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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talktalk] “교육ㆍ훈련된 소방관만이 재난 현장에서 최대 역량 발휘할 수 있어”

[인터뷰] 엄준욱 인천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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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9/20 [10:00]

[119talktalk] “교육ㆍ훈련된 소방관만이 재난 현장에서 최대 역량 발휘할 수 있어”

[인터뷰] 엄준욱 인천소방본부장

유은영 기자 | 입력 : 2023/09/20 [10:00]


“역사를 기록해 후대에 전하자”… ‘그림으로 보는 인천소방 역사서’

누구나 생존수영 교육받을 수 있는 ‘119생존수영 체험장’ 건립 계획

전국 지자체 최초로 화학사고 전담대응조직 ‘119화학대응센터’ 가동

취임과 동시에 본부 차원의 상시 출동체계 구축… ‘신속기동반’ 운영

남동소방서 만수119안전센터 재건축 등 4개 청사 증ㆍ재축, 리모델링

구급상황 컨트롤타워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인력 보강, 직제 신설 추진 

 

“사실 소방은 하나의 기술이나 분야로만 볼 수 없다. 그 안에 상당히 많은 종류가 있고 소방관이라고 해서 그 모든 걸 알기란 쉽지 않다. 종합적인 기술과 행정이 갖춰져야 재난 현장에서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소방관들의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

 

올해 2월 인천소방본부장으로 자리한 엄준욱 소방감은 지난 1991년 소방장학생으로 임용돼 인천소방학교장과 경북소방학교장,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장, 소방청 119구조과장, 울산소방본부장, 소방청 119종합상황실장 등을 지냈다.

 

대구 지하철 참사와 울산 삼환아르누보 화재, 이태원 참사 등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형 재난 현장에는 엄준욱 본부장이 있었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소방의 신속한 초기대응과 소방관의 전문성 강화를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현장지휘관 역할에 대한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119 소방은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재난 현장에서 신속하게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조직이다. 신속한 판단과 대응이 있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에 선착대 현장지휘관의 의사결정은 매우 중요하다”

 

2020년 10월 8일 울산 삼환아르누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건물 12층부터 33층까지 외벽을 태우고 다음 날 완전히 꺼졌다. 이 화재로 소방대원 1명을 포함한 9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당시 울산소방본부장이던 엄준욱 본부장은 현장으로 급히 달려가 현장지휘관으로서 모든 현장을 컨트롤했다. 전 층에서 불이 나는 상황이라 지휘소를 차릴 자리마저도 마땅찮았다. 

 

그런데도 현장의 모든 소방관은 엄 본부장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불길이 다 사그라든 후 대원들은 혹시라도 놓친 구조대상자가 있을까 염려하는 마음에 1층부터 33층까지를 샅샅이 검색했다. 

 

인명검색 후 안심하던 찰나 119로 신고가 들어왔다. 꼭대기인 33층에 3명이 고립됐다는 내용. 그는 현장 대원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 대원들은 이미 두 차례나 33층을 오르내린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직원들에게 정말 힘든 건 알지만 꼭 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시가 아니라 인간적인 부탁이라고도 덧붙였다. 구조대장이 대원들과 다시 올라갔고 구석진 방에 있던 구조대상자 세 명을 무사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재난 현장에서도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건 지휘관의 능력이라고 믿는 그는 센터장이나 팀장급 선착대장의 현장지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대응매뉴얼 정비뿐 아니라 소방학교 신축이전 사업 완료 시 지휘역량강화센터를 신설하고 훈련 체계를 강화하는 등 지휘관의 역량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재난 현장의 원활한 지휘ㆍ통솔 체계 확립을 위해 일부 119안전센터장의 직급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엄준욱 본부장은 소방의 정보화를 처음 이끈 인물로도 유명하다. 소방 내에서 황무지였던 정보통신사업에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해 온 그는 2005년 전국 표준화 사업을 거쳐 현재의 긴급구조표준시스템을 만들어냈다. 1997년부터 2010년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을 소방 정보화 사업에 몸담았다.

 

“지금까지 긴급구조표준시스템은 기술 발전에 의한 약간의 변화는 있으나 큰 틀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 새로운 걸 만들어가면서 여러 고충이 있었지만 소방의 시스템 기틀을 마련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가 소방 정보화 사업에 이바지할 수 있었던 건 끈질긴 노력 덕이다. 직무를 맡은 긴 시간 동안 더 다양한 지식을 쌓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교육과 훈련이 직무성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몸소 깨달았다.

