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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드론 이야기]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 III

소방드론, 어디까지 들어가 봤니? -1부- 드론 실내 비행에 대해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기사입력 2020/03/18 [10:00]

[소방드론 이야기]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 III

소방드론, 어디까지 들어가 봤니? -1부- 드론 실내 비행에 대해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입력 : 2020/03/18 [10:00]

소방대원은 화재나 교통, 수난, 붕괴 사고 현장과 같이 일반인이라면 피하고 싶은 장소에 오히려 찾아 들어간다.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를 위해서다.

 

소방드론 또한 다르지 않다. 소방용 드론을 운용하며 화재 현장에서 드론이 내부로 진입해 임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은 어쩌면 가능여부를 떠나 소방 관점에서 본능이었다. 하지만 소방대원도 쉽게 진입할 수 없는 현장을 드론을 통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이번 호에서는 그 의문점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재난 현장에서의 소방드론

아직 소방에서 드론 분야는 체계적이진 않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장 전문 인력을 편성하는 등 점점 발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난 현장에서 소방드론을 활용하는 시ㆍ도도 늘어나는 추세다.

 

재난 현장에서 소방드론의 기본적 임무는 바로 현장에서의 전반적인 정보 획득이다. 특히 소방드론의 항공 영상은 지상에서보다 높은 수직적 검색과 넓은 수평적 검색을 통해 지상에서 확인이 어려운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준다. 하지만 실내 정보 획득은 외부에서 확인하는 작업일 뿐 직접적으로 내부에 진입해 정보를 획득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 드론을 이용해 외부에서 내부를 확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실제 구조 현장 드론 사진-모자이크).

▲ 화재현장에서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도 창가 쪽에 정보가 아닌 내부의 상황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현재 소방드론에 필요한 실내 운용 기술은?

화재 현장에서 소방드론의 실내운용은 기체가 중심을 잃지 않고 자세를 유지하는 자세제어 기능보다 기체가 스스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위치제어 기능에 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드론은 개방된 실외에서 GPS, GLONASS 등 GNSS 위성을 활용해 동일한 기준으로 항상 일정한 위치제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폐쇄된 실내에서는 GNSS 위성과 같이 위치제어를 위한 기준점을 일정하게 확보하기 어렵다. 이런 점을 보완해 현재 시판되는 제품은 기체 고도유지에 도움을 주는 기압계 센서와 전ㆍ후ㆍ측면, 상ㆍ하향 모두 초음파, 비전, 적외선 센서 등을 갖췄다. 

 

실내에서도 주변 장애물을 감지하고 위치제어가 안정적으로 가능하다. 또 자율주행차와 같이 라이다(Lidar)를 활용하는 방법도 활발히 연구ㆍ개발 중이다. 하지만 화재 현장 내부는 일반적인 실내 환경과는 전혀 다르다. 화재 현장에서는 화재가 진행될수록 점점 거세지는 화재 플럼(fire plume)과 천장의 제트기류(Ceiling Jet Flow), 내ㆍ외부 압력 차에 의해 수시로 변하는 중성대 등 일반적인 기압계 센서로는 본래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또 화재 현장에서 불완전 연소로 발생하는 연기는 탄화된 고체와 액체가 섞인 미립자로 구성돼 현재 사용하는 센서로 내부구획 또는 장애물을 감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소방대원이 화재 현장에 들어가면 면체에 탄화된 고체ㆍ액체 미립자가 붙어 수시로 닦아내야 앞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드론도 기체의 각 센서와 카메라에 붙은 고체ㆍ액체 미립자를 수시로 제거하지 않는다면 주변을 감지할 수 없거나 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이 모든 환경을 이겨내고 화재 현장 내부에 투입돼 완벽한 위치제어를 한다 해도 방수ㆍ내화성능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실내 환경이 아닌 화재 현장 내부에서 운용하는 성능을 가진 기체 개발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좁은 공간을 통과할 수 있는 드론의 실내 위치제어 기술은 사진과 같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드론이 극한 재난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적응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출처 www.youtube.com/watch?v=SjsTzWXPBLM

▲ 화재 현장 활동 중 내부를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으로 연소생성물인 고체ㆍ액체 미립자가 카메라 렌즈에 붙어 시야를 방해한다.

