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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드론 이야기]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 II

기성품과 맞춤 제작 소방드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기사입력 2020/03/04 [13:45]

[소방드론 이야기]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 II

기성품과 맞춤 제작 소방드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입력 : 2020/03/04 [13:45]

기억을 더듬어 보면 2016년 즈음부터 ‘드론’이라는 기체가 대중에게까지 알려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이나 타 기관 담당자들이 ‘드론’에 대한 문의를 해왔기 때문이다.
일반 사람들의 문의 내용은 거의 취미로 드론에 입문하려는 경우가 많아 완구용 드론을 추천하면 됐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전국 각 지역의 관공서에서 문의가 올 경우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것인지 파악이 어려워 쉽게 추천할 수가 없었다.
외산과 국산 기체 중 어떤 게 좋은지, 왜 국산 기체를 도입했는지, 비용 차이 등 당시 유선상으로는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돌이켜보면 당시엔 많은 문의에 응대하느라 경황이 없어 자세하게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119플러스>를 통해 다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기성품과 맞춤 제작 기체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1. 수요자 중심의 전용 기체 제작 가능 여부

현재 국산ㆍ외산 드론의 첫 번째 차이는 맞춤 제작 가능 여부다. 아직 국내에서 시판되는 외산 드론은 맞춤 제작을 하지 않는다. 이 경우 드론이 소방현장과 같이 특수목적으로 사용될 때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일반적인 기성 제품의 쿼드콥터(Quadcopter)는 4개의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모터 또는 변속기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추락한다. 반면 맞춤 제작 가능한 옥토콥터(X-Octocopter)는 8개의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암(Arm)대에 설치된 두 세트의 모터 또는 변속기가 동시에 멈추지 않는 한 안전하게 기체를 회수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성품 기체는 8개 모터 구동 방식으로 비행시간이 줄어드는 옥토콥터 방식을 선호하지 않지만 비행 시간보다 사고 예방이 더 중요한 소방드론에서는 꼭 필요한 기능 중 하나다.


기성품의 디자인 또는 성능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체를 특수목적으로 사용하는 다른 소수의 운용자가 일부분이라도 원하는 대로 맞춤제작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고가의 제작비용을 떠나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Fail SafeㆍFool Proof 기능의 兩刃之檢(양인지검)

소방에서 소화나 피난설비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인 Fail Safe의 원래 개념은 기계가 고장 나거나 오동작이 발생해도 안전이 확보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리고 Fool Proof는 사용자가 조작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의식중 본능적으로 조작해도 안전을 우선시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Fail safeㆍFool Proof는 안전과 관련된 분야의 실무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드론의 Fail safeㆍFool Proof 기능에는 대표적으로 조종기와 신호 끊김 시 자동으로 처음 이륙 장소에 복귀하는 백홈(back home) 기능과 GNSS 수신 개수에 따른 기체 고도 제한, 지자계 센서 오류 시 시동 불가, 지오 펜싱 등이 적용된다.


기성품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계하므로 이러한 안전설계는 당연히 보수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국한된 특수목적에서는 조금 예외적일 필요가 있다.


먼저 소방드론은 전선이 많은 도심 골목에서 운용할 때 장애물을 피해 주변 건축물보다 기체를 높이 띄워 GNSS가 원활히 수신되도록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고도제한 기능이 있는 기체의 경우 이륙 직후부터 GNSS 수신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정 개수 이상의 GNSS가 수신될 때까지 설정된 고도에서 더 상승하지 않는다.

 

이는 오히려 전선 등 장애물이 많은 고도에서 GNSS 수신을 기다리며 맴돌다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도심 환경의 장애물은 대부분 지상에서 5~15m 높이 사이에 집중돼 있다).