 

요즘 엄준욱 본부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MZ세대 소방관이다. 그들이 어느덧 조직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지금 어떻게 하면 지혜롭고 발전적으로 상생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시대가 변하는데 정책 결정이나 복지 등을 과거 방식대로 고집해선 안 된다. 나름으로 변화에 발맞춰 신입직원을 배려한다고 하지만 자기 기준에 맞추다 보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신세대는 구세대에, 구세대는 신세대에 좀 더 관심을 두는 등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지난 정부에서 소방공무원 2만명 충원을 약속하면서 소방공무원의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각 시도에서는 계속해서 신임자 교육에 매진했다. 그들이 현장에 투입되자마자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려면 현장 대응 교육이나 소방시설 교육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무원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 예절 등에 대한 교육은 거의 없다. 그런 그들에게 구시대적 관습을 잣대로 두고 압박하기만 하면 반발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MZ세대는 규정을 잘 따른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조직에 적합한 인재로 성장시키려면 이 역시 답은 교육과 훈련이다”

 

체계화된 교육과 훈련만이 모든 소방관의 안전과 더불어 국민의 안전까지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하는 엄준욱 인천소방본부장을 <FPN/119플러스>가 직접 만났다. 그로부터 인천소방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취임 후 인천소방의 역할과 성과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안전한 도시를 만들려면 그에 걸맞은 안전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천은 인구 300만의 대도시로 꾸준한 인구 유입과 도시개발에 따라 정주 여건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올해 상반기 검단소방서를 개서했다. 4개 119안전센터와 1개 구조대(인원 224명, 소방차량 30대)로 조직돼 검단지역 9개 동(마전동, 당하동, 백석동, 왕길동, 금곡동, 오류동, 불로동, 대곡동, 원당동), 인구 20만여 명, 면적 46.6㎢를 담당하게 된다.

 

앞으로도 인천의 원도심 등 안전사각지대를 찾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재난대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인천소방 역사를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으로 보는 인천소방 역사서’가 세상에 나왔다.

더 나은 삶, 더 큰 행복과 안전을 위한 수많은 소방대원의 숭고한 희생과 열정이 있어 지금의 인천소방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소중한 땀방울과 발자취가 지워지고 있다. 이에 그 단절과 망각을 다소나마 이겨내고자 역사 화보집을 편찬하게 됐다.

 

편찬을 준비하면서 시작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과거 소방대원이 쓰던 장비와 옷, 물품 등 인천소방의 역사를 기록할 만한 것들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직한 소방관이 속한 소방동우회와 현직에 근무하는 우리 대원들, 시민분의 도움으로 많은 자료가 모였다.

 

방대하게 모인 자료로 제작에 들어갔고 그때부터 모든 순간이 고민과 선택의 반복이었다. 고민을 거듭하며 사진을 보고 또 보고, 같은 주제의 다른 그림을 수없이 그려보고, 글 역시 쓰고 지우길 반복했다. 더 나은 방향을 위한 고민은 아무리 해도 끝이 없었다. 작은 화보집 하나 편찬하는데도 이러한데 지금의 인천소방이 있기까지 과거 소방대원들이 했던 노력과 헌신은 감히 짐작도 되지 않는다.

 

역사를 바로 아는 것. 이 말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겠지만 역사를 기록해 후대에 전하는 건 쉽지 않다. 이처럼 중요한 발걸음에 함께하며 노력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해 벌어진 이태원 사고를 계기로 신속기동대를 편성ㆍ운영 중이라고 들었다.

재난 상황에서 초기부터 종료까지 단절 없이 빠르게 대처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꼈다. 이에 따라 취임 후 곧바로 본부 차원의 상시 출동체계 구축을 지시해 4월 1일부터 신속기동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본부 현장대응단에 총 6명, 3개 조로 24시간 상시 출동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신속기동반은 중요시설 화재와 대응 1단계에 준하는 재난 발생 시 현장에 출동한다.

 

현재까지 화재 대응 1단계 대형화재 현장 출동 2건을 포함해 총 7건의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서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지휘체계 확립을 도모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도 신속기동반 운영을 통해 재난 발생 즉시 신속하고 빈틈없이 대응하면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

 

인천소방은 2019년 8월부터 소방공무원의 자발적 모금으로 재난 현장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소방공무원과 시민의 성금으로 8억원이 모금됐다. 화재피해로 갈 곳 없는 이재민과 갑작스러운 사고로 실의에 빠진 주민 등 어려운 이웃 84가구에 약 3억원을 전달했다. 그분들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의용소방대, 행정복지센터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화재피해대상 내 잔존물 제거와 폐기물 처리 등 직접적인 피해복구 지원을 추진했다.

