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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구조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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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2/06/20 [09:40]

수난구조 훈련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2/06/20 [09:40]

우리를 괴롭히던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사그라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소방도 그에 따라서 잠시 중단했던 훈련을 하나씩 재개하고 있다. 제한적으로 실시하던 인명구조사 평가도 앞으로는 계획대로 추진할 전망이다.

 

수난구조 훈련은 육상에서의 구조훈련과는 다르게 장소가 제한적일뿐더러 개인적으로 수행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훈련량이 부족한 종목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인명구조사 수중평가

인명구조사 인증제가 시행됨에 따라 수영과 잠수를 하지 못했던 직원들이 평가를 위해 익히는 순기능이 있다. 다만 인명구조사 1, 2급 실기평가 중 수난구조 분야는 개인 평가다. 평가의 목적상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실제로 1, 2급을 취득해도 수난구조를 잘할 거로 생각하진 않는다.

 

수중분야 평가에는 기본적인 테크니컬 다이빙의 기술들이 있다. 그래서 인명구조사 평가를 준비하는 직원들이 많은 돈을 내고 외부 민간 다이빙협회에 가서 습득하고 있다.

 

기술을 배우는 건 좋다. 하지만 오로지 인명구조사 평가를 위해서만 기술을 습득하고 끝낸다면 수난구조를 할 수 있는 대원으로 성장할 수 없다.

 

세월호 사고 당시 소방 잠수 안전관ㆍ감독관 임무를 수행하면서 구조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서 모인 다양한 직원을 만났다. 그중에는 본인이 테크니컬 다이버라며 60m까지 다이빙을 했으니 자신 있다던 직원들이 25m에서의 수중 작업 임무도 수행하지 못해 돌려보낸 적이 있다.

 

그와 반대로 테크니컬 다이버는 아니지만 수중 임무를 잘 해내는 직원들도 있었다. 다양한 환경에서 구조와 일반 잠수를 했던 직원들이다. 이렇듯 테크니컬 다이빙이 우리 수난구조의 전부가 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인명구조사 수중 실기평가가 개정ㆍ수정되길 바란다. 

 

본질

소방에서 잠수의 목적은 넓은 의미에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고 좁은 의미로 본다면 수색과 인양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구조가 목적이다. 구조 환경은 다 달라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개인훈련도 필요하지만 팀 단위 훈련이 더 중요하다. 

 

민간 다이빙협회의 목적은 상업성, 즉 돈을 벌기 위함이다. 우리 소방과는 그 목적 자체가 다르다. 아직 인명구조사는 수상구조사처럼 일반인이 평가받을 순 없다.

 

인명구조사 인증의 존속과 발전을 생각한다면 일반인에게도 개방해야 한다. 그리고 그 교육기관과 강사는 당연히 소방이 주체가 돼야 한다. 소방의 정체성을 잊으면 안 된다.

 

▲ [사진 1] 수영장에서 일정한 호흡으로 중성 부력을 연습 중인 대원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수난구조 환경은 다양하다. 그래서 다양한 환경에서 훈련해야 한다. 소방이 내수면만 담당한다고 내수면에서만 훈련할 필요는 없다. 때론 바다 훈련을 통해 내수면과 차이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역별 또는 소방서가 담당하는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환경이 있다. 예를 들면 취수장이나 하수 종말 처리장 같은 곳이다. 이런 곳들은 특히 현장 답사를 통해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사실 끝이 없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우리 소방은 아직 이 모든 걸 소화해 낼 수 있는 훈련과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는 인적ㆍ물적 자원이 충분치 않다. 소방에서의 수난구조는 아주 작은 분야일 뿐이다. 시간과 인력, 장비가 동원된 현실성 있는 훈련을 하기 어렵다.

 

대부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이 했다. 그렇다고 방관만 할 순 없다. 소방서 구조대원별로 실력 차이는 분명히 있을 거다. 그래서 처음부터 수난구조 훈련을 실시한다면 어려움이 있다. 

 

표면 공급식 잠수장비를 위한 훈련도 필요하다. 하지만 수난구조대를 제외한 소방서에는 표면 공급식 잠수장비와 풀 페이스 마스크가 없다. 따라서 풀페이스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은 스쿠버 다이빙에 한해 기술하도록 하겠다.

