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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TalkTalk] “조직 구성원 간 신뢰 위해선 소통과 공감이 최우선”

[인터뷰] 좋은 제도로 국민에 도움 되는 ‘소방관 상’ 그리는 최용철 세종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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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6/20 [09:40]

[119TalkTalk] “조직 구성원 간 신뢰 위해선 소통과 공감이 최우선”

[인터뷰] 좋은 제도로 국민에 도움 되는 ‘소방관 상’ 그리는 최용철 세종소방본부장

유은영 기자 | 입력 : 2022/06/20 [09:40]

전 직원에 기장 수여… ‘소방공무원 기장관리시스템’ 구축

119구급대 업무 각 소방서 119구급대장 지휘권으로 통합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 위해 본부 독립청사 신축 준비

지도의사-구급대원-본부 상황실 원팀, ‘세종형 메딕원’ 추진

전국 최초 모든 주택 대상 주택용소방시설 설치 근거 마련 

5년 미만 경력자 절반 차지… 주기별 다양한 훈련 도입ㆍ시행

세대 간 소통 위해 모든 간부 대상으로 한 ‘역멘토링’ 제도

전면 당비비 근무체계 시행, 종합상황실 4조 2교대 추진

 

 

“지휘관이 갖춰야 할 역량엔 지식과 기술, 태도, 리더십 등이 있다. 리더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사기를 높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공감과 소통의 기술, 위기의 순간에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2021년 부임한 최용철 세종소방본부장은 소방간부후보생 10기로 임관해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상황담당관과 경기도 의왕소방서장, 광주소방서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등을 거쳤다.

 

미시건 데이븐포트대학교에서 응급구조사 과정을 수료하고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소방재난행정학 석사, 경기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학식과 경험을 두루 갖춘 지휘관이다.

 

최 본부장은 “무엇보다도 직원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중요시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브리나 코헨의 ‘소방관의 선택’ 중 한 구절을 소개했다.

 

‘내가 사고 현장에서 경험한 고통은 공감에서 나온 것이다. 공감이야말로 나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조금 더 노력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나는 우리에게 의지하는 사람들과 공감할 뿐 아니라 나와 함께 일하고 이젠 내가 지휘해야 하는 사람들과도 공감한다’

 

“지휘관으로서 직원들과 마음을 연결하는 진정한 공감대를 만들고 싶다. 정성을 다해 그 사람의 마음을 듣고 그 사람의 감정 언어로 공감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그 공감을 바탕으로 소통하면서 신뢰를 구축해야만 보다 나은 소방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는 직업 소방관. 하지만 과연 소방 조직 내 동료 간, 직렬 간, 서로 간의 신뢰가 얼마나 확고한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생긴다는 최용철 본부장.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조직이나 기업, 국가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게 소프트 파워다. 그러려면 조직 문화 혁신이 제일 중요하다. 내부 성장을 통해 미래 첨단장비 등을 감당하고 극복할 수 있는 지식이나 태도를 갖춰야 한다”

 

최용철 본부장이 세종으로 자리하고 가장 힘쓴 부분 중 하나는 ‘기장’이다. 기장은 제복공무원에게 상훈의 일종으로 포상적 기능과 조직구성원의 사기진작, 근무 의욕 향상의 역할을 한다.

 

기장에는 메달 형식의 ‘정장’과 알록달록한 작은 배지 형식의 ‘약장’이 있다. 특히 단순한 제복 부착물의 의미를 넘어 개인의 명예뿐 아니라 조직의 정체성을 표상하는 가치를 담고 있다.

 

“오래전부터 소방공무원 스스로 해당하는 기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순서를 정해 패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2017년 소방정책컨퍼런스에서 ‘소방공무원 기장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020년 대통령령이 개정되면서 소방공무원의 고유한 기장제도가 마련됐지만 아직도 많은 소방공무원이 기장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잘못된 정장과 약장을 제복에 부착하고 있다”

 

그는 부임 후 가장 먼저 전국 최초로 올바른 기장을 전 직원에게 제작해 수여했다. 정장(4종, 메달 형식)을 제작한 사례가 없어 직접 업체에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세종소방본부에서 근무하는 모든 소방공무원은 올바른 소방 기장을 제복에 착용하고 있다. 전 직원에게 기장을 수여하고 ‘소방공무원 기장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애플리케이션과 웹 서비스를 공유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장의 의미와 특성, 패용 방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기능을 한다. ‘나의 기장 만들기’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기장의 수와 순서가 배열되도록 구성했다.

