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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보이지 않는 위협, 싱크홀이 보내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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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윤영현 | 기사입력 2025/08/12 [17:00]

[119기고] 보이지 않는 위협, 싱크홀이 보내는 경고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윤영현 | 입력 : 2025/08/12 [17:00]

▲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윤영현

혹시 영화 속 장면처럼 평범한 길을 걷다 발밑이 순식간에 꺼져버리는 상상을 해본 적 있는가?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안전해야 할 ‘길’이 하루아침에 위험으로 변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그 아래 숨은 위협을 깨닫게 된다.

 

지난달 10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컨벤시아대로 인근에서 도로 침하 현상을 발견한 시민이 즉시 신고했다. 신고 9분 만에 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지름 약 4.5m, 깊이 2m 규모의 싱크홀은 더 큰 피해로 번지지 않았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시민의 발 빠른 신고가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로부터 불과 이틀 전인 같은달 8일에도 인천 서구 석남동에서 지름 2m, 깊이 2.5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원인은 노후된 상수도 차집관로의 파손이었다. 일주일 사이 인천 주요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싱크홀 소식은 시민 불안을 한층 더 키웠다.

 

 

 

싱크홀은 왜 반복적으로 생기는 걸까?

 

대부분 오래전에 매설된 오수관과 차집관로가 세월과 함께 부식ㆍ파손되며 반복적인 누수를 일으키는 데에 원인이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반 속 빈 공간이 커지고 결국 도로가 무너져 내린다.

 

여기에 지하철 연장 등 대규모 공사의 진동이 지반 안정성을 더 약화시키고 집중호우는 침수와 지반 약화를 유발해 싱크홀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그 아래에는 이미 무너질 조건이 갖춰졌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위협으로부터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

 

첫째,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 도로 표면이 움푹 꺼지거나 갈라진 곳이 있다면 소방, 경찰, 구청 등 관계기관에 알려야 한다.

 

둘째, 위험 지역에는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침하가 의심되는 곳에서는 최소 20m 이상 떨어지고 주변 보행자와 운전자에게도 위험을 알려야 한다.

 

셋째, 운전 중 도로 이상을 감지하면 비상등을 켜고 멈춘 뒤 삼각대나 경광봉을 설치한다. 이후 블랙박스 영상과 사진을 확보해 신고하는 게 좋다.

 

싱크홀은 단순한 ‘땅 꺼짐’이 아니다. 발생 순간 우리의 일상과 안전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소방관이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우리 땅 아래, 우리의 안전이 무너지기 전에 행동할 준비는 돼 있는가?”

 

작은 지반 균열 하나도 시민의 눈과 손, 그리고 행동이 모이면 막을 수 있다.

 

예방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위험을 보고하는 한 통의 전화, 주변에 알리는 한 마디에서 시작된다. 그 작은 실천이 누군가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윤영현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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