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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소방 이야기가 아니다. 15. 태도의 온도

충남 천안서북소방서 조이상 | 기사입력 2022/08/22 [10:00]

이 글은 소방 이야기가 아니다. 15. 태도의 온도

충남 천안서북소방서 조이상 | 입력 : 2022/08/22 [10:00]

“여기는 물도 안 줘요?”라는 소리에 공문을 상신하려던 손을 멈추고 목마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떤 50대 기자였다. 아파트 공용부분의 불법 공작물에 대하여 질문이 있어 오신 것 같았다. 그 기자님은 자리에 앉아 말을 이어갔다. 예전에는 내가 오면 서장님도 인사하러 왔는데 요즘에는 안 나온다, 요즘에는 기자들에게 밥을 안 산다느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냈다.

 

하고 싶은 말은 불법 공작물에 대한 것일까? 밥을 누가 살 것인가? 에 대한 궁금증이 끝나갈 때쯤 그 기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고 나가면서 “나와보지도 않네!”라고 하면서 나갔다.

 

소방서에는 홍보 담당 직원이 있다. 소방교육도 하지만 소방서의 여러 사건, 사고나 미담을 세상에 전달한다. 그 통로는 주로 언론이다. 그런 언론을 소위 스피커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부 많은 기관이 그러하듯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나쁠 것은 없다. 나 역시 기자의 제보로 불법 위험물 유통을 적발하기도 하였다. 그렇듯 기자는 지식인으로 사회정의를 이끌어나가기도 한다.

 

내가 그 기자에게 실망했다면 그 이유는 사회의 지식인으로 정의를 이끌어가서도 아니고 오랜 탐사로 객관화된 기사를 쓰지 않아서도 아니다. 나는 다만 태도의 온도가 아쉽다. 태도는 목적을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태도는 마음가짐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그래서 더 이상 뜻을 풀기도 어렵다.

 

다만 그 마음이 따뜻했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따뜻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기자는 취재원에게 원하는 사실이나 진실을 받을 수가 있고 소방관은 불을 더 잘 끄고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할 수가 있다. 어지간한 일의 성공 여부는 태도의 온도에 달려있다. 성공하지 않더라도 따뜻하면 좋지 않은가?

 

모 구급대원이 떠오른다. 조금은 늦게, 어렵게 소방관이 되신 분이다. 그 반장님이 환자를 치료하고 이송하면 자주 그 반장님께 고맙다는 전화가 온다. 나는 그 반장님이 환자를 얼마나 극진하게 치료를 하고 대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일 것이다. 기자의 온도를 보면서 사실은 나의 온도를 반성한다. 소방이 사람을 제대로 구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화재안전기준을 만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소방의 온도, 나의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마구마구 비판을 해서 온도를 높여주시기를 바란다. 다만 너무 뜨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뜨거운 것은 화재의 현장에서 이미 많이 만났으니까.

 

충남 천안서북소방서_ 조이상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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