 

“시민과 가장 가까이 대면 행정을 하는 소방대원이 깨끗한 제복을 입고 올바른 기장을 패용함으로써 ‘따뜻하고 친절한 119’ 이미지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은 제복에 부착된 기장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이 생기고 선배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갖추는 마음 자세가 생겨난다고들 한다”

 

올해 초 세종소방은 소방서마다 119구급대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119안전센터장의 관리ㆍ감독 아래 있던 구급대 업무가 본서 119구급대장의 지휘권으로 통합되는 형태를 띤다.

 

현행 ‘119구조ㆍ구급법’에 따라 모든 소방서마다 119구급대를 편성ㆍ운영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은 대부분 안전센터에 귀속ㆍ운영되는 실정이다.

 

“구급업무는 1982년 소방법상 처음 법제화됐는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소방서에 ‘119구급대’가 없는 곳이 많다. 구급대원은 ‘119구급대’라는 기구와 ‘구급대장’이라는 단위 지휘관의 지휘ㆍ감독을 받아야 하는 게 너무 당연한데 지켜지지 않는다” 

 

최용철 본부장은 우선 119구급대장의 직급을 소방위에서 소방경으로 상향해 직제개편을 단행했다. 1급 응급구조사 전문자격을 가진 간부는 구급대장으로 임명했다.

 

구급대장은 모든 구급대원에 관한 현장지휘를 하고 수시로 대원의 능력을 평가한 후 훈련을 시행한다. 119안전센터에 분산 배치돼 구급대원의 기본적인 인사와 근무성적평정, 교육훈련 등도 관리ㆍ감독한다.

 

“119구급대장의 직급 격상에 따른 통합운영 방식은 장점이 많다. 업무 하중이 큰 구급대원들이 지역센터별로 분산ㆍ배치되고 구급대원은 3~6개월 주기의 순환근무를 한다. 업무 하중 격차에 따른 직원 피로도 감소와 대원의 응급처치 능력의 상향 평준화에도 도움이 된다”

 

그가 구급체계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소방서비스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급 분야가 국민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에 더욱 견고하고 체계적인 조직 상이 마련돼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과거 경기소방학교 재직 당시 응급구조사 양성기관으로 지정을 받고 구급 교수요원으로 근무한 데 더해 중앙에서 구급 기획업무를 맡은 경험도 큰 영향을 미쳤다.

 

“119구조대는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종류도 많고 전문화돼 있는데 119구급대는 어떤가. 소방서에 두는 구급대만이라도 제대로 설치ㆍ운영되길 바란다”

 

구급 분야의 발전 필요성과 함께 소방의 기본정신, 그리고 조직 구성원의 소통을 강조하는 최 본부장은 직원 개개인의 행복에도 관심이 많다. 즐거운 가정과 직장 환경이 더 나은 소방서비스로 국민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좋은 평판이나 훌륭한 지휘관으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하는 소방관보단 좋은 정책과 제도로 직원과 국민에게 도움 되는 소방관의 상을 이뤄내고 싶다는 최용철 세종소방본부장. <119플러스>가 그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등의 세종 이전이 확정되거나 논의되고 있다. 세종소방에서는 이런 도시발전에 따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인가.

세종은 2012년 출범해 가장 역동적으로 도시발전이 이뤄지는 혁신성장도시다. 중앙부처가 밀집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신도심에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 등이 계속해서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구도심 지역에도 국제안전도시 인증에 걸맞은 스마트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성장 도시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종소방은 소방본부 독립청사 신축을 준비 중이다. 현재는 세종시청 청사 안에서 행정사무와 상황관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세종시는 안전통합클러스터 기반을 구축하고자 5-1 생활권역에 국가방재공원과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보건소 등 스마트시티를 조성 중이다.

 

본부 청사를 신축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에 스마트 기술이 융합된 AI 소방로봇과 드론, 디지털 119상황관제, IoT 화재 예방ㆍ대응시스템 등 하이테크 기반의 재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2025년 청사 신축 완공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 국가산단ㆍ대형사고 대응을 위한 특수구조대도 설치하려고 한다. 특수구조대를 운영하기 위한 훈련시설 등 인프라는 이미 구축돼 있다. 세종소방서 인근 부지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주관으로 지상 4층(지하 1층) 규모의 특수구조대가 올 2월 구축됐다. 육상구조 훈련을 비롯해 수중 잠수 훈련 시설도 준비 중이다. 

