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쿠팡 화재③] “소방시설 제대로 관리했나”… 올해 자체점검서 지적사항 277건

스프링클러부터 경보설비, 방화셔터 등 시설 불량 ‘수두룩’
최소 5개월 전 점검 했을텐데… “수백 건 불량 이해 불가”

광고
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6/23 [01:55]

[쿠팡 화재③] “소방시설 제대로 관리했나”… 올해 자체점검서 지적사항 277건

스프링클러부터 경보설비, 방화셔터 등 시설 불량 ‘수두룩’
최소 5개월 전 점검 했을텐데… “수백 건 불량 이해 불가”

최영 기자 | 입력 : 2021/06/23 [01:55]


[FPN 최영 기자] = 4개월 전 진행된 쿠팡 물류센터의 소방시설 점검에서 200여 건에 달하는 문제가 지적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용판 의원실(국민의힘, 대구 달서구병)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는 지난 2월 1일부터 10일까지 8일(주말 제외) 동안 1년에 2회 실시하는 소방시설 자체점검 중 ‘종합정밀점검’을 전문업체에 맡겨 진행했다.


4명의 인력이 투입된 이 점검에선 277건의 소방시설 문제를 확인돼 이천소방서에 보고가 이뤄졌다. 소화기구부터 경보설비, 소화설비, 피난설비, 건축 방화시설 등 대부분의 시설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최초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2층만 해도 소화기가 없거나 스프링클러 밸브와 연동된 감지기가 동작되지 않는가 하면 스프링클러 펌프 누수, 스프링클러 헤드 등의 문제가 확인됐다. 경보설비 중 화재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지구경종은 모터공이 고장 나 있었고 화재감지기 검출부 등의 문제점도 발견됐다.


건축법에 따른 방화 구조에도 문제점이 수두룩 했다. 화재 시 불길 확산을 막기 위해 방화구획으로 설치된 방화셔터는 데크 등의 구조물에 걸려 제 역할을 못 하거나 파손된 곳이 있었고 적치물로 인해 작동에 지장을 주는 장소도 많았다.


심지어 방화셔터 상부에 있는 케이블 트레이와 배관 등의 관통부 마감이 불량해 방화구획의 의미 자체를 상실한 곳들까지 발견됐다. 이렇게 불이 난 지하 2층의 지적사항만 64건에 달한다.


건물 전체적으로는 소화기구 11, 옥내소화전 5, 스프링클러설비 60, 자동화재탐지설비 17, 비상방송설비 7, 화재수신기 20, 방화데크 및 컨베이어에 따른 방화셔터 36, 보안문(옥상 개방) 1, 적치물 25, 유도등 40, 비상조명등 5, 완강기 2, 방화셔터 26, 방화문 2, 방화구획 20건 등의 시설 불량 사항이 확인됐다.


이 중에는 스프링클러 헤드 누수와 화재감지기 검출부 파손, 감지기 챔버가 탈락된 곳도 있었으며 지상 1층과 3층은 일부 비상방송이 작동하지 않았다. 2층의 경우 물류동 전 구역의 비상방송 시설에 문제가 있어 화재 시 방송 자체가 안 되는 심각한 문제도 지적됐다.


일부 구역에 설치된 화재감지기는 동작 시 실제 위치가 아닌 다른 곳으로 표시돼 있는 한편 일부 방화셔터는 찢기거나 레일이 이탈되는 등 제구실을 할 수 없는 문제들도 확인됐다.


이 같이 방대한 지적사항이 담긴 소방시설점검 결과는 평소 쿠팡 물류센터의 소방시설 관리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상시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수백 건에 달하는 불량 내역이 이처럼 무더기로 적발되는 건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방관련법에 따라 이뤄지는 소방시설 자체점검은 ‘종합정밀점검’과 ‘작동기능점검’으로 나뉜다. 소방시설이 설치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특정소방대상물은 매년 이런 자체점검을 각각 1회씩 진행해야 하고 이 결과는 소방서에 보고된다.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길면 지난해 9월부터 12월 사이 작동기능점검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5개월 남짓 기간에 수백 건에 달하는 문제가 누적된 건 평소 쿠팡 물류센터에 배치돼 소방시설을 관리하는 소방안전관리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쿠팡 물류센터는 규모가 커 1급 소방안전관리자가 배치된다.


대형 건물에서 소방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해 온 A씨는 “시설 소유주가 많아 주기적인 인테리어 등 환경 변화가 잦은 건물 특성이 아니라면 수백건의 문제가 누적되긴 힘들다”며 “평소 일상적인 소방안전관리가 잘 안 됐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월 22일 제출된 쿠팡 물류센터의 종합정밀점검 결과는 3월 시정명령이 내려져 이달 9일 시정조치를 완료했다. 그러나 시설 보완은 소방서에 서면으로 제출돼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쿠팡 화재 관련기사목록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