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아름다운 일이지만 유부남, 유부녀와 하는 연애는 아름답기는커녕 상당한 후폭풍을 각오해야만 하는 위법한 일입니다.
유부남ㆍ녀와 연애했다고 과거처럼 간통죄로 형사 처벌받는 건 아니지만 타인의 혼인 생활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므로 피해자인 본 배우자에게 상당한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상간 소송과 관련해 평소에 자주 받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배우자의 외도로 고통받는 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Q. 상간 소송을 하려면 반드시 이혼해야 하나요 아직 어린 자녀가 있는 부부라면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를 용서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배우자를 용서했다고 해서 그와 바람 핀 상간자까지 용서해줘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즉 배우자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혼하면서 배우자와 상간자를 공동 피고로 묶어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하는 경우와 이혼하지 않으면서 상간자만을 피고로 해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하는 경우는 관할법원 지정 등과 같은 소송 진행 방식에 차이가 생기므로 변호사와 상담을 받는 게 좋습니다.
Q. 위자료는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나요 상간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통상 3천만원에서 5천만원 정도입니다. 물론 사안에 따라서 1억원 정도의 위자료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상간자가 적극적으로 구애한 경우나 바람 핀 기간이 상당히 긴 경우, 배우자가 바람 사실을 알고 이를 그만하라고 했음에도 계속해서 바람 핀 경우 등에는 위자료 액수가 좀 더 높게 책정됩니다.
즉 상간자를 비난할 여지가 큰 경우라면 당연히 위자료 액수가 더 높아집니다. 더불어 상간자의 경제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데에 참작되고 있습니다.
2015년 간통죄가 위헌이 되면서 상간자를 형사처벌할 수 없게 된 만큼 위자료를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에 흡족할 정도의 위자료가 선고되진 않는 게 현실입니다.
Q. 상간자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할 위험은 없나요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면 대부분은 피가 거꾸로 솟는 감정을 느끼며 상간자에게 고통을 줄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게 됩니다. 주로 상간 사실을 상간자의 주위 사람 또는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법, 또는 상간 사실을 상간자의 배우자에게 알리겠다고 겁을 주는 방법이 이용됩니다.
이런 방법은 상간자의 사회적 평판을 깎아 상간자에게 매우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속은 매우 시원할 수 있으나 형법 위반의 소지가 크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방법을 택한 후 상간자로부터 명예훼손 또는 협박 등으로 고소를 당해 기소에 이르는 사례가 있습니다.
몇천만원 정도의 위자료를 받는 것으로는 도저히 속이 풀리지 않는 분들이라면 최후의 보루로 이러한 방법을 생각해 볼 텐데요. 시도하지 않는 게 제일 좋으나 혹시라도 시도하고자 한다면 변호사와 충분한 상담을 한 후 행동에 착수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Q. 바람 핀 배우자에게도 재산분할을 해줘야 하나요. 또는 바람 핀 배우자도 양육권을 가져갈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재산분할은 어디까지나 부부가 혼인 생활 중에 이룩한 재산을 각자의 재산형성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것이므로 바람을 핀 유책배우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재산형성 기여도에 따라 재산을 분할 받을 수 있습니다. 바람 핀 사실은 재산분할이 아닌 위자료 산정 시 고려됩니다.
또 바람 핀 배우자라 할지라도 자녀의 양육권자로 지정될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의 양육권자를 누구로 할지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건 ‘자녀의 복리’입니다. 바람 핀 유책배우자라 할지라도 자녀를 양육하는 데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면 양육권자가 될 수 있는 겁니다.
따라서 상대 배우자가 외도했다는 사실만을 믿고 만연히 자녀의 양육권은 쉽게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Q. 서류상 이혼만 안 하고 실제로는 남처럼 지내던 중에 다른 사람과 연애한 것도 상간 행위에 해당하나요 오랜 기간 별거하며 혼인이 파탄에 이른 상태로 서류상 혼인 관계만 유지하는 부부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 부부 중 일방이 스스로를 싱글이라 여기며 다른 사람과 교제하기도 하는데요. 이를 안 상대 배우자가 그러한 교제를 부정행위로 규정하며 상간 소송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법원은 이런 경우에는 타인과의 교제를 부정행위로 보지 않습니다. 결혼 후 10년 이상 불화를 겪다가 4년간 별거하며 남처럼 지내온 부부의 이혼소송에서 법원은 이들의 혼인은 이미 파탄에 이른 상태이기 때문에 일방 배우자가 타인과 교제했다 해도 이를 부정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교제 상대방에 대해서 상간 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물론 실제 혼인이 파탄에 이른 상태였는지는 구체적인 사건마다 달리 판단되므로 배우자와 별거하는 상태이기만 하면 모든 상간 소송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반면 협의이혼 신청 후 갖는 숙려기간에 다른 이성과 교제한 건 부정행위에 해당합니다. 협의이혼 숙려기간은 혼인을 유지할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 부부관계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는 시간이므로 아직 혼인이 파탄에 이른 상태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약 배우자와 교제한 사람이 그 배우자가 협의이혼 숙려기간 중이라는 걸 알고도 교제한 거라면 그 사람에 대해 상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한주현 변호사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관으로 근무하며(2018-2020) 재난ㆍ안전 분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현재는 법무법인(유) 정진의 변호사로 이혼이나 상속 등의 가사사건 및 보험이나 손해배상 등의 민사사건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법무법인(유) 정진_ 한주현 : jhhan@jungjinlaw.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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