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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부구조대, 이웃과 함께 하는 오렌지 향연

오렌지색 제복을 벗는 그날까지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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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태 기자 | 기사입력 2005/06/27 [00:00]

서울 서부구조대, 이웃과 함께 하는 오렌지 향연

오렌지색 제복을 벗는 그날까지 ‘따봉’

김종태 기자 | 입력 : 2005/06/27 [00:00]

리어카에서 파는 오렌지를 보면 오래 전 티브이에서 좋은 오렌지를 수확했을 때 원주민들이 ‘따봉’(매우 좋다)라고 외치며 흥겹게 삼바 리듬에 맞추어 춤추는 모습이 종종 연상된다. 그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오렌지가 수확의 기쁨이자 그들 삶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각박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순박한 원주민들처럼 오렌지 색깔의 소방 제복을 보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소년소녀 가장들과 복지시설에 수용된 아이들로 자신들을 찾아 주는 소방관들이 그들의 희망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이다.

서울 서부구조대(대장 이동식 외 18명)는 지난 97년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매달 10만원씩 봉급에서 쪼개어 모금해 8년여 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은 채 모금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서울 서부구조대 이성촌 반장은 “현장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만나면서부터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분들을 뵙고 나면 일을 마쳐도 쉽게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더군요. 다른 대원들의 마음도 그러했는지 우리 대원들 모두 의기투합하여 소년소녀 가장 돕기 운동을 실천하게 되었던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사실, 항상 생사가 오고가는 거친 현장에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있는 그들이었지만 타인을 돕는 일은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이일을 계속 해올 수 있었던 것은 서부 구조대 사나이들의 불꽃같은 봉사에 대한 열정이 살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그들이 처음 소년소녀 가장 돕기로 한 것은 하반신 불구인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대구의 장 호진 군과 imf때 사업실패로 자살한 아버지 때문에 정신장애를 앓고 있지만 방송작가의 꿈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는 김은주 양 등이었다.

모두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또래 아이들 보다 힘겨운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자칫 탈선으로 빠지기 쉬운 일이었지만 그들을 찾아온 오렌지 빛깔의 제복은 지친 삶 속에서 달콤한 신선한 삶의 전환점을 제공해주어 처음 맺은 소중한 인연이 지금도 계속되어 오고 있다.

이후 모금 활동은 서부구조대의 활력소가 되었다. 처음에는 약간 부담스러웠을 모금이 차차 생활의 한 부분이 되면서 매달 월초면 만원씩 알아서 척척 갖다 주는 대원이 늘어갔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무렵 서부구조대에 뜻하지 않은 큰 시련이 다가왔다.

여섯 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2001년 홍제동 화재 사고로 서부 구조대는 절친했던 동료 세 명을 잃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그 중 故 장석찬 소방장과 故 박준우 소방교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소년소녀 가장 돕기 운동을 하며 따뜻한 이웃사랑을 몸소 보여주는 멋진 소방관들이었기에 그 비통함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 고인이 된 대원들 몫까지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의기투합한 서부 사나이들의 사랑은 지금도 계속되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부 구조대의 이러한 활동들을 눈으로 귀로 보고 들은 주변 사람들도 함께 동참해 월 10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5만원 씩 두 군데 복지시설을 돕고 있으며 은행도 수수료를 받지 않고 복지시설의 통장으로 입금을 해주고 있다.

이성촌 반장은 “후원금 관리를 맡은 총무로서 그들의 봉사의지를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하면서 “우리가 돕고 있는 아이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오렌지색 제복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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