전돼 현장에서 사용할 때 정작 제 기능을 못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그 누구도 병원 전 단계 흡인에 대한 중요성을 얘기하지 않았고 구급대원들은 흡인에 관련된 교육조차 받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흡인이야말로 기도관리의 시작이자 전문소생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기 전 구강 내 혈액, 체액 같은 분비물을 충분히 제거해줘야 원활한 산소공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죠.

 

구강 내 분비물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문상 기도기를 삽입하게 되면 제품이 성문 상부에 잘 밀착되지 않아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게 됩니다. 환기 시 분비물이 폐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크기가 크거나 점성이 높은 이물로 인해 부분 기도 폐쇄 또는 완전 기도 폐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그림 1] 구강 내 많은 분비물은 성문상 기도기의 밀착을 방해하고 환기를 어렵게 합니다.

 

다량의 이물이나 분비물이 기도로 들어가게 되면 기도 저항을 발생시켜 환기 시 위장으로 많은 공기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위장 팽만을 유발합니다. 이는 흉부 압박의 효과를 저하시켜 결과적으로 뇌와 심장으로 부적절한 혈류를 보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현장에서의 소생술은 산소화된 혈액을 심장과 뇌로 보내는 겁니다. 그 시작은 흡인이라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입니다.

 

흡인기의 종류

구급대에 보급된 흡인기는 손이나 발을 사용한 수동식 흡인기와 배터리로 작동하는 휴대용 자동식 흡인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동식 흡인기는 가볍고 크기가 작아 보관이 간편하고 휴대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많은 양의 이물을 빠르게 흡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주력 장비로 사용하는 것보다 휴대용 자동식 흡인기가 고장 나거나 작동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백업 장비로 준비해두는 게 좋습니다.

▲ 출처 각 제조사 홈페이지


휴대용 자동식 흡인기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돼 있습니다. 흡인 저장 용량이나 분당 흡인량의 차이는 있으나 제품의 구성이나 사용 방법은 거의 같습니다.

 

ㆍ환자의 연령과 구강 내 분비물의 양, 이물질의 크기를 고려해 적절한 카테터 선택

ㆍ적절한 압력을 설정하고 필요하면 압력을 조절하며 흡인

ㆍ너무 강한 압력은 연부 조직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영유아 환자의 경우 압력에 유의하며 흡인해야 합니다.

 

▲ [표 1] 휴대용 자동 흡인기 종류와 제원(출처 각 제조사 홈페이지)

 

현장에 맞는 흡인기 선택

대부분의 응급의학 서적에선 익수 환자의 경우 250~300㎖ 정도의 액체가 폐로 들어간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많은 환자를 만나본 결과 300㎖ 이상의 흡인을 해야 하거나 다량의 분비물, 이물질로 인해 환기 저항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적절한 산소공급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목욕탕이나 수영장, 강, 바다에서 발생한 익수환자 또는 심정지 환자의 경우 구강 내에 다량의 액체가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식사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다면 위장 내 소화물도 다량 역류하게 될 겁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레어달 석션 콤팩트 유닛처럼 크기가 작은 흡인기가 기동성에 유리합니다. 그러나 다량의 흡인이 필요한 환자라면 현장에서 흡인통을 교체해야 하거나 흡인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목욕탕이나 수영장, 강, 바다 같은 현장이라면 처음부터 1000㎖ 이상의 일반 흡인기를 가져가는 게 합리적입니다. 혹시 소형 흡인기밖에 비치되지 않은 구급대라면 여분의 흡인통을 챙겨가거나 대용량 흡인통으로 교체하는 게 효과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 [표 2] 현장 상황에 따라 대용량 흡인통을 장착하거나 보조 흡인통을 가져가는 게 좋다(출처 Laerdal medical).     ©소방방재신문

 

흡인 카테터의 선택(Suction Catheter)

흡인 카테터는 재질에 따라 경성(Rigid)/연성(Flexible) 카테터로 구분할 수 있는데 병원 전 단계에서 금속 재질의 흡인 카테터는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연성 흡인 카테터는 비강이나 구강 내의 혈액, 침과 같은 액체의 흡인에 적절합니다. 또 성문상 기도기나 기관 내 삽관 튜브를 통해 위장이나 기도 내 흡인을 할 수 있습니다.

 

▲ [그림 7] 흡인 포트가 장착된 연성 흡인 카테터

▲ [그림 8] 흡인 포트가 없는 연성 흡인 카테터





 

 

 

 

 

 

 

아이젤(I-gel) O2 resus pack 등 일부 제품엔 위장 내 흡인을 위한 연성 흡인 카테터가 동봉돼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성문상 기도기에는 흡인을 위한 포트가 장착돼 있어 필요하면 쉽고 빠르게 흡인을 할 수 있습니다.

