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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드론을 배우고 싶다-Ⅱ

드론이 진지한 여가활동이 되려면? ‘체계적인 입문 방법’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기사입력 2020/12/21 [10:00]

나도 드론을 배우고 싶다-Ⅱ

드론이 진지한 여가활동이 되려면? ‘체계적인 입문 방법’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입력 : 2020/12/21 [10:00]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요즘 드론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러나 드론을 배운다는 건 사실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입문자 중엔 드론을 조종하는 재미 요소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종 실력은 기본이고 드론마다 다른 기체 형태나 비행 특성, 비행 옵션 기능,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기체 사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게다가 비행 승인이나 촬영허가, 조종자 증명 기준, 기체등록 등 항공 관련법에 관한 부분까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촬영을 위한 드론은 입문자가 예상하는 것보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중복 투자를 막으려면 최소 200~250만원). 또 경량으로 제작되다 보니 충격에 대한 내구성이 약해 보관 중 파손되거나 고도에 상관없이 비행 중 추락하면 기체 수리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다.

 

이렇듯 배우기 까다롭고 예상치 못하게 비용까지 많이 들다 보니 단순한 일상적 여가로 즐기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간 드론에 무턱대고 입문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드론을 방치하거나 아예 그만둔 사람을 많이 봐 왔다. 그래서 지난 4년간 시ㆍ도 인재개발원, 사업소, 구청, 시ㆍ도 소방학교, 대학교 등과 직장 내에서 드론 관련 교육을 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드론을 보다 체계적으로 입문할 수 있는 법을 공유하려 한다. 물론 필자의 경험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될 순 없겠지만 일부만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1.드론 입문은 부담 없이 저렴한 완구용으로 시작해보자

▲ 손바닥보다 조금 큰 완구용 드론은 예비 배터리를 포함하더라도 약 5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가볍고 내구성이 좋아 추락에 대한 부담 없이 연습할 수 있다.

 

▲ 많이 사용하는 촬영용(센서형) 드론은 예비 배터리와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PC(휴대전화로 대체 가능) 등 기본적인 구성품을 갖추는 데만 250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드론은 당연히 가격이 비쌀수록 성능이 좋고 기능이 다양해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다. 그래서 중복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입문할 때부터 비교적 고가의 드론을 사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는 만약 주변에 드론 입문부터 지속해서 도움을 받을 만한 지인이 없다면 되도록 지양하는 게 좋다.

 

드론 조종은 대체로 가격이 비싼 기체일수록 쉽고 가격이 저렴한 기체일수록 어렵다. 드론 기체가 고가일수록 비행 성능이 뛰어나고 자동비행이나 제어기능 등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정적으로 조종할 수 있는 고가의 드론으로 입문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고 생각할 수 있을 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진 않다.

 

아무리 자동제어기능이 많은 드론일지라도 그 기능이 매번 100% 완벽하게 작동하진 않는다. 드론 자체에 하자가 있는 불량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제 기능을 못 하는 주된 원인은 비행 중 주변의 고압선이나 통신안테나, 금속 물질, 기상(우주기상 포함) 등의 외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드론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본래의 자동제어기능을 못 하게 되면 평소보다 통제하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비교적 고가인 촬영용 드론은 부착된 각종 센서로 인해 고도와 위치, 자세제어 등 호버링(제자리 비행)이 수월하다. 또 주변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기능이 있어 충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 장애물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센서 오류로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조종자는 순간 드론 제어가 어려워져 추락 등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쉽게 비유하자면 자동변속기가 있는 자동차로 운전하다 갑자기 경험해 본 적 없는 수동변속기로 바뀐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동차는 자동변속기에서 수동변속기로 바뀔 일이 없지만 드론은 자동제어 기능이 원치 않게 수동으로 바뀔 수도 있다.

 

드론 비행 중 이런 문제점을 예방하거나 대비하기 위해선 입문 시 자동제어기능이 있어 조종이 쉬운 드론보다 자동제어기능이 없어 어렵고 가격이 저렴한 드론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고도나 위치, 자세제어기능이 없는 드론으로 연습하면 추후 자동제어기능이 있는 드론이 그 기능을 상실했을 때도 대처 가능한 실력을 갖출 수 있다. 게다가 완구용 드론으로 충분히 연습한다면 어떤 고가의 드론이라도 자신감이 생긴다.

 

▲ 저가의 작은 드론과 조종기는 정밀한 조종이 되지 않는다. 필요 이상으로 어려운 기체는 실력 향상에 효율적이지 않다.

 

▲ 작은 드론이라도 정밀한 조종이 가능한 기체가 있다. 이 경우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기체 10만원대, 조종기 20만원대 후반).

 

다만 연습을 위한 완구용 드론 선택 시 손바닥보다 작은 드론은 추천하지 않는다. 프로펠러가 작고 짧은 기체일수록 비행하기 위해 모터의 높은 회전수가 있어야 하는데 완구용 조종기는 송신 해상도가 낮아 기체를 정밀하게 조종하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2.촬영용 드론 입문은 여행 등 다른 취미와 함께하는 게 좋다

완구용으로 드론에 입문하고 모든 방향(전면, 후면, 우측면, 좌측면)에서 호버링(제자리 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면 다음 단계인 촬영용 드론으로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다.