 

▲ [사진 2] 바다에서 훈련 중인 대원들

 

교관이 생각해야 할 것들

누군가는 주 교관이 돼 직원들이나 후배를 가르쳐야 한다. 그에 따른 몇 가지 조언을 하자면 첫째, 어떤 교육을 할 때 ‘잠수를 할 수 있는 직원들이라도 다 알겠지?’라는 생각을 갖지 말고 처음부터 왜 이렇게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기 바란다.

 

예를 들어 바다 개방수역에서의 라인 컨택(상승, 하강 라인)은 수영장에서의 라인 컨택과 다르다. 바다는 조류나 너울이 있어 라인 컨택이 수영장보다 어렵다. 어려운 환경에서 라인 컨택을 하는 것에는 킥이나 밸런스, 부력, 팀 포지션, 상황인식 등의 훈련이 포함된다.

 

그냥 ‘라인 컨택을 하세요’ 하는 것보다 왜 해야 하는지 훈련의 목적을 확실하게 설명해 준다. 그래야 교육생들이 인지하고, 더 신경 쓰고, 무작정 하지 않고 생각하는 잠수를 할 수 있다.

 

둘째, 배운 직원마다 스킬이 다르지만 각 스킬마다 방법이 있다. 물론 말장난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교육할 때 스킬 방법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해 주고 왜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번 교육 때는 이 스킬로 하겠다’고 명확하게 말한다. 그래야 교육생이 혼동하지 않는다. 실습이 끝난 후엔 그 스킬에 대해 교육생들과 어떤 게 문제고 상황마다 어떤 게 나은 건지 끊임없이 토론한다.

 

그래서 교육생들이 생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강사가 되는 직원은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교육생들의 예상 질문에 대한 것들을 사전에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셋째, 강사는 실습 진행 중에 교육생을 계속 관찰해야 한다. 다이빙 경험이 많은 교육생일지라도 계속 관찰하고 관찰해서 교육생 상태를 파악한다.

 

교육이 이뤄지지 않겠다 싶을 땐 과감하게 교육을 중단한다. 이때 수중에서 의사 전달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웻노트 등을 이용해 교육생 한 명, 한 명에게 그 이후 취할 행동들을 지시한다.

 

아니면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할 건지 실습 전에 충분히 브리핑하고 교육한다. 그래도 브리핑 상황과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강사는 항상 교육생들이 수중에서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교육을 진행하면서 팀의 개념을 교육생들에게만 두지 않는다. 바다나 내수면에서 교육 시 보트 운전자와 텐더는 모두 같은 팀이다.

 

이건 보트 운전자나 텐더에게도 확실하게 설명하고 실습 중 일어날 모든 가능성에 관해 설명한다. 이건 교육생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교육생들이 직접 하도록 한다. 교육뿐이 아니고 모든 다이빙이 그렇다.

 

다섯째, 교육과 실전은 다르다는 걸 분명하게 얘기한다. 실전에서 원활한 다이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교육이다. 하지만 교육 때 ‘이렇게 하세요’라는 주입식 교육이 돼버리면 직원들은 실전에서 그것만 생각하고 유연한 다이빙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생각하는 사고력이 있는 다이버로 만들어 줘야 한다. 그리고 교육 중에 계속 강조한다. 단 교육이므로 앞에서 언급한 것들을 확실하게 이해하기 쉽도록 얘기해줘야 교육과 실전을 혼동하지 않는다.

 

▲ [사진 3] 팀원 장비 기능 고장으로 다른 팀원들이 도와주는 중

 

이러한 교육들이 끝나고 수색ㆍ인양훈련을 한다. 바로 내수면에서 하는 것보다 수영장에서 수색훈련을 하면서 익숙해지면 마스크를 가리고 한다. 그 이후 내수면으로 가서 한다. 앞에서 기술했듯이 대원들과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고 진행한다.

 

그리고 육상에서 미리 수중에서 취할 행동들을 해 본다. 내수면에서의 수중훈련이 끝난 후에는 꼭 다시 토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한다. 이렇게 조금씩 진행하다 보면 팀워크가 좋아진다. 하지만 이렇게 가기까진 대원들이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건 누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날도 풀리고 많은 제약도 풀려 각종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가 왔다. 특히 수난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그 예후가 좋지 않기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시기 바란다.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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