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임무 장비 드론에 탑재할 수 있는 임무 장비의 종류는 활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그중 가장 자주 사용되는 서치라이트 활용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야간비행이 빈번한 소방드론 운용 환경 특성상 야외 인명 탐색 임무 수행을 보조하기 위해 서치라이트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실내ㆍ협소 공간 비행에서는 대부분 조도가 낮아 카메라로 드론과 주변 공간의 장애물에 대한 육안 관측이 어렵다.
따라서 인명 탐색 임무 수행보다 비행경로에 장애물 등을 탐지하기 위한 활용 비중이 더 높다.
특히 재난 현장이라면 훈련처럼 사전에 장애물을 확인할 수 없어 비행 중 식별되는 장애물에 시시각각 대응해야 한다.
주간이라면 영향이 덜하겠지만 야간이나 조도가 낮은 조건이라면 어떨까? 드론 카메라로도 보이지 않는 조도가 0에 가까운 공간을 비행할 때 서치라이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만약 빛이 전혀 없는 실내 공간이라면 주변을 탐색할 수 없고 위치를 인식ㆍ제어할 수도 없다. 실내에서 드론 위치를 제어할 수 있는 장애물 감지 센서 또한 최소한의 조도가 확보돼야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는 대개 GNSS 수신이 불가하다.
최근 출시되는 센서형 드론 대부분은 GNSS와 장애물 감지 센서(초음파, 비전 센서 등)가 탑재된다. GNSS는 흔히 GPS를 말하는데 위성의 송신기와 드론의 GNSS 수신기 간 전파 송ㆍ수신 시간을 측정해 드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한다.
그리고 드론은 그 위치에 머물도록(호버링) 작동하는 방식으로 위치제어를 수행한다. 장애물 감지 센서는 드론 주위 공간을 탐지해 장애물을 감지하거나 회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최근에 주로 사용되는 비전 센서는 드론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가 촬영한 이미지 패턴을 분석해 장애물을 회피하거나 위치 또는 고도를 제어한다.
드론은 이 두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만 사용하더라도 어느 정도 자동 위치제어를 할 수 있게 된다. 야외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GNSS와 장애물 감지 센서 두 가지 모두 사용 가능하다. 야간 또는 협소 공간 비행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내로 진입해 비행할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부분 실내에서 GNSS 수신이 어려워 장애물 감지 센서에만 의존한 위치제어를 하게 된다.
장애물 감지 센서가 작동하기 위해선 기체 주변에 최소한의 조도가 확보돼야 하는데 실내는 어두운 경우가 많다. 주간일지라도 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공간은 위치제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물론 비행은 할 수 있지만 눈을 감고 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시야 확보와 탐색 목표물 식별, 위치제어를 하기 위한 서치라이트를 활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실내ㆍ협소 공간에서 원활히 임무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평소 재난 현장에서는 휴대용 서치라이트나 소방드론으로 도입된 기체 모듈형 서치라이트를 사용해 왔다.
그렇지만 모두 실내ㆍ협소 공간 드론 탐색을 위한 용도는 아니다. 따라서 가장 효율성이 좋은 성능을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목적에 활용되는 여러 성능의 서치라이트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환경은 실내 공간과 야외 협소 공간이다. 실내 공간에 대한 테스트는 전혀 조명이 없는 동일한 환경에서 서치라이트별 성능ㆍ효과를 비교ㆍ파악했다. 야외 협소 공간 테스트는 주ㆍ야간 시간대별 서치라이트 효과를 비교ㆍ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실내 공간 효과에 대한 기준은 공장이나 창고 등에서 10m 이상의 주변 장애물 감지ㆍ확보 여부와 일반적인 환경 등에서 주변 3m 이상의 주변 장애물 감지ㆍ확보 가능 여부, 그리고 붕괴 현장과 같은 환경에서 1m 이상 주변 장애물 감지ㆍ확보 여부 등 세 가지다.
물론 시야를 넓게 확보할수록 빠른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성능이 좋을수록 무게는 늘고 운용 시간은 줄기 때문에 각 환경에 따른 최적의 성능을 비교ㆍ연구했다.
야외 협소 공간 탐색 기준은 1m 이상 주변 장애물 감지ㆍ확보 여부 한 가지다. 산악 인명 탐색 시 일반 중대형 드론의 줌과 열화상 카메라로도 찾기 어려운 우거진 숲속 등 음영지역에 대한 포인트 정밀 수색에 목적을 뒀다.
주ㆍ야간 날씨와 일출ㆍ일몰 등 시간대별로 필요한 서치라이트 성능 기준을 테스트했다. 외부 조명 또는 중대형 드론 서치라이트 지원에 대한 상황도 비교ㆍ분석했다.
테스트는 동일한 조건으로 2주 동안 3회 반복 진행했다. 사용한 서치라이트는 가급적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을 선정했다. 성능은 아래 표와 같다.
