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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 대형사고에 따른 구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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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1/11/19 [11:00]

수난 대형사고에 따른 구조 운영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1/11/19 [11:00]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 여객선이 진도 인근 맹골수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476명 중 304명이 사망ㆍ실종됐다. 7년 전 사고지만 바로 며칠 전인 것처럼 생생한 건 세월호 사고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이 커서 그렇지 않나 싶다.

 

필자도 4월 16일 오전 헬기에 탑승해 현장으로 출동을 나갔다. 그 이후 6개월간 구조 바지선 위에서 소방 연락관과 잠수감독관역할을 하면서 맹골수도에 있었기에 더 기억이 또렷하다.

 

6개월간 바지선에서 생활하면서 내수면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면 과연 소방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혼자 많이 고민해 봤다.

 

이번 호에서는 구조 운영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

 

▲ [사진 1] 동틀녘 세월호 사고 구조활동 현장


대형 수난사고가 발생한다면

소방에서 관할하는 내수면 중 유람선이 운항하는 곳은 충주호와 소양호, 한강 등이 있다. 이 중 한강은 수심이 얕고 충주호나 소양호는 수심이 깊다. 유람선에 따라 탑승 인원이 다르지만 195명까지 탈 수 있는 배도 있다.

 

당연히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우린 소방관이기에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내수면에서도 대형 수난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유람선 사고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해도 세월호처럼 여객선이 아니어서 외부로 탈출이 좀 더 쉽고 구조대가 즉시 출동한다면 무리 없이 구조도 할 수 있을 거다. 다만 이번 호에서는 ‘만약’이라는 상황을 가정하고 얘기해 보겠다.

 

충주호는 1985년에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조성한 인공 호수다. 평균 수심은 97.5m로 관할 수난구조대와 소방정이 있다. 

 

지금부터 정원 초과 등 무리한 운항을 했거나 물리적 사고로 인한 배의 침수, 침몰에 대해 상상해보자.

 

충주호에서 유람선이 가라앉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최초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충주 수난구조대 대원들이 소방정과 함께 선착대가 될 거다. 충북 특수구조대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충청ㆍ강원 119 특수구조대 등이 후착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사고나 마찬가지지만 선착대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유람선이 어떻게 침몰하는지에 따라 사고에 대처하는 방식은 달라진다.

 

세월호처럼 서서히 침몰한다면 구조대원들은 신속하게 유람선으로 진입해 최대한 많은 승객을 탈출시켜야 한다. 구명 재킷을 입은 승객들이 수면 위에 있을 때는 소방정과 보트에서 인명구조가 이뤄진다.

 

유람선으로 진입한 구조대원들은 혹시 모를 승객들을 검색하기 위해 선 내부로 들어갈 거다. 여객선이 아니라 내부가 복잡하지 않지만 그래도 침몰하는 선내는 매우 위험하다. 

 

세월호 사고 출동 당시 [사진 2]와 같은 장비를 착용하고 헬기에서 바로 입수해 인명구조 활동을 준비했다. 이런 장비들은 선내에서 외부로 탈출을 돕는다.

 

▲ [사진 2] Vest Rapid Diver 시스템(출처 https://www.amazon.com/Zeagle-Rapid-Regulator-Diving-Package/dp/B0783Q2WQ4)

 

구조대원은 유람선 관계자와 연락해 승선 인원 정보를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구조 인원과 실종 인원을 알 수 있다. 유람선이 침몰할 가능성이 크다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부표도 설치해야 한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한다

탈출하지 못한 인원이 있는데 유람선이 침몰한다면 실종자 인양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건 수심이다. 충주호는 수심이 너무 깊어 소방에서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소방의 ‘수난구조 현장활동 지침’에는 깊은 물에서 30m를 무감압 한계시간으로 정해놨다.

 

유람선이 가라앉으면서 외부로 기름이 유출될 수 있다. 따라서 기름 유출 관련 외부 업체도 접촉해야 한다. 호수라 바다나 강처럼 많이 흘러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광범위한 수상ㆍ항공 수색이 필요하다.

 

30m 이내에서 침몰한다면 소방의 가용 인원이 많아 수색에 큰 무리는 없을 거다. 

 

부표를 설치했다는 가정하에 제일 먼저 사이드 스캔 소나를 투입해 해저지형과 수심, 선체의 기울기 형태, 선체 주변으로 유실할 수 있을지 모르는 실종자를 파악한다.

 

그 후 수중 ROV를 투입한다. 사이드 스캔 소나로 탐색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실종자일 가능성이 있는 선체 외부를 수색함과 동시에 수중 시야와 선체가 침몰된 전반적인 정보를 수집한다. 