 

만약 소방드론이 화재 현장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면?

모든 자연계의 에너지 이동은 비가역 현상이다. 독일의 물리학자 클라우지우스는 열역학 제2 법칙인 고립계 엔트로피(무질서도)에 대해 “열 현상은 분자들이 무질서한 운동을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며 그 반대 방향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만물은 인위적인 방법을 사용하거나 새로운 에너지를 추가로 가하지 않는 이상 자연적인 엔트로피 현상이 반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이 법칙은 화재 현장에서도 응용될 수 있다.

 

화재는 자연ㆍ물리 법칙대로 진행되고 연소에 필요한 요소의 에너지를 뺏거나 차단하지 않는 이상 건축물 구조와 구획, 가연물의 재료, 발생하는 가연성 가스의 연소 범위, 공급 가능한 산소량 등을 계산해 자연 순리대로 진행한다.

 

그러므로 건축물에 설치하는 소방시설 중 화재 연기를 제어하는 제연설비도 화재 현상의 이러한 물리법칙을 감안하고 오히려 역 이용할 수 있게 설계한다. 

 

하지만 제연설비 설계나 피난 성능위주설계 시뮬레이션 선택사항에서 소방드론의 내부 진입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약 화재 현장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기체가 있다 해도 화재 현장 내부에 진입한다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분명히 있다. 

 

그럼 한번 제연설비가 설치된 화재 현장에 소방드론 진입을 가정해 보자.

 

먼저 화재 메커니즘을 알아야 소방드론으로부터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다.

 

소방드론을 설명하기에 앞서 화재 현상 메커니즘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점을 중심으로 화재플럼(fire plume)이 형성되고 주변은 화재 열기에 의해 공기가 팽창한다.

 

팽창한 내부 공기는 밀도가 낮아지고 부력이 생긴다. 이렇게 내부공기는 화재 시 발생하는 연소 생성물인 연기와 함께 부력을 받아 상층부 천장부터 점차 쌓이게 된다. 상층부 천장부터 쌓인 팽창된 공기와 연기는 점차 압력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중성대를 기준으로 상층부 천장은 압력이 높아지고(정압), 하층부 바닥은 압력이 낮아지는(부압) 압력 차를 보인다. 이때 내부의 압력이 외부 대기압과 같은 높이에 위치(대부분 중간 높이)하는 것이 바로 중성대다. 

 

높아진 압력으로 천장에 쌓인 연기가 상층부로 배연되면 중성대는 상승한다. 중성대가 상승하면 하층부로 갈수록 압력이 낮아져(부압) 외부 공기를 끌어당기는 드래프트 효과(Draft Effect)가 더욱 강해진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해서 순환하는 것을 굴뚝 또는 연돌 효과(Stack Effect)라 한다. 그리고 연기는 인체에 유해한 독성가스면서 연소 가능한 가연성가스이므로 일정 조건이 형성되면 상층부에 쌓인 연기가 순간 연소해 화염이 전실에 확대된다. 이것은 화재 최성기 직전에 발생하는 현상인 플래시 오버(flash over)다.

 

▲ 화재가 난 아파트의 현관 앞 사진 플래시 오버 이후 최성기 화재는 소방드론이 소화 약제를 품고 일회성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면 들어갈 수도 들어갈 이유도 없다. 오히려 외부에서 소화약제를 투하하거나 주변 연소 확대를 감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 화재 연기가 연소돼 불꽃으로 변해가는 사진. 이 밖에 화재 메커니즘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119플러스 매거진 7월호 P.62 ‘CFBT 이론에서의 화재 읽기’를 참고하면 된다.

 

중성대와 연기경계층에 주목하자.

화재 메커니즘에서 중성대와 연기 경계층은 화재 진행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현상 중 하나다. 중성대는 화재가 진행되면서 실내 온도가 높아질수록 연기 경계층과 함께 위에서부터 내려오게 된다.