 

촬영용 드론은 완구용 드론보다 안정적인 자동제어기능(위치, 자세제어)이 있어 최소 100m 이상의 높이로 500m 이상 멀리 보낼 수 있다. 그래서 드론으로만 담을 수 있는 항공촬영은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신세계처럼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카메라 성능이 좋고 기능이 다양할수록 더욱더 그렇다.

 

그러나 직장 업무로 드론을 활용해 항공촬영하는 것처럼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촬영용 드론에 적응하면 자동제어기능으로 조종이 손쉬워 비행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면 목적 없는 무의식적인 항공촬영을 하게 되고 처음엔 짧았던 비행시간이 점차 길게 느껴진다.

 

결국 매번 의식 없이 반복되는 비행은 사고로 이어지거나 점차 드론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그럼 결국 드론은 점점 방치되거나 중고로 되파는 상황에 놓인다. 그간 드론에 입문한 사람이 이런 이유로 그만두는 걸 꽤 많이 봐 왔다. 만약 드론이 본인 적성에 안 맞는다고 생각되거나 흥미가 없다면 억지로 배울 필요까진 없다. 

 

다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거나 투자한 금액, 시간 등 매몰 비용이 아깝다면 다른 활용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드론은 자체적으로 진지한 여가의 주체가 될 수 있지만 다른 주체가 되는 여가에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알아둬야 한다. 즉 드론은 드론만의 여가활동 외에도 그 상위 또는 하위 여가활동에 개입ㆍ관여하는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촬영용 드론은 조금만 생각하면 활용방안이 무궁무진하다. 

 

▲ 수상스키와 같이 자세교정이 필요한 여가활동 시 드론의 자동비행 기능을 활용해 피드백할 수 있다.

 

▲ 에어드롭 장치를 추가 부착하면 기체가 이륙할 수 있을 정도의 무게까지 물품을 전달할 수 있다.

 

촬영용 드론의 대부분은 야구나 축구, 골프, 산악등반, 서핑, 스키, 마라톤, 자전거 등 여러 실외 스포츠 같은 여가활동을 하는 내 모습이나 동료 모습을 하늘에서 다양한 각도로 담을 수 있는 자동비행 기능이 있다.

 

지리 확인이나 물리적 상태 점검 등 지상에서 취득하기 어려운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에어드롭 기능을 추가 장착하면 가벼운 물건도 전달할 수 있다.

 

그 외에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두 언급할 순 없지만 만약 여러분이 여가생활로 여행을 자주 즐긴다면 여행지에서 드론을 함께 활용하는 걸 가장 추천하고 싶다.

 

▲ 3200m 고지에 있는 산장 앞에서 드론을 활용한 기념 촬영

 

▲ 드론을 활용하면 여행지에서 삼각대 없이 원하는 구도로 단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 여행지의 멋진 호수 앞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드론을 활용하면 멀리서 호수의 고요한 분위기를 함께 담을 수 있다.

 

▲ 필자가 직접 탑승한 차량을 추적하며 촬영한 것으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아 간직하고 있는 영상이다.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이 있다. 지상에서 촬영하는 사진은 즉석에서 나와 멋진 배경을 동시에 원하는 대로 담는 게 어렵거나 제한적이지만 드론을 활용하면 제한 없이 어디에서도 원하는 대로 나와 멋진 배경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특히 드론을 활용한 항공촬영은 나를 중심으로 주변의 넓은 배경이 함께 들어오도록 촬영할 수 있다.

 

여행의 본래 목적을 이루는 것과 동시에 여행에서의 독특한 사진, 영상을 담을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드론으로 여행지에서 나를 중심으로 촬영하다 보면 멋진 영상을 담기 위해 드론 비행에 집중하게 된다. 그럼 당연히 흥미가 생겨 드론의 항공촬영기법 등 드론과 연관된 정보를 찾아보게 될 수밖에 없다. 항공촬영 실력도 느는 건 당연지사다.

 

▲ 지상에서는 확인이 어렵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오지의 비포장 길에 대한 방향 정보를 드론을 활용해 취득할 수 있다.

 

▲ 험난한 비포장 산악 길을 차량으로 통과할 때 주변 지리 정보 또한 간단히 취득할 수 있다.

 

여행지에서 드론을 활용한 항공사진은 여행에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주는 단순한 역할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상에서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높은 물체를 확인할 수 있고 넓은 반경의 지리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오지 여행에서 주변의 지리정보를 알고 싶을 때 유용하다.

 

필자의 경우 험난한 산악지형이나 끝을 알 수 없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주변에 대한 길 또는 위험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다. 주변 정보를 확인해 보려고 직접 움직여 갈 필요가 없고 원하는 정보를 수월하게 취득함으로써 여행 중 필요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드론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므로 오지 여행에서 한번 유용하게 사용하면 그 이후로는 필수품이 된다. 만약 이처럼 여행을 자주 가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드론 촬영이 되거나 드론이 여행 필수품이 된다면 드론과 여행이 혼합된 진지한 여가로의 첫걸음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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