먼저 실내는 조명이 전혀 없고 현장 활동 대원 불빛을 이용한다는 조건에서 자동 위치제어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 장애물은 1m 범위에서도 감지할 수 없었다. 자세(제어) 모드로 비행이 가능하긴 했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자체 비상 조명이 있는 내부를 테스트했다. 피난 유도등 밝기부터 위치제어 기능이 일부 정상 작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애물 감지는 3~5m 정도로 가능했고 탐색 임무를 수행하기엔 다소 조도가 부족했다. 서치라이트를 탑재한 조건에선 최소 300LM 이상의 서치라이트를 사용해야 비행과 탐색 모두 수월했다. 장애물 감지도 10m 이상 할 수 있었다.
단, 철사나 철근 같은 얇은 장애물은 최소 800LM 이상의 라이트를 사용해야 식별이 수월했다.
야외 테스트 결과 주간에는 비행 장애가 없었다. 야간에는 일몰 시각, 일몰 시각+30분, 완전히 어두워진 후를 각각 테스트했다.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는 외부 조명(제논탐조등)과 중대형 드론(DJI M300) 서치라이트 지원, 자체 라이트 탑재 조건으로 진행했다.
일몰 시각과 일몰 시각+30분까지는 별도의 라이트나 조명 없이도 비행과 탐색을 할 수 있었다. 장애물 식별도 5m 이상 가능했다.
완전히 어두워진 후 월광이 밝은 조건에서는 비행이 불가한 수준으로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 외부 조명 또는 중대형 드론 서치라이트 지원 조건에서도 시야 확보가 전혀 안 돼 효용성이 없었다.
라이트 탑재 조건에서는 400LM에서부터 1m 이상 거리의 장애물 감지가 가능했으나 가시거리가 짧아 비행에 제한이 많았다. 비
행 중 1m 이상에서 장애물 식별과 탐색이 모두 가능해지려면 800LM 이상 성능의 라이트, 그중에서도 가급적 기체 카메라 화각 이상의 조사각을 가졌거나 최소 60° 이상의 조사각을 가진 라이트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비행과 탐색이 가능해졌는데도 시야가 좁아져 조종자가 드론의 현재 위치를 쉽게 잃어 의도한 경로를 이탈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행 장소나 장애물 유무 등 변수들이 추가된다면 각기 다른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테스트 결과 실내는 구조물이 정형화돼 라이트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장애물 감지와 시야 확보가 수월했다. 반면 야외 협소 공간은 비행경로나 장애물이 불규칙해 상대적으로 밝은 서치라이트가 필요하다.
비행 환경과 조건에 따라 변수가 많으므로 더 세부적인 데이터를 얻기 위해선 보다 다양한 추가 테스트와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서치라이트를 탑재한다면 실내ㆍ협소 공간에서 탐색 임무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이번 연구 결과 테스트 환경과 개인 역량마다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현장 투입 전 사전 훈련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성능 기준을 정하는 걸 권장한다.
기타 장애 요소 비행에 영향을 주는 장애 요소는 기체의 성능, 형태, 페이로드, 통신환경 등 자체적인 것과 기타 외부적인 것들로 몹시 다양하다. 이미 자세히 공유된 내용이라 운용자 대부분이 숙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실내ㆍ협소 공간에서 다른 형태로 드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야외에서는 크게 주의할 필요가 없는 요소들이 실내ㆍ협소 공간에서는 추락으로 이어질 만큼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 기타 장애 요소에서는 이들 중 통신환경과 공기 유동, 주변 구조물로 인한 장애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려고 한다.
1. 통신 환경 야외와 가장 다른 걸 꼽자면 아마 통신 환경일 거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통신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무선통신 주파수 특징에 기인한다. 비행 환경에 따라 전파간섭 또는 사용하는 주파수에 따라 직진, 반사, 회절, 굴절, 투과 등 전파 특성 차이가 다양하게 작용해서다.
먼저 지형지물에 의한 통신장애다. 야외에선 고층 건물이 밀집해있거나 산악지형같이 전파가 막히는 지형을 제외하면 임무 범위 내에서 신호 송ㆍ수신에 큰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만약 통신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가 있다. 통신이 끊기더라도 페일세이프 기능이 작동해 자동 착륙이나 정지호버링, RTH 등의 기능을 실행하면서 추락을 막아주고 조종자가 대처할 시간을 벌어줘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실내나 협소한 곳에서 비행 중일 경우엔 다르다. 보통 차폐물 속이나 장애물 사이에서 비행하므로 대처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고 비행거리도 짧다. 특히 실내비행은 조종지점과 드론이 진입하는 깊이, 격실의 유무, 개구부의 개수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신호강도의 변화와 비행거리가 크게 달라진다.
즉 전파가 장애물에 차단되거나 회절해 도달할 수 있는 거리까지가 비행 가능 범위라고 볼 수 있다. 회절이 일어날 때마다 전파손실도 함께 발생해 비행 범위는 평소보다 훨씬 더 좁아진다. 격실을 지날 때마다 신호강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갑자기 신호가 단절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비행 중에는 전파간섭에 따른 통신장애도 발생한다. 드론에선 ISM 대역에 속하는 2.4GHz 대역과 5.8GHz 대역 주파수를 주로 사용한다.
