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TalkTalk] “역동성 있고 명예로운 현장을 만들어 내겠다”[인터뷰] 이영팔 경상북도소방본부장산림화재 대응 위한 전담조직 ‘산불특별진화대’ 설치 실전에 강한 소방인재 육성 목표 ‘실물화재 훈련장’ 구축 현장에 강한 지휘관 양성 위해 ‘지휘역량강화센터’ 건립 현장-상황실-관계기관 통합 플랫폼, ‘경북형 소방작전시스템’ ‘119안방’ 전국 최초 울진 산불 213시간 장편 영상 백서 제작 PTSD 예방ㆍ치유 위해 동료상담사로 구성된 ‘119안심팀’ 운영 더 촘촘한 소방력 배치 실현… 7월 청송ㆍ봉화소방서 개서
“대원들의 발걸음 하나, 숨소리 하나, 뜨거운 현장에 들어가 흘리는 그 땀방울을 절대 허투루 버리지 않고 그대로 담아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5년 소방간부후보생 8기로 소방에 입직한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은 서울소방재난본부 현장대응단장과 소방청 기획재정담당관, 중앙소방학교장, 소방청 119대응국장 등을 역임하고 올해 1월 경북소방본부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2개월이 지난 3월 4일 오전 11시께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순식간에 강원도 삼척까지 번졌다. 이 불은 213시간 만에 주불이 진화되면서 산불 역사상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피해 면적은 2000년 동해안 산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국민 대다수가 소방이 고생했다, 잘했다 격려했지만 조직 내부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성찰 또한 있었다. 열흘간 산림청 헬기와 전국 소방력을 다 투입했는데도 역대 최대의 피해를 막지 못해서다. 위험사회는 필연적으로 재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더욱 복합ㆍ대형화되는 재난 속에서 새로운 마인드를 갖지 않으면 재난에 대응하는 부서로써 감당하지 못할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영팔 본부장은 소방조직에 새로운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급성이 요구된다고 꼽는 건 ‘지휘관 양성’이라는 과제다. 그는 과거 서울소방에 재난지휘관 전문훈련센터인 ‘재난 현장 지휘역량 강화센터(ICTC, Incident Command Training Center)’를 전국 최초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다양한 재난 경험을 VR 기반의 시뮬레이션으로 학습해 현실에서 실제 겪기 힘든 재난 현장의 필요 인원과 자원 등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훈련 시스템이다. 이를 시작으로 소방에선 지휘관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훈련방식으로 채택돼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방령, 정 계급의 기본교육이 전부지만 외국은 재난 현장 단위 지휘관들의 판단ㆍ의사결정 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실 우리나라 소방에서 지금껏 가장 등한시해왔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지휘관 교육에 관심을 두고 네덜란드 기술을 도입해 ICTC를 만들게 됐다”
이 본부장은 소방의 지휘관 교육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장의 근무 경력이 많거나 보직을 경험해 봤다는 이유로 모든 일에 지혜가 있는 건 아니기에 체계화된 지휘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재난 현장 전체를 매니지먼트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 소위 말하는 긴급구조통제단장의 역할인 브리핑에서부터 현장통제, 무전, 대외적 기능 등 지휘를 위해 필요한 기능을 바르게 이해하고 이를 배우며 체득해 현장에서 작동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는 소방지휘관으로서 재난이 발생하면 제대로 작동하는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건 기본이고 재난이 불러올 사회적, 경제적 손해까지도 내다보려고 노력한다.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보려는 시각은 지휘관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고 믿기 때문이다.
“소방지휘관이라면 어떤 덕목, 능력, 스킬이 있어야 하는지, 그걸 현장에서 어떻게 접목하고 컨트롤해야 하는지를 공부해야 한다. 현상을 읽어내고 해법도 연구해야 한다. 재난 발생이 국가적인 위상이나 지역 경제,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늠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결국 지휘관이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고 있고 재난 대응체계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방은 어느덧 7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조직이 됐다. 인력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사실 사고 발생 빈도는 예전보다 줄었다. 반면 과거와 달리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재난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여러 지휘관이 그렇듯 이영팔 본부장에게도 이런 현실은 심각하게 다가온다.
