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피복 제조사 직접생산 ‘철퇴’ 예고매출 수억원, 공장 돌리며 내는 전기세 고작 한 달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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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신희섭 기자] = 소방피복 제조사들이 직접생산 규정을 어겨가면서 그간 소방관서에 피복을 납품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달청이 조사에 착수했다. 사실 여부가 드러나면 해당 업체는 부정당 제재를 받게 된다.
소방공무원이 착용하는 기동복과 근무복, 정복, 활동복 등의 피복은 현재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중 판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한해 대기업의 공공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것으로 해마다 중소기업청에서 그 품목을 지정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을 생산하고 공공구매 계약에 참여하려면 직접생산 능력의 보유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현재 소방피복 제조사들이 의혹을 사고 있는 부분이다.
‘직접생산확인’ 전기세에 덜미
조달청에 따르면 이미 직접생산확인 규정을 어긴 소방피복 제조사 한 곳이 조달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소방피복에 대한 직접생산 능력의 보유 여부를 확인받으려면 원자재인 원단과 부자재인 안감, 재봉사 등을 구입하고 보유 생산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봉제해야 한다. 재단과 부속품에 대한 제작은 외주가 가능하지만 보유 인력에 대한 인건비와 공장을 돌릴 때 소비되는 전기 사용량 등은 숨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소방피복 제조사들의 일 년 매출액이 수십억에 달하고 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의혹을 사고 있는 업체들이 내는 전기세는 고작 한 달에 몇천원 수준이었다”며 “이번에 최초로 적발된 업체도 매출액에 비해 전기세를 납부하는 금액이 턱없이 낮아 의심을 사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업체 수를 살펴보면 기동복과 활동복을 생산하는 곳은 총 13군데다.
근무복과 정복의 경우 12개 업체가 조달청과 계약을 체결하고 나라장터에 등록돼 있으며 조달청은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직접생산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조달청 입장 단호하지만 우려도 뒤따라
이번 조사를 통해 조달청은 하청 또는 해외 생산 등 직접생산 규정을 어긴 업체가 적발되면 계약 해지는 물론 계약금을 국고로 환수하고 부정당 제재까지도 가하는 등 시장에서 아예 퇴출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현재 조달청은 소방피복 제조사로부터 직접생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인건비와 전기세 납부고지서 등의 자료를 제출받은 상태다. 규정을 지켜가며 건실하게 업을 유지하는 업체와 불공정 거래를 지속하며 업을 유지하는 업체를 이번 기회에 가려내겠다는 계획까지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달청 내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달청 한 관계자는 “소방피복 제조사들은 지난 2015년에도 검사를 받지 않고 소방피복을 소방관서에 납품하다 부정당 제재를 당한 이력이 있다”며 “소방피복 업계에서 불공정 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부정당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는 업체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정당 제재를 당하고 조달 시장에서 퇴출당하더라도 타인의 명의로 다시 회사를 설립해 조달 시장에 진입하는 편법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사업자 명의를 달리하고 조달 시장에 재진입을 해도 현재 법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며 “조달청 내부에서도 현재 이 같은 업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조달청 조사 결과 기다리는 소방피복 업계
소방피복의 경우 기동복과 활동복, 근무복, 정복 등 가짓수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한다.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이기는 하지만 소방피복의 특성상 항시 많은 제고를 쌓아둬야 하기 때문에 영세한 중소기업이 사업을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소방피복을 직접생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조달청 조사에 대해서도 소방피복 업계는 일단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는 분위기다. 요구 자료를 모두 제출한 상태로 억울한 결과만 나오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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