이 주파수 대역은 별도의 허가 없이도 사용할 수 있어 도심지역에선 사용 빈도가 잦아 전파간섭이 심한 대역이다. 재난 현장에서는 활발한 무선교신으로 전파에 잡음이 혼입되면서 통신 강도가 저하되기도 한다.
드물게 소방드론 외 불법 비행 드론의 신호 간섭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파간섭은 야외 비행에 방해되는 요소 중 하나지만 실내ㆍ협소 공간같이 좁고 장애물이 산재한 공간에선 전파간섭으로 잠시만 조종이 불안정해져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통신과 관련된 여러 장애요소가 더 있지만 지형지물과 전파간섭으로 인한 장애는 실내ㆍ협소 공간 비행에서 특히 위험할 수 있다. 실내ㆍ협소 공간처럼 좁고 장애물이 많은 공간에선 페일세이프 작동이 오히려 추락을 유발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조종자는 이를 대비해 비행 준비 단계에서부터 통신에 유리한 조종지점 선정, 비행 중 지속적인 신호강도 모니터링 등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지형지물에 의한 통신장애는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종자가 반드시 숙지하고 대처방안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게 좋다.
반면 전파간섭으로 인한 장애는 비행 중 원인을 찾는 게 어렵고 조종자가 모든 경우의 수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비행 중 한 번이라도 간섭이 발생한다면 심리적인 부담이 더해지게 된다.
따라서 조종자는 언제든 전파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조종 중 간섭이 적은 주파수 채널을 찾아 수동으로 설정하면서 비행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2. 공기 유동, 주변 구조물로 인한 장애
드론이 비행하며 발생하는 공기 유동과 주변 구조물로 인한 장애가 발생할 때도 있다. 앞서 실내ㆍ협소 공간 비행을 위해 프로펠러 가드를 장착한 후 비행하면 벽에 충돌했을 때 즉시 추락하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프로펠러 가드나 덕트형 드론으로 비행 중 벽에 근접했을 때 부딪히며 추락하진 않는다.
하지만 벽에 완전히 붙어 있거나 접촉하며 상승할 때 벽으로 붙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벽에 근접해 비행하면 벽에 막혀 프로펠러 끝단에서 발생하는 익단 와류(Wingtip vortex)가 일부 형성되지 못해 양력 발생 효율을 감소시킨다.
그로 인해 벽과 반대의 프로펠러 간 양력 균형이 깨지고 기체 자세는 불안정해진다. 훈련ㆍ테스트 중 이렇게 추락한 경우 다시 이륙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가급적 벽이나 수직면을 가진 구조물과 거리를 두고 조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내비행과 협소한 공간 비행 중에는 드론이 밀폐된 공간이나 지면과 가깝게 비행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드론이 발생시킨 하강풍에 의해 비산한 이물질이 드론 상단이나 프로펠러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이들은 카메라에 걸려 드론 시야를 가릴 수도, 실내에선 비닐 같은 이물질이 걸릴 경우 즉시 추락할 수도 있다.
흔하진 않지만 흙먼지가 모터캔과 코일 사이에 유입되는 사례가 있었는데 이럴 경우 모터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개방된 공간과 달리 좁고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는 드론이 비행하며 발생한 기류로 인해 공기를 불규칙하게 순환시키는 난기류가 발생한다.
이 난기류는 드론의 자세제어와 위치제어를 방해해 안전한 비행을 저해한다. 드론이 임무를 수행하는 실내ㆍ협소 공간은 대원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런 공간을 탐색할 땐 조종에 유의하거나 빠르게 통과해야 한다.
실내 공간에서 공기 유동이나 구조물로 인한 장애 요소가 발생한다면 추락의 위험성이 높지만 야외 협소 공간과 같이 변칙적이지 않다. 대부분 사전에 예측할 수 있고 예방도 가능하므로 주의한다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마치며 드론을 활용한 실내ㆍ협소 공간 탐색의 현장 운용 사례와 훈련ㆍ테스트 간 확인된 주의사항 등 몇 가지를 소개했다.
테스트 결과 아직은 데이터가 부족해 명확한 기준을 정립할 순 없지만 추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고 후속 연구와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야외에선 중대한 실수가 아니라면 현장 활동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실내ㆍ협소 공간에선 조그만 실수라도 곧바로 임무가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아직 실내ㆍ협소 공간 비행을 위한 기체가 도입되지 않아 야외용으로 도입된 소방드론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조종자의 손끝에 많은 게 달려있고 다양한 훈련도 뒤따라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방에서 드론은 아직 생소한 장비다. 현장에 투입된 기간도 다른 장비들보다 짧다. 그만큼 아직 현장 운용 시스템이나 활용 사례,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실내ㆍ협소 공간에서 드론을 운용한다는 개념도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소방드론 담당자들의 많은 관심과 연구가 뒤따른다면 ‘재난 현장 소방관의 제3의 눈’의 역할로 더 폭넓게 활용될 거로 확신한다.
서울 영등포소방서_ 김성호 : seongho11@seoul.go.kr 감수 :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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