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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에서의 재호흡기 활용

재호흡기-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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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0/12/21 [10:00]

소방에서의 재호흡기 활용

재호흡기-Ⅱ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0/12/21 [10:00]

재호흡기 역사

▲ 1945년 재호흡기를 장착한 영국 해군(출처 UTD Rebreahter ppt)

1620년 영국 Cornellius Drebbel은 초기 노를 저어 움직이는 동력잠수함을 만들었다. 이때 잠수함 내부의 공기를 다시 산소화하려고 질산칼륨을 가열하는 장치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가열하면 질산칼륨이 산화칼륨이나 수산화수소로 바뀌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우연히 재호흡기 원리를 발견했을 거라는 추측이 많다. 그리고 바로 이게 재호흡기의 원리라고들 얘기한다.1)

 

1853년 벨기에의 교수 T Schwann은 작동압력 약 13.3bar인 대평 장착 산소탱크와 스쿠러버에 스펀지(가성소다 용액에 담근) 두 개가 들어있는 프로토타입 재호흡기를 디자인했다.

 

1878년에는 Henry Fleuss가 최초 상업적으로 실용적인 재호흡기를 제작했다.

 

1900년에는 영국의 Davis가 기존의 산소 재호흡기를 개선해 잠수함 승무원을 위한 탈출 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실용적인 재호흡기를 생산하게 된다.

 

1907년에 독일 Draeger 사는 광산구조용으로 재호흡기를 만들어 사용했다. 

 

1930년대 이탈리아에선 스포츠로 행해지던 수중 작살로 물고기를 사냥하는 경기에서 재호흡기를 사용했다. 이게 이탈리아 해군의 관심을 끌어 이탈리아 해군에서도 사용하게 됐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이탈리아뿐 아니라 독일과 영국, 미국에서 재호흡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발전의 계기가 됐다.2)

 

재호흡기의 종류 

재호흡기 사용 기체를 산소로 하는가, 나이트록스나 트라이믹스로 하는가에 따라 산소 재호흡기와 혼합기체 재호흡기로 나눌 수 있다. 기포가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Closed Circuit Rebreather)와 반폐쇄식 재호흡기(Semi Closed Circuit Rebreahter)로 구분된다.

 

▲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를 장착한 다이버

 

▲ 반폐쇄식 재호흡기를 장착한 다이버(출처 Doug Elsey)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 중 다이버가 산소 부분압을 세팅하면 자동으로 컨트롤해 주는 전자동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Electronic Closed Circuit Rebreather)가 있다. 수동으로 산소 부분압을 제어하는 수동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Manual Closed Circuit Rebreather)도 있다. 

 

전자동과 수동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는 다이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데 전자동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수동은 유지관리에유리하다.

 

▲ 전자동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를 착용한 필자

▲ 수동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를 장착한 필자




 

 

 

 

 

 

 

 

 

반폐쇄식 재호흡기도 연속 흐름 방식을 이용한 재호흡기가 있고 패시브 방식의 반폐쇄식 재호흡기가 있다. 최근엔 연속 흐름 방식의 반폐쇄식 재호흡기보다 패시브 방식의 재호흡기를 선호한다. 

 

연속 흐름 방식의 반폐쇄식 재호흡기는 다이빙할 때마다 수심에 따라서 노즐과 기체 흐름을 조절해 줘야 한다. 하지만 패시브 방식은 다이버의 호흡 속도와 호흡량에 따라 제어할 수 있어 연속 흐름 방식의 반폐쇄식 재호흡기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연속 흐름 방식의 반폐쇄식 재호흡기를 착용한 필자(출처 Doug Elsey)

▲ 패시브 방식의 반폐쇄식 재호흡기를 장착한 필자

 




 

 

 

 

 

 

 

 

재호흡기의 종류는 크게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 어떤 다이빙을 하느냐 그리고 다이버의 성향에 따라 본인들이 원하는 재호흡기를 사용하면 된다.

 

재호흡기의 장단점

재호흡기의 첫 번째 장점은 기체의 효율성이다. 이는 어찌 보면 재호흡기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일반적으로 똑같은 크기의 다이버 탱크일 경우 반폐쇄식 재호흡기는 일반 탱크보다 여섯 배, 폐쇄식 재호흡기는 열두 배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다이버가 재호흡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단 가정하에서 말이다.

 

만약 다이버가 재호흡기에 익숙지 않다면 일반 탱크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기체 소모량을 가져올 수 있다.

 

두 번째는 따뜻하고 습기 있는 기체를 호흡할 수 있기 때문에 입안이 건조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스 다이빙이나 차가운 물에서 다이빙하는 경우 2단계가 얼지 않아 동결 방지도 된다.

 

세 번째는 조용하게 잠수할 수 있다는 건데 군사용으로 쓰이는 이유기도 하다. 해양 생물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네 번째는 적정 산소 분압을 지속해서 똑같이 제공하기 때문에 감압 효율성이 좋아진다는 거다.

 

반면 단점도 있다. 첫 번째 단점은 장비 자체가 고가라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 대중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예전보다 재호흡기를 사용하는 다이버가 많아지는 추세라 조금만 더 가격을 낮춘다면 재호흡기 대중화도 기대해 볼 만 하다.

 

두 번째는 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산소센서와 이산화탄소 제거제 등의 비용이 지속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다이빙을 가끔하는 다이버들에겐 유지 비용이 만만찮다. 혹자는 헬륨값이 많이 비싸져서 오히려 재호흡기를 사용하는 게 가격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재호흡기를 유지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세 번째는 잠수 전 준비과정이 오래 걸린다는 거다. 오픈 서킷 장비를 준비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세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는 장비 조립 결함이 곧 다이버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교육이다. 특정 재호흡기 교육을 받았다 해도 모든 재호흡기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재호흡기 회사마다 인정하는 강사가 있고 그 강사를 통해서만 본인들이 원하는 재호흡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로 인한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소방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필자가 알고 있기론 소방에서 재호흡기를 보유한 곳은 총 세 곳이다. 재호흡기를 수난구조 현장에 활용한 사례는 없고 예전 서울 노량진 수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중용을 육상용으로 사용해 물이 빠진 수중 터널을 수색한 적은 있다.

 

일선에서 재호흡기를 사용하는 건 개인적으로 힘들다고 본다. 일단 가격을 떠나 장비 관리와 교육이 중요한데 미흡한 실정이다. 만일 이 부분이 충족된다 해도 시간을 다투는 사고 현장에서 재호흡기를 미리 세팅하고 착용한 후 현장 활동을 한다는 건 간단히 삽으로 금방 할 일을 포크레인을 동원해 더 어렵게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유람선이 40m 이상 침몰당해 수색해야 하는 현장이라면 어떨까? 세월호를 경험한 필자로선 재호흡기가 초기 대응에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대심도에서 장시간 있을 수 있고 활동이 용이하기 때문에 수색을 원활히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설치하거나 그 이후에 수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얻기 위해선 재호흡기만한 게 없다고 본다.

 

우리에겐 아픈 기억이지만 작년에 발생한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수색도 동체가 있던 곳에 재호흡기를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물론 우리 구조대원들이 그만한 능력이나 훈련이 안 돼 있을 수도 있다. 그건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그런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우리 소방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장비를 구매했으면 그에 따른 훈련과 교육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선서 보급보단 중앙119구조본부나 내수면에 수심이 깊은 댐, 호수가 있는 특수구조대에서 구매ㆍ활용한다면 더 많은 구조대상자를 구하는데 제대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 2) UTD Rebreather 교육 PPT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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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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