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은 오직 ‘소방’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기에 그 만큼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소방의 날을 기념해 국민의 수호천사로 전국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6명의 소방공무원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은 누구보다 본인이 소방공무원이라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소방은 그저, 국민의 사랑과 감동을 먹고 산다” 전남 해남소방서 이영우 소방장
진정으로 감사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 놓아둔 삶의 근본적인 행복이라는 것이다. 지난 젋은 시절 이 소방장은 “추운 겨울이나 찜통 같은 더위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방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오던 지난 날을 기억하고 있다”며 “한 때는 덜컹대며 달리던 우리 소방차량이 지겹도록 미웠고 싫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그리움으로 남아 그저 봉사라는 이름 속에서 국민의 사랑과 감동을 먹고 사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봉사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비교되는 의식을 찾아 부정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찾는게 우선”이라며 후배 소방공무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영우 소방장은 “어쩌면 불편할지 모르지만 순번휴무가 있어 동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타 분야에 없는 방호 수당이 있어 우리 소방에 행복한 마음을 가지는 등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소방의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소방장은 “아끼는 후배들에게 부정적인 사고보다는 긍정적인 사고와 마음을 심어주고 싶다”며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마음 먹기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당부했다. 삼형제를 비롯 형수까지 소방공무원인 소방가족 전북 남원소방서 조복용 소방사
조복용 소방사가 근무하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고 소방공무원이 된 데는 “무언가 자신에게 보람있는 일을 찾아서 하라”는 여섯째 형의 충고가 큰 역할을 했다. 조 소방사는 “첫 출근을 하고 보름정도 지났을 때 에어매트 훈련을 하다 잘못 떨어져 머리를 다쳤던 일이 있었고 3일 후에는 작업을 하다 차량 도크에 떨어져 엉치뼈에 부상을 당했던 일도 있었어요”라며 “그때 문득 이 길이 내가 가야하는 길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쯤 출동 벨 소리에 정신없이 뛰쳐 나간 곳이 부산 감천항폭발사고였어요”라며 “폭발한 것은 오물을 저장하던 탱크였는데 지독한 암모니아 냄새에도 웃으며 일하는 여러 동료들을 보고 잠시 딴 생각을 했던 제가 바보 같이 느껴졌죠”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 수상구조대에서 근무하면서 물에 빠진 여러 사람들을 구조하며 느꼈던 보람이 현재의 자신을 이끌어 주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조복용 소방사는 올해 초 시도간 연고지 교류가 있었을 때 부산을 떠나 전북으로 발령을 받았고 현재 전북 남원소방서 산악구조대에서 근무 중이다. 그는 “물에 익숙해져 있다가 산과 친해지려니 처음에는 몸이 따라 가지를 못해 힘들었었죠”라며 “그렇지만 산속에서 만나는 조난자들을 구해내며 오늘도 누군가의 사랑하는 사람을 그들의 품에 안겨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뿌듯합니다”라고 말한다. 조복용 소방사는 “앞으로 제가 얼마나 소방서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는 위험에 처한 이들을 모두 구하고 그들의 가족들을 슬픔에 빠지게 놔두지 않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보였다. 소방과 함께한 20여년 ‘소방은 나의 힘’ 강원 강릉소방서 최복규 소방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한지 어느덧 20여년이 흘러 베테랑 소방관으로 불리는 최복규 소방위는 소방공무원으로 생활하면서 경험했던 일들을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최복규 소방위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때 폭우로 인해 동해안에서는 겪기 힘들었던 물난리가 있었어요”라며 “그때 우리 소방관들이 고생한 것은 말로 표현 조차 하기 힘들 정도 였지만 지역 주민들이 수마에 고통을 겪는 걸 보고 참으로 안타까웠던 기억이 나네요”라고 말했다. 최 소방위는 “그 후 거의 1개월 동안 실종자 수색과 급수지원 등 당ㆍ비번 없이 복구작업에 매달려 한 달 이상 집에도 못 가고 일을 했을 때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 피곤함 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 이듬해 복구작업도 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태풍 매미가 또 다시 쓸고 갈때는 정말로 하늘이 원망스럽더군요. 국민들의 성원이 대단했기에 성금모금과 봉사활동 등 온갖 도움으로 무사히 복구작업을 마칠 수 있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수 많은 화재ㆍ구조ㆍ구급활동을 통해 소방공무원으로서 사명감을 갖을 수 있었던 좋은시간과 계기가 되었던 것을 생각할 때면 어려움도 많았지만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 주고 있다는 믿음이 가장 큰 자부심이라는 최복규 소방위. 그는 강릉소방서 ‘119돌보미’라는 직원 순수봉사모임의 회원으로 매주 한번씩 5시간 정도 점심식사와 도시락 배달, 설거지 봉사를 하고 있다. 최 소방위는 “저 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볼 때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만 살기보다 바쁘더라도 우리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고 전했다. “내가 할 수 있고 남들보다 뛰어나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조직을 위한 길” 강원 철원소방서 최효정 소방사