“재난을 접할 수 있는 경험치가 줄어들수록 대응역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난은 틀림없이 일어난다. 이제부터는 조직의 내실을 기하고 능력과 지혜를 가진 중간 간부를 양성해야 변화되는 재난에 대비하고 현장 대응의 빈틈을 메꿀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중간 간부는 언젠가 재난이 일어날 걸 예측하고 현장 기술부터 시작해 재난 현장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중간 허리 지휘관을 뜻한다. 사회적 현상으로 볼 때 국민이 국가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제일 강조하는 상황에서 촘촘한 안전망을 갖춰야 한다는 게 이 본부장 생각이다.
이 본부장실에 들어서면 ‘현장을 명예롭게’와 ‘惟民是保(유민시보)’라는 글귀가 적힌 액자가 걸려있다. 유민시보는 국민을 생각하고 보호한다는 뜻으로 오래전부터 그가 가슴 깊이 새겨 둔 글귀다.
<119플러스>가 ‘소방공무원은 국가 재난의 축을 담당하는 공무원’이라고 말하는 이영팔 본부장을 직접 만나 경북소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취임 후 경북소방의 역할과 성과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경북소방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도입해 실전에 강한 소방인재를 육성코자 경북소방학교에 ‘실물화재 훈련장’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 화염과 연기를 발생시켜 훈련하는 만큼 현장 활동 대원의 화재 진압능력 향상과 훈련 내실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에 강한 지휘관 양성을 위해선 ‘지휘역량강화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재난환경이 복잡ㆍ다양해짐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훈련을 진행하고 가상훈련(VR)을 통한 재난 경험 축적으로 이론과 경험을 두루 겸비한 유능한 지휘관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119아이행복돌봄터와 119특수대응단 직속 기관화, 의용소방대 전담팀 구성 등 도민 안전을 위한 기반 확충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경북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원도 삼척까지 번지며 213시간 만에 주불이 진화됐고 산불 역사상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크고 작은 산불이 끊이지 않는 상황인데 어떤 대책을 구상하고 있나. 올해 경북에서는 크고 작은 산불 90여 건이 발생해 1만7261㏊ 산림과 주택 등 643개 동이 소실되는 재산피해를 입었다. 산불 발생 시 대형화재로 확산되는 걸 방지하고 재산피해 경감을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산림화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전담조직인 ‘산불특별진화대’를 설치하고 장비를 보강하려고 한다. 산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림화재 진압을 위한 초대형 헬기와 산불전문진화차 도입으로 산불 초기 화세보다 우세한 소방력을 집중 투입해 조기 진화하는 게 목적이다.
또 산림화재 초기 대응 강화를 위해 산림 인접 마을 비상소화장치 설치를 확대하려고 한다. 비상소화장치는 산불이나 주택화재 발생 시 마을 주민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시설로 소방차 도착 전 초기 진압 활동에 매우 유용하다. 올해 국비 13억원을 확보해 산림 인접 마을 비상소화장치 177개소를 설치하고 내년에도 지속해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산불 예방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산불 조심 기간(1. 24.~5. 15.) 중 산림 인접 마을에 대해 소방차를 활용해 논ㆍ밭두렁 소각금지 홍보방송을 진행했다. 의용소방대와 함께 주요 등산로 등에서 산불 예방 캠페인도 시행해 화재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앞으로도 산불 등 화재 예방을 위해 지속해서 홍보를 강화해 나가겠다.
재난 현장에서 순직 사고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고 방지를 위해 경북소방에서는 어떤 대책을 추진하고 있나. 소방 활동 현장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어 사고를 100% 예방하는 건 어렵지만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현장 지휘관과 대원의 역량 강화다. 경북소방학교에 지휘관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해 현장 상황판단 능력과 지휘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각 소방서 현장안전점검관 57명을 대상으로 특별과정을 진행해 위험예지능력 향상과 현장 대원 안전확보 방안을 강구했다.
현장안전점검관은 전문성 확보를 위해 10년 이상 현장경험이 있는 소방위로 자격요건을 강화했다. 일과 중 안전사고 디브리핑 교육을 통해 대원들의 위험 감수성도 높이고 있다.