실제로 이 기능이 처음 업데이트됐을 때 늘 하던 대로 전선을 피해 기체를 올렸는데 더 올라가지 않아 전선에 살짝 걸려 추락할 뻔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장애물이 많은 장소라면 일부러 Fool Proof 기능이 없는 기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GNSS 개수에 따른 고도제한은 도심 재난 현장에서 운용 시 오히려 사고를 유발하거나 운용 시작 시간을 더 늦추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산업용 기체에 GNSS 수신 개수와 상관없이 30m 또는 60m까지 고도를 사용할 수 있게 업데이트된 것을 2019년 10월 4일자로 확인했다. 소방드론 운용상 문제점 발생 후 거의 3년 만의 보완 업데이트다.
※ 자세한 내용은 애플리케이션 내 Altitude Limitation Without GNSS 메뉴를 참조


다음은 GNSS 수신 개수가 낮거나 지자계 센서 에러 시 시동이 안 걸리는 부분을 살펴보자. 도심에서는 주변에 고압선ㆍ통신선이 많아 에러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 장소로 이동하면 되지만 한시라도 빨리 운용해야 하는 재난 현장에서는 이륙지점(Take Off)을 찾아다닐 정도로 여유가 많지 않다.

 

특히 재난 현장 주변에는 소방차량과 사람이 많아 기본 100~200m를 벗어나야 이륙 장소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간적 여유가 있는 장소를 찾더라도 도심 특성상 동일한 증상이 재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지자계 센서 에러 시 기체를 절대 띄우면 안 되는 것일까? 사실 운용자가 지자계 에러 발생에 따른 원인, 증상, 대처 방법 등을 알고 있다면 운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지자계 에러 발생 시 이륙과 동시에 기체가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치는 등 예측 못 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도 있는데 주변 통제로 안전이 확보되고 운용자가 미리 대비해 능숙하게 조작한다면 무리 없이 띄울 수 있다.


지자계 센서 에러는 대부분 고도를 높이 올릴수록 지면에 있는 방해 요소의 영향을 받지 않아 금방 센서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이런 기능은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기성품에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어 운용목적(수요자 중심)에 맞는 별도의 비행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안전설계 기능이 부족하다거나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일부 기성 제품의 Fail safeㆍFool Proof 기능은 정말 뛰어나며 디테일하다. 다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듯이 일반 사용자에게는 완벽한 기능이 소수의 특수목적을 가진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3. 기체의 비행 안정성

기체의 비행 안정성에는 비행에 관련된 모든 게 포함된다. 대표적 기성품인 D사의 기체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매번 업그레이드해 사용자가 쉽게 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세와 위치 제어를 포함한 비행안정성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흔히들 D사 제품보다 타사 제품의 성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D사 제품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D사는 이미 많은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해 앞서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사용자가 있어 축적된 데이터로 안정적인 비행 알고리즘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연구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이 제품연구에서 집중 투자까지 이어지므로 기술력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반면 국내 업체의 기성품, 맞춤 제작 제품의 경우 판매되거나 주문하는 물량이 소량이므로 한 번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다. 지금은 수요가 적어 적극적인 연구ㆍ개발이 어렵지만 나중에 수요가 많아진다면 국산 기체 역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4. 임무 장비 등(Active system)
하나의 건축물에서 건축물의 피난 구획 등 안전을 목적으로 설계된 구조를 패시브 시스템(passive system)이라 한다. 그리고 기술적 어려움이나 다른 목적 충족을 위해 패시브 시스템의 안전요소를 적용하지 못한 부분을 대신해 소방설비 등으로 안전요소를 추가로 보완한 것을 액티브 시스템(Active system)이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소방드론에 비유하자면 먼저 재난 현장 대응에 따라 기체의 구조와 형태가 다른 것을 패시브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예로 활동반경이 넓은 고정익으로 할 것인가, 안정적인 호버링으로 지속적인 포인트 관찰이 유리한 회전익으로 할 것 인가와 그밖에 페이 로드에 따른 로터 개수를 정하는 것, 방수ㆍ방진 기능이나 내열성능 적용 여부 등 한 번 정해놓으면 의도와 상관없이 항상 성능을 발휘하는 게 이에 해당한다.

 

다음 액티브 시스템은 앞서 기체의 구조적인 성능만으로 임무 수행을 하기 부족할 때 필요에 의해 추가 설치하거나 유기적으로 조합한 것이다. 소방드론에서는 위치제어 등 각종 센서, 현장을 근접 감시하기 위한 광학장비, 열을 감지하기 위한 열화상 장비, 그 외 유해물질 측정 장비, 조명 장비, 스피커 등 다양한 임무 장비가 이에 해당한다.