imf 이후로 모두들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할 당시 최효정 소방사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그녀는 성격상 서류작업만 하는 타 공무원보다 보다 활동적이고 열정적인 소방공무원에 매료돼 소방공무원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최효정 소방사의 아버지는 앞서 소개한 최복규 소방위다. 그녀는 “아버지가 소방공무원이셨지만 소방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솔직히 잘 몰랐어요. 불 끄고 교통사고 나면 사람 구조하고 응급환자를 구급차로 이송하는 일을 하는 사람 정도가 다 였죠”라고 말했다. 최효정 소방사는 현재 강원 철원소방서 일반예방과에서 홍보교육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남녀구분 없이 일해야 하는 소방이라는 분야에서는 여성이라는 특성을 버리고 남성화가 돼야 해요”라고 설명했다. 최 소방사는 또, “여성이 남성에 비해 체력적인 조건이 부족해 내근직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라며 “현장에서는 분명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기 보다 받는 일이 많겠지만 내근에서의 저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줄 기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앞으로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화재조사 업무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다. “화재조사관이 되기 위해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소방에서 도전하고 싶은 하나의 목표가 생긴 것 만으로 계속 소방공무원으로 일하고 싶은 이유에요”라고 전했다. “하트 세이버 뱃지가 저에게 용기를 줬어요” 대구소방본부 전민경 소방사
전민경 소방사는 “처음엔 구급활동을 하는게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몰라요. 누군가에게 정말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 또, 그런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뻤어요”라며 소방공무원으로의 출발점을 떠올렸다. 구급업무 특성상 야간근무가 많고 출동을 나가는 동안 많은 긴장을 하게 됐다는 전민경 소방사는 주말에도 친구들과 시간 맞춰 놀러 한번 가기 어렵고 퇴근 후에는 피곤함에 지쳐 쓰러져 잠들기 일수였던 생활에 무척이나 회의감이 들던 순간도 있었다고 한다. 전 소방사는 “그렇지만 출동 후 때때로 수혜자분들에게 ‘고맙다’라는 전화라도 한 통 받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보람되고 뿌듯해져서 소방공무원이 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해요”라고 말했다. 전민경 소방사는 지난 9월에 대구소방본부로부터 하트세이버 뱃지를 받았다. 하트세이버 뱃지란 구급활동 과정에서 심폐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통해 위급환자를 소생시킨 구급대원에게 수여되는 것이다. 전 소방사는 “지난 6월 말경 출동했던 건인데 63세 남자분이셨어요. 원래 협심증의 지병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 술자리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해요”라며 “어떤 구급대원이 출동했어도 그 분이 깨어나셨겠지만 그 분이 살아나셔서 ‘나도 뭔가 할 수 있구나’ 하는 용기를 얻었죠”라고 전했다. “선배들의 숭고한 정신을 본받아 더욱 열심히 하는 소방관이 되겠다” 인천소방본부 김현민 소방장
김현민 소방장은 “소방공무원에 임용하고 구조구급전문교육을 받은 후 119구조구급대원으로 활약하게 됐어요”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느낀 것이 똑같은 유형의 환자는 한명도 없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응급구조학과에 진학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현장 경험을 토대로 경찰서나 기업체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관내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분들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김현민 소방장은 현재 인천소방본부 소방항공대 소속으로 도서지역 구급환자 응급처치와 산악지역 구조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이 세상 수백 수천가지의 직업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을 위해 나라를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인명구조를 한다는 것은 참 멋진 직업아닙니까”라며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전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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