둘째, 현장대응 매뉴얼 정비다. 현장 대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현장안전관리 표준지침(SSG, Standard Safety Guidelines)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사형 문구로 개선했다. 최근 5년간 안전사고 사례분석을 통해 현장에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발굴하고 대원들이 이를 반드시 이행토록 교육ㆍ훈련 중이다. 또 현장안전점검관 체크리스트를 통해 현장 필수 확인 사항을 정형화하면서 안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셋째, 현장활동 대원이 위험에 처했을 때 신속한 구조를 위한 ‘신속 동료 구조팀(RIT, Rapid Intervention Team)’을 편성ㆍ운영 중이다. 관서별 전문구조대원 2명이 RIT 교육을 이수하고 현장 배치됐다.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순직사고 Zero와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경북형 소방작전시스템이 눈에 띈다. 재난 발생 시 신속ㆍ정확한 대응을 위해선 건축물 현황이나 동원소방력, 현장 상황, 소방용수 등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이런 정보 파악을 위해 내ㆍ외부 시스템의 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나 각 시스템은 기관별 또는 부서별로 관리 주체가 달라 필요한 정보를 적시 적소에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렇듯 분산된 내ㆍ외부 정보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계해 통합 운영하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소방작전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게 ‘경북형 소방작전시스템’이다.
경북형 소방작전시스템은 모바일 기반 휴대용 통신기기를 수단으로 기존 119종합상황실 정보 의존에서 벗어나 현장 지휘관이 119 신고 접보단계부터 대응작전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보해 지휘할 수 있도록 한다.
즉 현장과 상황실, 관계기관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실시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인 현장 대응과 도민의 생명ㆍ재산보호에 이바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매년 물류창고와 고층건축물 등 고위험 대상물에서 화재가 잇따른다. 화재 예방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나. 매년 고층건축물ㆍ요양병원 등 중점관리대상에 대해 시기ㆍ규모별 소방특별조사와 각종 화재 예방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 중인 ‘화재안전 중점괌리대상 선정 기준’에 따라 물류창고ㆍ고층건축물ㆍ요양병원뿐 아니라 대형 의료ㆍ숙박ㆍ다중이용업소 등 대형화재가 우려되거나 다수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대상물은 ‘중점관리 대상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시도의 중점관리대상은 6721개소다. 그중 경북의 중점관리대상은 473개소로 7%를 차지하고 있다. 위험도에 따라 1등급(129), 2등급(268), 3등급(76개소)으로 구분해 등급별 맞춤형 관리대책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외부전문가 26명을 포함한 29명 규모의 ‘광역소방특별조사단’을 발족해 고위험 대상물인 중점관리대상의 소방특별조사와 문제점에 대한 개선대책까지 제시해 특화된 예방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여러 사고를 계기로 재난 현장 지휘관의 상황판단 능력이나 지휘능력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재난 현장에서 지휘관의 상황판단 능력이나 지휘능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재난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경험과 반복된 교육훈련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
경북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화재뿐 아니라 산불이나 태풍, 지진 등 다양한 재난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 역대 최장 기간, 최대 피해가 발생한 울진 산불부터 영덕, 고령, 봉화, 군위 산불이 발생했고 2020, 2021년 안동산불, 2016, 2017년에는 대한민국이 더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일깨워준 경주ㆍ포항 지진이 발생했다. 또 매년 발생하는 태풍 등 경북 지휘관들은 어느 지역보다 더 다양한 재난을 경험하며 지휘역량을 높여가고 있다.
일상에서의 반복된 훈련도 역량 강화에 한몫하고 있다. 재난 현장에서 긴급구조통제단장으로서 재난의 총괄 지휘ㆍ조정ㆍ통제권을 가진 소방서장 등을 대상으로 현장지휘ㆍ긴급구조통제단의 역할과 임무 수행, 긴급구조지원기관의 조정ㆍ통제 등을 위해 매년 긴급구조종합훈련과 불시 긴급구조통제단 훈련 등을 진행해 지휘관의 지휘능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소방관서도 처벌 대상이 됐다. 경북소방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올해 1월 27일 전면 시행됨에 따라 본부 차원에서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중대재해(산업재해, 시민재해) 예방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책임자ㆍ안전보건관리감독자를 관서별로 지정해 법률에 따른 의무교육을 완료했다. 중대재해 업무 담당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자체교육과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초청 전문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의무이행의 핵심요소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경영방침과 경영목표를 수립해 전 직원이 인지할 수 있도록 게시했다. 종사자 의견 청취를 위한 절차를 마련해 현장의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유해ㆍ위험요인 확인과 개선을 위해선 전 사업장 위험성 평가를 시행하고 도출된 위험요인 감소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또 도급ㆍ용역ㆍ위탁 사업 시 재해 예방을 위해 적정 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시행 중이다.