기성품 기체와 맞춤 제작 기체의 차이점을 이렇게까지 설명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앞으로는 ‘기체+@=@’의 공식으로 기체를 띄우기 위한 구조적인 성능인 패시브 시스템보다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액티브 시스템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보다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기성품 기체의 경우 임의개조를 제외하고 부착할 수 있는 임무 장비의 호환성이 정해져 있거나 제한됐다. 이것은 화재 시 많은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대형 소방대상물에 자동식 설비인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없고 오직 자동화재탐지설비인 감지기와 수동식인 소화기 또는 소화전만 설치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약 유해가스 누출 현장에서 임무 수행에 필요한 유해가스 측정기를 부착하고 싶은데 그럴수 없다면 소방드론은 임무 수행이 어려워지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단순 임무로 전락해 버릴 수밖에 없다. 반면 맞춤 제작 기체는 처음부터 특수 목적에 부합하는 넓고 다양한 액티브 시스템을 연구하고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액티브 시스템의 적용 범위가 넓다는 것은 곧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는 의미로 소방드론 현장 운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재난치안용무인기 MC-3의 모습. 앞으로 소방, 경찰, 해경 등 현장에서 활용할 예정이며 호환되는 임무장비(Active system)가 무려 10가지다.(항공우주연구원 홍보영상 캡처) 

 

5. 파손 시 대체 장비가 없는 드론의 A/S 소요 기간
A/S 문제는 소방드론 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재난 현장에서 사용하는 소방드론 기체는 대부분 화재 열기와 연기, 비, 눈 등에 노출돼 고장도 잦고 상시 점검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A/S는 공식센터에서 받는 것을 권장한다. 수리된 부분에 다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가 적고 무엇보다 수리보증이 확실하다. 


기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외산 기체의 경우 A/S 소요기간이 최소 2~4주 정도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산의 경우 본사에 당일 택배를 보내면 빠르면 3일에서 늦어도 10일 이내 수리나 점검이 완료되기 때문에 아직까진 국내 제품이 A/S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모든 외산 드론의 A/S가 오래 걸리는 것도 국산 드론의 A/S가 빠르다는 것도 아니니 업체별 확인 후 참조했으면 한다.

 

그래서 소방드론은 어떤 기체가 가장 적합한가?

필자는 서울에서만 약 4년간 드론(무인기)을 운용해 왔고 현재도 서울소방본부의 드론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소방드론 분야에서는 우물 안 개구리라고 생각한다. 내 일부 경험만으로 전국의 소방드론 기체에 대해 완벽한 선택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즉 모든 내용을 참고사항으로만 보고 소방드론 운용자가 직접 근무하는 환경과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소방드론 기체를 선택했으면 한다.


다만 4년간 재난 현장 운용 경험으로 강조하고 싶은 바는 한 가지의 기체로는 다양한 재난 현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재난 현장에서는 기체에 부착된 장비의 성능과 기체의 크기ㆍ형태, 재난환경 등 모든 것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도심 화재 현장에서는 기체를 멀리 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소방력 또한 대응이 빨라 비행시간이 짧아도 상관없다(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운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가 용이해 20분 이상의 비행시간이면 넉넉하다). 또 복잡한 주변 환경으로 인해 기체는 작을수록 좋다.

 

하지만 개활지 또는 산악 인명검색 시엔 기체 크기가 클수록 요구조자의 눈에 잘 띄고, 소리가 클수록 잘 들리기 때문에 이륙 공간(Take off)의 여유가 있다면 가능한 한 크고 운용범위가 넓은 기체가 더 낫다.


이처럼 한 가지 기체만으로 다양한 재난 현장에서 활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따라서 운용자는 관할지역에서 잦고 비중이 높은 출동유형을 파악해 유형별로 알맞은 최적의 기체를 직접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 기체의 종류는 다양하다. 기체 선택 시 운용자가 소방용수나 소방 활동 자료 조사와 같이 관할구역에 대해 조금만 신경 쓴다면 최적의 기체선택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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