 

앞으로도 소방활동으로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고 119원의 기적으로 희망을 전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광역시는 국가산업단지와 함께 공장 밀집 지역이 많다. 화학사고 등 늘 도사리는 위험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인천 관내에는 남동ㆍ부평ㆍ주안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11개의 일반산업단지, 그 외 산재한 공장 밀집 지역이 있어 화학물질 누출과 폭발, 화재의 잠재적 위험이 크다. 따라서 화학사고에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2021년 12월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전담대응조직인 ‘119화학대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19화학대응센터’는 최근 발생한 석남동 위험물 저장 탱크 폭발사고와 오류동 이동 탱크저장소 전복사고, 금곡동 위험물운반 차량 보관 용기 낙하ㆍ누출사고 등 각종 사고에 관계기관과 협업해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화학사고에 선제 대비하기 위해 지역 내 유해 화학물질 취급 주요 사업장을 방문해 취약요인을 사전에 확인하고 안전관리 카드를 제작해 보급하는 등 체계적인 대비책을 추진 중이다.

 

지역의 안전은 민과 관이 협업해야 가능하다는 구상 아래 관내 유해 화학물질 취급 업체 종사자의 화학사고 초기대응 능력을 높이고자 초기대응절차와 누출ㆍ차단 장비를 활용한 실습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최근엔 센터 소속 직원들이 싱가포르 소방학교에서 실시하는 ‘국제 유해물질 대응훈련 과정’을 수료하는 등 대원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 또한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향후 시민이 화학사고로부터 안전한 ‘세계로 도약하는 국제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인천 소방공무원 모두는 혼연일체가 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지난해부터 ‘119생존수영 체험장’ 신설을 추진해 온 거로 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의무화된 초등학생 생존수영 교육 지원과 더불어 ‘바다의 도시 인천’의 학생, 가족, 단체 등 누구나 생존수영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전용 체험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위치는 인천 서구 마전동 검단소방서 내 4044㎡ 크기의 유휴부지다. 공사비 15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3300㎡, 지상 2층/지하 1층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 3개의 체험 수조와 사무실, 체온회복실, 교육실 등으로 구성해 2024년 설계, 2025년 착공, 2026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구상 중이다.

 

지난 1월 인천연구원을 통해 사업 타당성 조사 연구를 마쳤고 3월에 기본계획 수립, 5월 초 지방재정투자심사 승인을 받았다. 현재 지방의회 승인을 위해 공유재산심의 안건을 제출하는 등 예산 편성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재난의 양상이 더 복잡ㆍ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도 기록적인 폭우로 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인데 인천소방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폭우와 호우 피해에 대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호우 피해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관내 위험 지역과 침수 우려 지역을 사전에 파악해 관서장이 직접 현장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호우주의보 발효 시 119종합상황실 비번자의 20%를 비상 소집해 신고 폭주 대비 상황관리를 시행한다. 호우경보 발효 시에는 인천소방 전체 비번자의 20%를 비상 소집해 위험지역과 침수지역에 소방차를 배치하고 경찰, 관할 구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비상 대피 안내방송을 시행하는 등 총력 대응 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응급실을 전전하다 사망하거나 위독해지는 상황이 연일 뉴스로 나오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인천소방의 노력이 궁금하다.

중증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119구급 이송체계가 중요하다 할 수 있다. 119구급대는 응급환자가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의 수용 능력을 확인하고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진료 가능한 병원을 선정해 이송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문의 부재 또는 병상 부족을 이유로 수용이 거부되면 119구급대는 다른 병원을 선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사이 응급환자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이에 지난 7월 11일 인천시와 소방본부, 응급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응급의료협의체를 구성ㆍ운영했다. 협의체를 통해 응급실 부적정 이송과 수용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응급환자 이송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인천소방에서는 응급환자 병원 선정 조정ㆍ지원 등 소방의 구급상황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력을 보강하고 직제 신설을 추진 중이다.

 

또 장기 대책으로 구급대의 구급단말기와 의료기관 전산시스템 간 연동을 통해 실시간 환자 정보와 수용 가능 여부에 대한 공유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응급환자가 병원 수용 문제로 어려움을 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초고층 건물과 전통시장, 전기차 충전시설 등 자칫 불이 나면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는 취약대상에 대해 어떤 화재 예방 정책을 펼치고 있나.

우선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은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렵고 소방대원 접근성이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초고층 건축물의 설계 단계부터 소방전문가로 구성된 성능위주설계 평가단의 심의를 받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화재안전성능을 확보하고 있다. 또 ‘화재예방법’에 따른 특별관리시설물로 지정해 매년 관계기관 합동 화재안전조사를 시행하면서 소방시설 유지ㆍ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초고층건축물 화재대응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T/F 팀도 구성ㆍ운영 중이다. 매뉴얼이 완성되면 초고층건축물 화재대응과 소방훈련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전통시장의 경우 노후된 시설과 다량의 가연물, 복잡한 구조로 인해 화재확산이 빠르다. 올해 3월 방화로 인해 발생한 동구 현대시장 화재에서도 노후시설과 미로 형태의 시장구조 때문에 대형화재로 확산하면서 많은 점포가 소실됐다. 