 

▲ [사진 3] 사이드 스캔 소나(출처 blog.naver.com/ezmarine119/222315458038)

▲ [사진 4] 수중 ROV


정보 수집 완료… 구조 잠수사 투입

모든 정보가 수집되고 안전이 확보되면 구조 잠수사를 투입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여기서 중요한 건 수심이다. ‘수난구조 현장활동 지침’을 따라야겠지만 더 깊은 수심에 관해서는 지휘관의 몫이자 구조대원의 역량이다.

 

많은 구조대원이 예전보다 능력이 향상됐다고 판단된다. 조심스럽게 전국적으로 유능한 구조대원들을 확보한다면 수심 50m까지는 단순 실종자 인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번 더 강조하자면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 개인적인 생각이다.

 

누군가 무리 없이 수중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심에 관해 묻는다면 “30m”라고 답하겠다. 무감압 한계 시간 내에서 작업이 가능할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유람선의 구조는 여객선과 달리 단순하다. 수중 수색하기도 훨씬 쉽다. 하지만 시야가 거의 제로일 가능성이 커 수색작업이 쉽진 않을 거다.

 

▲ [사진 5] 충주호 대형관광선(출처 충주호 관광선)

 

사이드 스캔 소나와 수중 ROV가 취득한 정보를 갖고 어떻게 수중 수색을 할 건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선박이 그대로 서 있는지, 눕혀져 있는지, 기울어져 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세밀한 수색보다는 선박 기울기에 따라 수색 가이드라인이 설치돼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케미컬 라이트나 수중에서 볼 수 있는 라이트를 장착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른 수색이 원칙이지만 다시 세부적으로 수색할 구조 잠수사들은 본인들의 별도 가이드라인을 이용해 수색한다. 그리고 수색한 구역은 가이드라인을 회수하지 않는다.

 

이는 다음 구조 잠수사와 교체했을 때 중복 수색이 이뤄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 가이드라인에도 케미컬 라이트 등을 설치해 수색이 완료됨을 알려주면 좋다. 

 

세월호 사고 시 [사진 6]과 같이 선체 도면을 활용해 수색계획을 세우고 완료된 지점과 중복 수색한 곳을 표시했다.

 

▲ [사진 6] 세월호 사고 당시 수색계획도


어떤 장비를 써야 할까?

스쿠버 장비인가 표면공급 잠수장비 시스템인가…. 선택은 수심에 따라 다르다.

 

이번 호에서는 30m 이내, 소방에서 많이 활용하는 장비 위주로 설명하겠다.

 

장비는 싱글탱크보다 더블탱크를 사용하는 게 기체 사용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꼭 수면과 통신할 수 있는 풀페이스 마스크와 수중통신기를 갖추고 다이빙하는 걸 권한다.

 

표면공급 잠수장비를 사용하면 통신이 가능하겠지만 아직 소방에서 표면공급 잠수장비를 사용하는 팀은 많지 않다. 만약 시야가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부유물이 생기지 않도록 다이빙할 수 있는 스쿠버 잠수가 나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해서는 수면과 통신 할 수 있는 장치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

 

예전 중앙119구조본부에 이동용 챔버가 있었지만 지금은 불용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후 소방에서 챔버를 구입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만약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면 소방에서는 임대해서라도 챔버 운영자와 챔버를 현장에 꼭 배치해야 한다.

 

인양은 어떻게 할 건가?

우리가 실종자를 수색하고 발견한다면 어떻게 인양해야 할까? <119플러스> 매거진 2020년 8월호 ‘수중 들것을 이용한 인양 훈련’ 처럼 수중 들것을 이용할 건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사용할 건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 방식대로 구조대상자와 함께 상승하는 건 외부에서 보기 좋지 않고 구조대원들에게도 부담이될 수 있다. 시야가 좋지 않은 곳에선 수중 들것을 이용하는 게 한계가 있다. 인원 투입도 많이 해야 해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수중 사체낭을 이용해 부양백으로 인양하는 방법이 수중 들것보다는 좀 더 수월하고 간편하다. 하지만 이것도 구조대원들의 훈련 여하에 따라 부담이 있다. 

 

선택은 구조 잠수사들의 몫이다. 구조 잠수사들이 선호하고 평소 훈련하던 것으로 인양해야 한다. 이건 지휘관이 지시를 내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구조 잠수사들이 선택한 방식으로 외부에 실종자를 노출하지 않고 인양한다면 가장 좋다.

 

이번 호에서는 가상의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수중 수색에 관해 기술했다. 구조 잠수사 선발과 물자 수급, 구조 활동의 지원 등 빠진 부분도 많다. 이런 사고가 발생해선 안 되지만 만약을 대비해 소방에서는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중앙119구조본부와 특수구조단은 분기별로 깊은 물 잠수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시ㆍ도별로도 수난구조 훈련이 한창이다.

 

여기에 소방청에서 수난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가정하에 실질적인 종합훈련을 실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구조 잠수 능력도 중요하지만 운영 시스템도 중요하기에 이 같은 훈련은 꼭 필요하다.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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