본부 보건안전팀에서는 지난 5월 6일부터 전 소방기관을 직접 방문해 ‘중대재해처벌법’ 의무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재해 예방을 위한 과제들을 빈틈없이 추진해 중대재해예방 시스템을 조기에 안착시켜 나가겠다.
경북소방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119안방’이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119안전방송’은 경북소방본부 공식 유튜브 채널로 변화하는 홍보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2019년 TF팀으로 시작해 지난해 7월 정식 직제화됐다. 3명의 전담 직원이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하며 소방청 주관 우수 SNS 콘텐츠에도 최우수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제작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택용 소방시설 홍보영상과 집콕! 온라인 심폐소생술, 어린이 소방안전교육 등 총 32편의 동영상을 제작ㆍ배포해 화재 예방과 도민 안전의식을 고취했다.
또 주요 이슈나 화재ㆍ각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메시지를 이미지와 간략한 텍스트로 보여주는 카드뉴스 18편을 제작해 시기에 맞는 생활 안전 정보 제공과 도민의 안전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올해도 산불ㆍ대형화재 현장에 직접 출동해 다양한 재난 현장을 생생한 영상 기록으로 담아 재난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울진 산불 213시간을 1시간 30분가량의 기록물로 담는 장편 영상 백서를 제작 중이다.
PTSD나 우울증 등 심신건강 관리가 필요한 소방공무원이 늘고 있다. 공ㆍ사상 소방관 수도 전체 소방관 수가 느는 만큼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경북소방에서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소방공무원은 충격적인 현장을 목격하거나 참혹한 재난에 자주 노출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우울증이 심각한 상태다.
경상북도는 전국 최초로 ‘소방공무원 정신건강증진 조례’를 제정해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심리상담ㆍ검사ㆍ진료비 지원, 정신질환 예방ㆍ치료ㆍ재활 프로그램 운영 등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증진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소방공무원 PTSD 예방과 치유를 위해 동료상담사 2명으로 구성된 ‘119안심팀’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 전문상담사 16명으로 이뤄진 ‘찾아가는 상담실’과 정신건강전문의를 협력의사로 위촉해 전문상담도 시행하고 있다.
다양한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소방공무원들의 스트레스 회복과 트라우마 극복으로 건강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토록 지원한다.
또 도내 15개 소방서와 7개 안전센터에 ‘심신안정실’을 설치해 참혹한 현장 출동 후 사무실로 복귀했을 때 심신을 회복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치유하는 ‘심리테라피 교육’을 통해선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등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을 돌보고 있다.
현장 활동 중 다치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들을 위해선 자체 재원으로 ‘특별위로금’ 제도를 운용한다. ‘경상북도 공사ㆍ상 소방공무원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에게는 대학교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외부 기관ㆍ단체 치료비 지원을 통해 공ㆍ사상 소방공무원들의 회복이나 가족의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추모비 설립’ 사업도 시작해 2023년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순직 소방공무원의 영예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방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경북소방에서는 감염병 재난 대응 체계 강화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2020년 전 세계에 팬데믹을 가져온 코로나19 감염병을 겪으면서 감염병 발생 규모에 따른 경북형 구급이송체계를 마련했다. 지자체ㆍ의료기관ㆍ의사회 등 관계기관과 협조를 강화해 감염병 차단과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급대원 감염병 대응 교육을 강화하고 현장 활동 시 감염보호복 등 개인 안전장비 착용을 원칙으로 해 대원의 안전을 확보한 가운데 현장 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도내 19개 소방서에 구급 전담부서를 편성하고 감염병 전담인력을 확보하는 등 대응체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앞으로 감염병 대응을 위해 4대의 특수 음압구급차 운영을 시작으로 전 소방서로 확대ㆍ배치할 계획이다. 감염관리실 정비ㆍ대응 물품 확보로 감염병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구급대원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구급대원 애로 해결과 사기진작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코로나19로 출동 건수가 증가한 데다가 장거리 이송이나 수용 가능 병원 부족으로 대기 시간이 증가하는 등 구급대원의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송업무 효율화를 위해 관계기관 등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으론 현장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 구급업무 담당자 간담회 등도 시행하고 있다.
