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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끝없는 도전, 베테랑 노장 소방관 ‘김성배 소방령’

최강소방관, 전국대학생창의발명대회 등 각종 대회서 다수 수상
후배 소방관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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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19/12/02 [09:45]

[Hot!119]끝없는 도전, 베테랑 노장 소방관 ‘김성배 소방령’

최강소방관, 전국대학생창의발명대회 등 각종 대회서 다수 수상
후배 소방관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9/12/02 [09:45]

▲ 김성배 경남 함양소방서 소방령 

 

1996년 최강소방관, 2013년 전국대학생창의발명대회 최우수, 2017년 소방전술대회 전국 5위, 2018년 소방연구우수논문 2위(소방과학연구실), 2019년 소방정책컨퍼런스 3위. 모두 경상남도 함양소방서에서 행정과장으로 근무 중인 김성배 소방령의 수상 경력이다.


“제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3학번입니다. 늦깎이 대학생이죠. 적극적으로 도전하게 된 것은 이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국대학생창의발명대회에서 수상한 일입니다”


2002년께 경남 진주시 산후조리원에서 화재 사고로 신생아와 산모 4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2012년에는 경남 사천시 아파트 화재로 주민 2명이 사망하고 소방관 2명이 큰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그가 화재 현장에 있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 소식을 접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을 줄여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아들과 지혜를 모아 단독경보형 감지기로 화재가 감지되면 비상구나 배연창이 열리는 장치인 ‘비상구 개방장치’를 발명했다.


이 대회에는 전국 대학에서 4천여 팀이 참가했다. 김 소방령과 그의 아들인 김남훈 씨는 대회에서 최우수를 거머쥐었다.


“시상대에 올라갈 때 시상 관계자와 참가자 모두가 저를 지도교수라고 생각했어요. 특허청장님께서 시상하셨는데 진행하는 아나운서가 부자지간이라고 소개했더니 모든 참가자가 환호했죠. 특허청장님은 다시 저희 팀을 단상으로 불러 인사 시켜 주시기도 했습니다”

 

 

1986년 소방관이 된 그는 1992년부터 대부분 구조대에서 근무했다. 산청소방서 산청119안전센터장 시절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전국에서 최고령자이자 소방경 계급으로 인명구조사 2급을 취득하기도 했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관심 덕에 지난해에는 소방연구우수논문 공모에서 2위에 올랐다. ‘화재현장에 효과적인 한국식 호스 전개 조법에 관한 연구’는 실제 현장에서 겪은 불편함에서 시작된 연구였다.


화재현장에는 다양한 애로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진압대원들은 소방호스를 펼칠 때 체력적 소모가 크다.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골목길에서는 적은 인원이 비효율적으로 소방호스를 전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했습니다. 소방호스를 배낭에 넣어 짊어지고 운반해 보기도 했는데 사용해 보니 별로 효율적이지 않았어요. 고민 끝에 진압대원이 소방호스를 소방차에서부터 떨구면서 전개하는 방법으로 바꾸고 가방에 넣어 운반해 보니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죠”
연구 끝에 만들어진 장비는 ‘세이프백’이다. 평소 건장한 남성 소방관은 40㎜의 소방호스를 1~1.5매 정도 전개할 수 있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4매까지도 무리 없이 전개가 가능하다. 여성 소방관의 경우에도 2매 정도는 가뿐히 전개할 수 있다.


“아직은 실험과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현재는 소방호스 적재공간에 맞춰 억지로 만든 거라 완벽하다고 할 수 없죠. 소방차 방수구의 위치와 적재공간을 세이프백에 맞춰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이 세이프백은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다. 하지만 부산과 제주, 전북, 경기, 서울, 전남 등지의 일부 소방서에서 사용하고 있다. 김성배 소방령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고 연락을 해 와 선뜻 기술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참여한 대회는 소방정책컨퍼런스다. 김성배 소방령을 비롯해 정순욱 소방정, 최남진 소방위, 신원희ㆍ홍성현ㆍ박경식 소방장 등 경남 소방관 6명이 팀을 이뤄 ‘화재현장에 효과적인 한국식 소방호스 연결금속구 개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소방용 호스의 연결금속구는 나사식 연결금속구와 접합식 연결금속구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 중 우리나라는 나사식 연결금속구를 사용한다. 나사식은 연결된 소방호스가 사용 중 이탈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 시 결합과 분리가 불편하다. 반면 접합식은 분해와 결합이 편리하다.


“우리 팀은 소방차에 적재해 화재현장에서 사용하는 화재진압용 호스 연결 금속구의 기계적ㆍ기술적 문제점을 개선함으로써 효율적 화재진압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처음 다루는 분야라 우수한 성적을 기대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년에도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네요”


끊임없이 도전하는 김성배 소방령은 3년 정도 후엔 정복을 벗고 일반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오랜 세월 소방관으로 지내오며 다사다난했던 그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소방관으로 살면서 마음놓고 여행 한번 못했습니다. 후배들에게는 여행을 많이 다니라고 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 현장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내 여행이라도 타지역의 문화를 접하면 재난현장에서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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