 

이에 인천소방에서는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해 시장 내 매설식 소화전을 확대 설치하고 초기대응이 가능하도록 상인 중심의 전통시장 의용소방대를 발대했다. 또 심야 화재 취약시간대 소방차량을 활용한 기동순찰로 화재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토록 하겠다.

 

최근 이슈가 되는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선 고층건축물 등에 대해 전기차 충전구역 화재예방시설을 적용하고 있다.

 

이 시설은 일정 단위별 방화벽 설치, 스프링클러 살수 밀도 향상, 차량 화재진압용 질식소화포 등으로 구성돼 초기 화재진압에 효과적이다. 또 각 소방서에 전기차 화재 전용 진압 장비인 상부방사관창과 질식소화포 등을 갖춰 전기차 화재 시 신속하게 대응하겠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소방공무원이 늘면서 소방공무원들의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방공무원 업무 특성상 각종 소방활동 시 참혹한 현장을 반복적으로 목격하는 경우가 많아 PTSD에 쉽게 노출된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마음 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부분에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직원들의 마음 건강 관리를 위해선 선별과 관리, 회복, 치료의 4단계로 구분해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우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마음 건강 설문 조사를 통해 관리ㆍ치료군을 파악하고 권역별 전문상담사를 배치해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전문상담사 1명을 추가 배치해 총 5명의 전문상담사가 전 직원의 마음 건강을 챙기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원활한 상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소통재료비(다과비)를 편성해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심리적 회복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심신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사혁신처, 대한적십자사와 협업을 통해 심신안정 프로그램을 운영해 직원들이 폭넓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문의사의 치료와 진단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소방청과 연계한 ‘마음 건강 진료비 지원’ 사업을 통해 심리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밖에도 2021년 3월부터 전국 최초로 강화군 양사면에 소방공무원 전용 시설인 ‘심신 휴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언제든 방문해 누적된 피로를 풀고 가족과 함께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인천소방의 노후청사ㆍ장비 등에 대한 보강 대책이 궁금하다.

노후하거나 시설 개선이 필요한 소방청사에 대해 매년 현지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현지 조사 결과와 지역 소방수요 등을 바탕으로 중ㆍ장기 계획을 수립해 노후ㆍ협소한 청사의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노후청사 개선 사업으로 38년이 지난 남동소방서 만수119안전센터 재건축사업과 도서 지역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강화소방서 삼산119지역대 이전 신축사업 등 4개 청사에 대한 신ㆍ재축 또는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노후ㆍ도서 지역 등에 위치한 3~4개 청사에 대해 순차적으로 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지역 주민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노후청사 개선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

 

 

최근 불거진 소방조직 인사 등 비리 사건과 관련해 국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직 운영에 청렴과 투명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소방조직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해 온 조직이다. 최근 일부 소방공무원의 일탈 행위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고 비난받는 게 안타깝다.

 

인천소방에서는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취약시기별 감찰 활동을 강화하고 청렴ㆍ성비위ㆍ갑질 등 유형별 실효성 있는 근절대책을 마련해 비위행위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

 

향후 공직기강 해이나 음주운전 등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비위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

 

또 하계 휴가철에 편승한 품위손상, 직무해태, 복무 위반 행위 등과 같은 공직기강 해이 사례를 예방하고자 복무 관리에 대한 집중 감찰을 진행했다. 내ㆍ외부 청렴도 향상을 위해선 맞춤형 청렴 시책을 추진해 청렴이 기본이 되는 투명하고 깨끗한 인천소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인천뿐 아니라 전국 소방공무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화재와 구조, 구급 등 각종 재난 현장에서 국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전국의 소방가족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국민이 소방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더 굳건히 지키는 일이 우리 소방의 사명이자 목표임을 항상 기억하고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란 하나의 큰 뜻 아래 전국 소방공무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우리 소방이 안전하고 행복해야 국민도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다. 소방가족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119플러스>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소방에 소방을 더한다는 <119플러스>. 국민과 소방공무원, 소방방재 분야 종사자가 필요로 하는 소방안전 정보와 최신 기술, 생명의 가치와 존엄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로 늘 독자와 소통해 왔다.

 

많은 독자분이 <119플러스>를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더 나은 소방의 미래를 위해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인천소방도 시민이 안전한 세계 초일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 길에 독자분들께서도 함께 국가와 국민이 행복하고 안전한 일상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현명하고 성실한 조언자로서 늘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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