2년여간의 코로나19 대응으로 지친 구급대원들에게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코자 워크숍 개최ㆍ각종 힐링프로그램 우선 배정ㆍ특별휴가ㆍ표창 수여ㆍ행정업무 최소화 등을 시행 중이다. 앞으로도 구급대원의 피로도 감소와 사기 진작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
경상북도 소방공무원 인력증원 상황과 노후청사ㆍ장비 등에 대한 보강 대책이 궁금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적으로 소방공무원 2만명 충원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같은 기간 경상북도는 현장 부족 인력 2330명을 채용해 다변화하는 재난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소방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도 신임공무원 175명을 채용했다.
도내 소방청사는 소방서와 119안전센터, 119지역대 등 총 212개가 있으며 31년 이상 된 노후청사는 23개(10.85%)다. 시설물의 노후도나 조직 규모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5년마다 소방청사 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연차적으로 청사 이전이나 증축, 환경개선 공사를 통해 정비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청송ㆍ봉화소방서가 개서한다. 119특수대응단도 직속 기관화해 포항으로 이전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노후 소방서인 구미ㆍ상주소방서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이전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소방장비 보강을 위해선 24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우선 노후 소방차량 108대를 교체하고 신규 소방차량 28대를 보강할 예정이다. 구조ㆍ구급ㆍ개인보호장비 54종, 8408점도 교체ㆍ보강한다.
고층건물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를 위해선 70m 사다리차를 보강한다. 증가하는 산불화재에 대응하고자 산악지형에도 전천후 운행이 가능한 산불전문진화차 2대를 도입해 일선 관서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 밖에 대형화재 발생 시 수원 확보를 위한 대용량 2만2천ℓ 물탱크차 1대와 전염병 대응을 위한 음압구급차 4대를 추가 도입하는 등 장비 보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방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확대 구축하는 등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소방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은 소방차가 교차로에 접근 시 차량 위치와 방향을 자동으로 파악해 신속히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시군 교통정보센터에서 신호를 제어하는 지능형 교통체계(ITS)다.
지난해 경주시 17개 구간(68.3㎞)에 설치됐고 올해 추가로 경주시와 영천시, 구미시에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각 지자체,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과 협업해 소방차량이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대 설치해 나가겠다.
여러 사건을 계기로 소방의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상시 기동감찰반을 운영해 복무규정 준수나 직무 관련 비리, 도민 불편사항 등에 대한 자체 감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회적 이슈나 특정 시기 발생률이 높은 사안에 대해선 사전 예방 감찰을 강화하고 수시로 공직기강을 점검한다.
근래에는 지방선거 기간 중 소방공무원의 정치 참여 행위 근절에 노력했고 음주운전이나 성 비위, 갑질 등 중점비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분을 통해 내부 기강을 확립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물론 전국의 소방공무원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소방은 현재 조직 안팎으로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어느덧 일상으로 자리 잡은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이전보다 더 큰 역할과 더 깊은 사명의식을 요구하고 있다.
소방을 비롯한 공직자 모두에게 어느 때 보다 높은 청렴함과 도덕성은 물론 업무수행에 있어 완벽함을 요구한다.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지금의 119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선배 소방공무원들이 희생과 땀의 결실로, 투철한 사명감과 국가관으로 더욱 가치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각종 재난 현장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소방 가족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경상북도 소방안전분야 총 책임자로서 각오 한 말씀. 모든 국민은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헌법에 의해 보장받고 있다. 법은 그 임무를 소방공무원에게 부여했다.
재난 현장에서 ‘실수’는 있을 수 없다. 어느 때,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화재 진압과 구조ㆍ구급 등 우리에게 주어진 소임을 완벽하게 수행해 ‘현장에 강한ㆍ현장이 명예로운’ 경북소방을 만들어 가겠다.
‘도민이 원하고 도민에게 필요한 소방’이라는 비전에 부합하는 든든한 안전 버팀목으로써 빈틈없는 소방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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