 

또 소방공무원 전문성 향상과 지휘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세종시는 소방 전문교육과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세종시에 특화된 구조ㆍ구급훈련센터와 지휘역량강화센터 설치도 고려하고 있다. 하이테크 기술과 스마트 정보네트워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 체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전국 최초로 운영되는 ‘119닥터카’가 눈에 띈다.

세종시는 의료인프라가 취약하다. 지역응급의료센터 1개소 외에는 응급의료기관이 전무하고 외상치료센터도 없다. 따라서 병원급에서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관외 이송을 위한 의료진 탑승과 전문구급장비를 갖춘 119구급대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난해 임산부와 영유아 등 중증응급환자 58명이 의사가 탑승한 가운데 적시에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세종소방은 한발 더 나아가 ‘세종형 메딕원(Mcdic One)’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지도의사)와 119구급대원, 본부 상황실 요원이 팀을 이뤄 심정지 환자와 외상환자 등 살릴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모두 살린다는 목표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선 지도의사와 구급대원, 상황실 요원 간 유대와 꼼꼼한 사전 훈련이 필요하다. 본부와 병원 간 협약이나 시스템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이 우선돼야 하고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예산도 반영돼야 한다.

 

올 한해 추진하는 중점 시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119안전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사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시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선 올 상반기에 상설 소화전이 없는 269개 마을에 공용소화기함 설치를 완료하고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농촌지역 주택에는 간이스프링클러 또는 자동확산소화기 설치를 시 예산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가구를 대상으로는 의용소방대원 1:1 담당제를 시행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노인돌봄서비스와 화재위험요인을 찾아 예방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세종시는 2021년 전국 최초로 취약계층뿐 아니라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주택용소방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따라서 2024년까지 세종시 관내 모든 주택에 주택용소방시설을 연차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첨단 과학장비를 보강하는 등 스마트 출동시스템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는 이동 중 방수가 가능한 특수펌프차를 도입해 6월부터 현장에 실전배치가 가능토록 준비 중이다.

 

산불 화재와 화학사고 등에 대응 가능한 다용도 전문진화차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예정이다. 드론 6대도 보강해 사고현장지휘부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에 대비해선 지난해 질식소화포를 도입해 시범 운영한 바 있다. 관내 지하주차장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해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한 좋은 사례를 토대로 모든 화재진압대에 장비를 보강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과 신속한 소방용수 공급을 위해 운영 예정인 ‘소화전 위치 안내 서비스’, 대단위 공동주택 단지로 이뤄진 신도심에 운영 중인 ‘119출동차량 길 안내 스마트 출동시스템’ 등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세종소방은 5년 미만 경력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지역 특성상 대형사고 작전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신임 소방관들에게 소방학교 훈련과 직장훈련, 시뮬레이션 훈련, 실물화재 훈련 등을 주기별로 시행하고 있다. 

 

최근 화재 현장 지휘역량에 관한 우려와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초부터는 전술훈련팀 직제를 신설해 현장지휘능력 강화를 위한 상시 훈련과 평가,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세종시 화재현장 지휘 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한 바 있다. 상황실과 협동으로 지휘관의 현장지휘 체크리스트를 평가하고 개선사항을 발굴해 지휘기술 향상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현장 소방공무원 순직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추진하고 있나.

군인들이 주기적으로 사격훈련을 하듯 소방관도 재난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유형의 재난에도 대처할 수 있기 위해선 기본훈련을 반복해 숙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종소방은 전술훈련팀 주관으로 일상훈련과 시뮬레이션 훈련, 실물화재 훈련, 현지 적응 훈련 등 팀 단위 전술훈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장의 위험요소를 판단하고 안전확보 능력 향상을 위해선 대원들에게 출동 전ㆍ중ㆍ후 안전관리 체크리스트를 작성토록 한 후 평가한다. 또 준사고와 아차사고를 발굴, 사고사례를 전파해 원인과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도출하고 있다. 올해는 현장 소방활동 안전사고 감축목표제를 시행 중이다.

 

고위험 대상물에 대한 화재 예방 정책이 궁금하다.

대형 물류창고 화재와 관련해선 세종시 관내 모든 창고시설과 공사장에 대해 긴급 화재안전점검을 시행했다.