 

중성대와 연기 경계층은 화재 현장에서 육안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한 요소다. 하층의 낮은 압력(부압)으로 인해 외기와 함께 들어오는 산소를 차단해 화재를 제어하거나 기류 이동 방향을 파악해 진압할 수 있다.

 

산소를 차단하면 연소반응이 더뎌지고 기류의 이동 방향을 파악하면 연소에 필요한 산소를 끌어당기는 곳이 바로 화재플럼을 형성하고 있는 화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성대와 연기 경계층은 정확한 화점을 찾아 화재를 단번에 제압하거나 인명구조가 필요한 경우 상황 판단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중성대와 연기 경계층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화재 현장에서 화점이 아닌 곳이나 외부에서 무분별하게 방수한다면 방수하는 소화수를 따라 흐르는 주변 기류, 소화수가 기화하며 순간 팽창된(약 1600배) 수증기 압력에 의해 중성대와 연기 경계층 형성 유지에 영향을 받는다. 

▲ 화재 시 외부에서 방수하면 화재 열에 기화 팽창된 수증기가 잠열에 의해 200도 이상 올라가면서 소방대원이나 대피자에게 화상을 입힐 수 있다. 결국 중성대와 연기 경계층은 무너져 버린다.     ©출처 서울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팀 화재 외부방수 실험

▲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잠시 곁가지로 나가면 모든 화재에서 외부방수가 불필요하지는 않다. 사진과 같이 내부 인명피해 우려가 없는 반면 출화된 화염으로 인해 연소 확대 우려가 있는 현장에는 외부에서 먼저 방수하는 게 효율적인 경우도 있다. 즉 현장에는 답이 없다.


드론의 내부 진입은 중성대 일부와 연기 경계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재 연기는 한 모금만 마셔도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유독가스로 연기 경계층은 화재가 진행될수록 천장부터 차츰 쌓이기 시작한다. 따라서 제연설비 설계 시 연기배출을 위한 배기구는 천장 또는 벽 1/2 상단에 설치하고 추가로 제연 경계벽을 설치해 연기 확산을 지연시킨다(제연 경계가 설치된 경우 배기구 하단이 폭 하단보다 높게 설치돼 있다).

 

그리고 특별피난계단 또는 비상용승강기로 진입하는 부속실 등에서는 원활한 피난을 위해 방연풍속(0.5~0.7m/s)과 차압(12.5~40Pa)을 유지해 대피로로 향하는 연기 유입을 차단한다. 하지만 드론이 내부로 진입하는 순간 제연설비는 본래 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드론이 양력 유지를 위해 프로펠러를 통과하는 공기의 질유량 만큼 천장에 모여 배출되는 연기를 오히려 바닥으로 끌어 내리고 드론의 하향풍과 급기구로 유입된 공기와 뒤섞여 와류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소방대원은 드론 진입으로 인해 오히려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소방활동이 어려워지고 대피하는 요구조자들에게는 패닉(panic)을 유발할 수도 있다.

 

▲ 화재 현장 활동 중 상층부로부터 쌓인 연기 경계층을 직접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실제로 보면 지옥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 화재 진압 후 연기경계층 흔적 소방청 고시 소방시설 등의 성능위주설계 방법 및 기준, 별표1 인명안전기준에 따라 연기는 호흡한계선인 바닥으로부터 1.8m 이상 유지되도록 제연설비를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드론 진입 시 프로펠러 하향풍에 의해 대피자는 바닥에 엎드려도 유독가스인 연기를 마시게 되므로 오히려 피난의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 350mm급 소형 드론의 호버링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펠러 풍속은 개방된 공간에서 하향 1m 거리 기준 약 7.5~8.9m/s(2m 거리 기준 4.9~6.5m/s)이며 이는 제연구역의 순간 유입풍속 기준 5m/s 이하 그리고 부속실 방연풍속 기준 0.5~0.7m/s를 훨씬 상회한다(프로펠러의 풍속은 측정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하향풍이 강하다).

▲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지하철의 경우 사진과 같이 층마다 제연 경계벽을 상단에 설치해 천장으로 이동하는 연기 확산을 지연시킨다. 하지만 드론의 프로펠러 기류 방향은 강한 하향풍이다.

 

다음 연재에 계속...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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