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드론 이야기]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 II기성품과 맞춤 제작 소방드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성품과 맞춤 제작 기체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1. 수요자 중심의 전용 기체 제작 가능 여부 현재 국산ㆍ외산 드론의 첫 번째 차이는 맞춤 제작 가능 여부다. 아직 국내에서 시판되는 외산 드론은 맞춤 제작을 하지 않는다. 이 경우 드론이 소방현장과 같이 특수목적으로 사용될 때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성품 기체는 8개 모터 구동 방식으로 비행시간이 줄어드는 옥토콥터 방식을 선호하지 않지만 비행 시간보다 사고 예방이 더 중요한 소방드론에서는 꼭 필요한 기능 중 하나다.
2. Fail SafeㆍFool Proof 기능의 兩刃之檢(양인지검) 소방에서 소화나 피난설비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인 Fail Safe의 원래 개념은 기계가 고장 나거나 오동작이 발생해도 안전이 확보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리고 Fool Proof는 사용자가 조작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의식중 본능적으로 조작해도 안전을 우선시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Fail safeㆍFool Proof는 안전과 관련된 분야의 실무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드론의 Fail safeㆍFool Proof 기능에는 대표적으로 조종기와 신호 끊김 시 자동으로 처음 이륙 장소에 복귀하는 백홈(back home) 기능과 GNSS 수신 개수에 따른 기체 고도 제한, 지자계 센서 오류 시 시동 불가, 지오 펜싱 등이 적용된다.
이는 오히려 전선 등 장애물이 많은 고도에서 GNSS 수신을 기다리며 맴돌다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도심 환경의 장애물은 대부분 지상에서 5~15m 높이 사이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일부 산업용 기체에 GNSS 수신 개수와 상관없이 30m 또는 60m까지 고도를 사용할 수 있게 업데이트된 것을 2019년 10월 4일자로 확인했다. 소방드론 운용상 문제점 발생 후 거의 3년 만의 보완 업데이트다.
일반적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 장소로 이동하면 되지만 한시라도 빨리 운용해야 하는 재난 현장에서는 이륙지점(Take Off)을 찾아다닐 정도로 여유가 많지 않다.
특히 재난 현장 주변에는 소방차량과 사람이 많아 기본 100~200m를 벗어나야 이륙 장소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간적 여유가 있는 장소를 찾더라도 도심 특성상 동일한 증상이 재발생할 확률이 높다.
지자계 에러 발생 시 이륙과 동시에 기체가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치는 등 예측 못 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도 있는데 주변 통제로 안전이 확보되고 운용자가 미리 대비해 능숙하게 조작한다면 무리 없이 띄울 수 있다.
일반적인 안전설계 기능이 부족하다거나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일부 기성 제품의 Fail safeㆍFool Proof 기능은 정말 뛰어나며 디테일하다. 다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듯이 일반 사용자에게는 완벽한 기능이 소수의 특수목적을 가진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기체의 비행 안정성에는 비행에 관련된 모든 게 포함된다. 대표적 기성품인 D사의 기체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매번 업그레이드해 사용자가 쉽게 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세와 위치 제어를 포함한 비행안정성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반면 국내 업체의 기성품, 맞춤 제작 제품의 경우 판매되거나 주문하는 물량이 소량이므로 한 번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다. 지금은 수요가 적어 적극적인 연구ㆍ개발이 어렵지만 나중에 수요가 많아진다면 국산 기체 역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4. 임무 장비 등(Active system)
예로 활동반경이 넓은 고정익으로 할 것인가, 안정적인 호버링으로 지속적인 포인트 관찰이 유리한 회전익으로 할 것 인가와 그밖에 페이 로드에 따른 로터 개수를 정하는 것, 방수ㆍ방진 기능이나 내열성능 적용 여부 등 한 번 정해놓으면 의도와 상관없이 항상 성능을 발휘하는 게 이에 해당한다.
다음 액티브 시스템은 앞서 기체의 구조적인 성능만으로 임무 수행을 하기 부족할 때 필요에 의해 추가 설치하거나 유기적으로 조합한 것이다. 소방드론에서는 위치제어 등 각종 센서, 현장을 근접 감시하기 위한 광학장비, 열을 감지하기 위한 열화상 장비, 그 외 유해물질 측정 장비, 조명 장비, 스피커 등 다양한 임무 장비가 이에 해당한다.
만약 유해가스 누출 현장에서 임무 수행에 필요한 유해가스 측정기를 부착하고 싶은데 그럴수 없다면 소방드론은 임무 수행이 어려워지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단순 임무로 전락해 버릴 수밖에 없다. 반면 맞춤 제작 기체는 처음부터 특수 목적에 부합하는 넓고 다양한 액티브 시스템을 연구하고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액티브 시스템의 적용 범위가 넓다는 것은 곧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는 의미로 소방드론 현장 운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5. 파손 시 대체 장비가 없는 드론의 A/S 소요 기간
그래서 소방드론은 어떤 기체가 가장 적합한가? 필자는 서울에서만 약 4년간 드론(무인기)을 운용해 왔고 현재도 서울소방본부의 드론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소방드론 분야에서는 우물 안 개구리라고 생각한다. 내 일부 경험만으로 전국의 소방드론 기체에 대해 완벽한 선택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즉 모든 내용을 참고사항으로만 보고 소방드론 운용자가 직접 근무하는 환경과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소방드론 기체를 선택했으면 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도심 화재 현장에서는 기체를 멀리 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소방력 또한 대응이 빨라 비행시간이 짧아도 상관없다(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운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가 용이해 20분 이상의 비행시간이면 넉넉하다). 또 복잡한 주변 환경으로 인해 기체는 작을수록 좋다.
하지만 개활지 또는 산악 인명검색 시엔 기체 크기가 클수록 요구조자의 눈에 잘 띄고, 소리가 클수록 잘 들리기 때문에 이륙 공간(Take off)의 여유가 있다면 가능한 한 크고 운용범위가 넓은 기체가 더 낫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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