 

소방시설 관리가 미흡한 12개소에 대해선 시정조치했다. 용접이나 용단 등의 작업을 하는 경우 화재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대형 공사장마다 관서장의 현장 방문 지도를 강화하고 불시단속도 병행하고 있다.

 

세종시는 30층 이상 고층건축물 대부분이 공동주택에 해당한다. 작년 한 해 16개 단지에 대한 소방시설 실태조사를 진행해 미흡한 3개 단지에 대해 시정조치를 완료했다. 고층건축물 화재 예방과 대응을 위해 허가부터 완공단계까지 소방시설 시공사항을 빈틈없이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요양병원 등 피난약자시설에 대해선 출입구와 비상구의 잠금장치 관련 피난 장애 여부를 확인하고 화재 신호에 따른 자동개폐장치 정상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조력이 필요한 재실자는 등급별 관리 카드를 작성하고 시설 관계자에게 환자 대피요령이나 인명구조 등 소방안전교육을 주기적으로 진행한다. 세종시 요양시설에는 방연마스크를 보급해 분기별 현황 관리실태를 점검하고 화재 발생 시 사용방법 교육도 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소방관서도 처벌 대상이 된다. 세종소방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세종소방은 중대재해예방 종합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각 소방서는 소방서장을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소방행정과장을 ‘안전보건관리감독자’로 지정해 업무 분야별 근무환경 등 사업장 특성에 따른 유해인자와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사전제거ㆍ개선하고 있다. 안전보건관리능력 향상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관리자와 현업종사자를 교육하고 그중 안전보건관리감독자는 정기적으로 16시간 이상 의무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에 따라 4월 위험성 평가를 시행해 그 결과를 피드백하며 수정ㆍ보완하고 있다. 본부 홈페이지에는 ‘안전보건신문고’를 마련해 안전보건에 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도록 창구도 열어놓고 있다.

 

 

심신건강관리가 필요한 소방공무원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이런 실정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소방공무원이 재난 현장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심신안정실과 찾아가는 상담실,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계약직 전문상담사 3명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담하고 있으며 수시로 개별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 결과를 피드백하고 지속 가능한 관리를 하고 있다.

 

위급한 정신적 상담이 필요한 직원은 24시간 상담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두고 집중관리가 필요한 경우 병원과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상담의 다양성을 추구해 아로마 체험이나 그림 치료, 원예치료 등 다양한 통합 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즐거운 가정과 직장을 위한 적극적인 ‘부모 역할 특강’, 소방가족을 초대한 ‘힐링음악회’ 등도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직원들에게 건강한 직장생활을 위한 긴급심리지원과 테마별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해 심신이 건강한 소방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구급대원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구급대원 애로 해결과 사기 진작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피로도가 높은 구급대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선 근무여건 개선과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 그간 총 4회에 걸쳐 특별휴가를 시행했고 현장대응 비상근무 수당 지급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코로나19 대응 구급대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구급대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소방서 구급대 사무공간을 넓히고 119안전센터 신축에 따른 기존 청사를 구급대 전용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세종시 업무 하중 분석결과 구급대원들의 업무 하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도 병원 전 심정지 환자 자발순환회복률(ROSC)이 16.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하중과 객관적인 실적 등을 토대로 성과상여금과 승진 인사에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또 119구급대를 통합해 운영하고 구급대장의 직급을 소방경으로 상향했다. 대장의 지휘하에 인사ㆍ복무가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했다.

 

세종 소방공무원 인력증원 상황과 노후청사ㆍ장비 등에 대한 보강 대책이 궁금하다.

2012년 출범 당시 130명으로 시작해 지난 10년간 꾸준히 현장인력을 증원했다. 현재는 총 585명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마다 인구가 증가하는 세종시 특성에 맞게 연차적으로 개발되는 생활권역마다 119안전센터가 신설될 예정이다.