 

▲ [그림 9] 아이젤에 동봉된 연성 흡인 카테터

▲ [그림 10] 연성 흡인 카테터를 위장관 포트로 삽입해 흡인(출처 intersurgical.com)




 

 

 

 

 

 

 

 

 

성문상 기도기 삽입 후 흡인하면 위장 내 구토물의 역류를 방지해 환자의 폐 흡인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성문상 기도기의 밀착력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부 위장관에서 출혈이 발생하거나 의심되는 경우엔 흡인 포트를 통해 연성 흡인팁을 삽입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경성 흡인 카테터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제품은 ‘양카우어(Yankauer) 카테터’입니다. 끝이 둥근 Blub Tip과 그렇지 않은 Standard Tip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양카우어 카테터는 1907년에 개발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성 흡인 카테터입니다. 개방형 팁(Open Tip), Vent Port(Thumb Port) 환기 조절 구멍 등 형태나 기능이 개선된 제품들이 출시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 [그림 11] (왼쪽부터)Yankauer Bulb Tip, Yankauer Standard Tip(출처 smdmedical.com)

▲ [그림 12] Open Tip 형태의 Yankauer




 

 

 

 

 

 

 

 

 

 

 

 

1987년 출시된 Hi-D 경성 흡인 카테터는 구급대원에게도 익숙한 장비입니다. 비슷한 제품들이 많이 출시돼 있으나 기능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Thumb Port인 엄지손가락으로 흡인을 조절할 수 있는 구멍이 있으며 환자의 나이나 체격에 따라 적절한 사이즈의 카테터를 선택해 사용하면 됩니다.

 

 

2016년 출시된 Ducanto Catheter는 소생술과 기도관리를 하면서 발생하는 상기도의 큰 이물질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흡인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기존 경성 흡인 카테터보다 내경이 넓고 휘어진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이로 인해 환자 구강 내에 밥알같이 크기가 큰 이물질이 많을 때, 피딱지 상태의 혈액이나 점성이 있는 분비물이 많을 때 매우 효과적으로 흡인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곡률이 크기 때문에 기도 접근성이 우수하고 성문 내부의 흡인도 쉽습니다. 상황에 따라 부지(Bougie)를 카테터 내부로 삽입해 기관 내 삽관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Thumb Port에 흡인 조절 구멍이 없어 구급대원 혼자서 기도관리와 흡인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S.A.L.A.D(Suction-Assisted Laryngoscopy and Airway Decontamination) 

흡인 보조 기도 오염제거 후두경 삽관 테크닉

▲ [그림 16] James DuCanto. 듀칸토 카테터, SALAD Simulator의 개발자(출처 Aurora st.luke’s 메디컬 센터)

 

▲ [그림 17] 상부 인두에서 흡인

 

구강 내 많은 양의 구토물, 혈액, 체액이 있거나 위장이나 호흡기에서 구토물 또는 혈액의 역류가 지속해서 발생하면 구급대원의 시야를 방해하고 기도관리를 어렵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Ducanto Catheter를 사용해 SALAD 테크닉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깊이 카테터를 넣지 말고 구강 내부의 얕은 곳이나 상부 인두에서 흡인을 시작해 시야를 확보합니다. 이후 부드럽게 아래쪽, 하부 인두와 후두 부위로 카테터를 이동시키며 흡인을 합니다. 구강 내부가 어느 정도 정리됐으면 카테터를 구강 좌측에 놓고 후두경으로 삽관을 시도합니다. 필요하면 환자 성문 부위도 가볍게 흡인을 해 기도 내 오염을 막아주며 시야를 확보해 줍니다. 성문이 확인된다면 부지 또는 기관 내 삽관 튜브를 삽입해 기도를 오염원으로부터 빠르게 분리해줍니다.

 

▲ [그림 18] 출처 유튜브 Robert Barix - Ducanto Suction Catheter by SSCOR SALAD Trial


SALAD 테크닉은 환자의 기도 내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구급대원의 시야를 확보하면서 기관 내 삽관을 시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비디오 후두경이나 성문상 기도기와도 병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테크닉으로 변형시켜 흡인과 기도관리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 [그림 19] 아이젤 삽입 전 흡인 방법(출처 유튜브 Robert Barrix)

 

▲ [그림 20] 아이젤 삽입 후 흡인 방법(출처 유튜브 Robert Barrix)


아이젤(I-gel) 흡인 병행 삽입 테크닉

아이젤을 비롯한 대부분의 성문상 기도기는 보통 20~35㎝H₂O 정도의 한계 밀폐력을 갖습니다. 하지만 환자 구강에 분비물이 많은 상태라면 제조사나 논문에서 나타난 밀폐력보다 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계 밀폐력 이상의 강한 압력으로 환기를 하거나 기도 내압이 한계 밀폐력을 초과하게 되면 제품이 환자의 성문상부와 제대로 밀착되지 않아 환기 압력은 새어나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산소공급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품 삽입 후에도 위장이나 기도에서 구토물 또는 분비물이 계속 발생한다면 원활한 환기와 산소공급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성문상 기도기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흡인이 꼭 병행돼야 합니다.

 

부산 부산진소방서_ 이재현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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