 

매년 소방안전교부세로 첨단 소방장비 등을 보강했다. 현장 대원의 개인보호장비 보급율 100%, 노후율은 제로 상태다. 신도심에는 아파트 단지 등 고층건축물이 밀집해 있어 70m 고가사다리차를 전국에서 두 번째로 도입했다. 저층 건물 화재 진압에 적합한 소형사다리차는 전국 최초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또 공장 화재 등이 발생했을 때 건물 파괴나 대량 방수 기능을 갖춘 첨단 무인파괴방수탑차를 소방서마다 배치해 운영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산림화재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불전문진화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소방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확대 구축하는 등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종시는 교통안전지수 전국 1위로 계획된 도시다. 주요 교차로마다 긴급차량의 원활한 통행을 위한 우선신호시스템을 구축하기에 매우 탁월한 입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

 

2020년부터 시스템 구축 사업을 시작해 총 23개 교차로에 우선신호시스템이 완비됐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시스템 사용 효과를 분석한 결과 교차로당 평균 26초를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7년 경기도 의왕소방서장 시절에도 전국 최초로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적이 있다. 올해는 교통량과 도로 여건 등 15개 항목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4개 교차로에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향후 스마트 도시 계획이 완성되면 디지털 출동시스템이 완비돼 더는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없이도 신속하게 재난 현장 접근성을 고도로 향상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올해는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가 있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등 공직자에 대한 기강 확립이 중요한 시기다. 특히 젊은 소방공무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세대 간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갑질 민원과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이유로 갈등을 유발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올해부터 ‘찾아가는 청렴 스쿨’ 시책을 추진 중이다. 국민권익위원회와 협업해 전문 강사들이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매주 1회 이상 청렴과 비위 사례들을 전 직원에게 공유하고 있다. 외부청렴도 제고를 위해선 해피콜을 통해 민원인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고 직원들의 친절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조직 내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선 모든 간부를 대상으로 새내기 소방관 3명씩을 멘토로 지정해 ‘역멘토링’ 제도를 시행 중이다. 문화적 격차에서 오는 갈등의 소지를 없애고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자 진솔하게 대화할 기회의 창을 마련해 경청하고 공감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지난달부터 전국 시ㆍ도 소방에서 당비비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세종의 상황이 궁금하다.

세종시는 전면 당비비(3조 1교대) 근무체계를 시행할 예정이다. 종합상황실은 올 하반기부터 4조 2교대를 시행하고자 한다.

 

그간 노조와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세종시 소방공무원은 99% 이상 당비비를 선호하고 있다. 세종시는 안전센터별 화재진압대나 구조대, 구급대별 업무 하중을 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업무 하중 격차가 크지 않았다. 장기적으론 업무 하중이 높은 안전센터나 구급대 등은 4조 2교대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시ㆍ도마다 소방여건과 업무 하중 격차는 매우 다를 거다. 향후 당비비 체제 시행에 따른 장ㆍ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중앙정부는 큰 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시ㆍ도 소방본부는 지역 특성에 맞는 세부 지침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본다.

 

세종특별자치시 소방안전분야 총 책임자로서 각오 한 말씀.

취임하면서 ‘안전한 시민, 행복한 명품도시 세종’을 구현하기 위해 직원과 약속한 게 있다. 첫째, 신임 직원들의 현장 실전 기술을 향상하고 간부들 지휘역량 강화를 통해 각종 사고ㆍ대형 재난현장에서 위기관리 역량을 눈에 띄게 끌어올리는 거다. 

 

둘째, 안전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다. 어느 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께서 ‘자식보다 나은 119’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난다. 재난에 취약한 분들에게 세심하고 꼼꼼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다. 

 

셋째, 소방 조직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119정신을 구현해 나가는 거다. 소방정신의 핵심가치인 국민에게 헌신을, 조직 내에선 신뢰를, 개인에게는 명예가 행동규범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넷째, 직원들이 긍지와 보람을 갖도록 근무환경과 복무여건을 개선하고 복지를 향상하는 거다.

 

세종시는 물론 전국 소방공무원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소방 조직이 119정신(헌신, 명예, 신뢰)을 계승해 품격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최근 몇 년간 젊고 유능한 후배 소방관들이 많이 늘었다. 세대 간, 문화적 차이도 발생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의 기술이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

 

동료 간 협동하고 규율을 지키며 재난과 맞서 싸우는 용기와 슬기가 필요하다. 지금도 소방관들은 국민으로부터 어떤 직군보다 높은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 ‘신뢰’는 재난 현장에서 서로 간 생명을 담보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많은 국가와 사회단체 또는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신의를 저버리는 현상을 수없이 목격했다. 신뢰는 소방 조직이 가진 가장 큰 사회적 자산이다.

 

소방 4.0시대에 ‘하나 된 119’를 위해 다 함께 배려하고 소통하면서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면 좋겠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소방관이기 때문이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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